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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포커스] 중국의 어려운 선택

  • 입력 : 2018.01.08 17:28:32   수정 :2018.01.08 20:3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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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오늘 시작되는 남북한 고위급 대화로 평창동계올림픽, 남북 관계, 북·미 대화가 동시에 수면 위로 떠올랐다.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미국은 북한이 시간 벌기, 제재 돌파, 한미동맹 이간질을 하려는 것이 아니냐고 의심한다.
중국의 반응은 절제되고 신중하다. 공식 입장은 `환영`과 `기대`다. 하지만 내부적으론 회의적 기류가 강하다. 한반도 위기 본질이 북한 핵인데 북한이 이를 포기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반도 정세 분석도 비관적이다. 불확실성이 높다는 이유다. 그래서 이번 남북 대화도 기대보다는 우려가 크다. "3월 말까지 분명한 진전이 없으면 한반도 정세는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회담이 잘못되면 미국은 북한을 더욱 강하게 밀어붙일 것이다. 북한이 반발하면 일촉즉발 위기다. 이때가 가장 위험하다는 것이다.

중국 학계의 위기감은 유별나다. 최근 나도는 올해 한반도 시나리오가 대표적이다. 시나리오는 네 가지. 첫째, 평화적 해결이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개혁개방 정책과 시장경제를 도입하며 궁극적으로 일국양제에 의한 평화통일이다. 둘째, 미·중 양국이 연합해 북한 정권을 제거한다. 셋째, 미국과 중국이 단호한 행동을 꺼리는 사이 북한이 핵·미사일을 완성함으로써 사실상 핵무기 보유국이 된다. 넷째, 중국이 북한 보호를 자처함으로써 북한·중국·러시아 3각 동맹이 형성되고 한국·미국·일본이 이에 대항하는 신 냉전이다.

평화적 해결은 모두가 소망하나 가능성이 낮다. 중국의 북한 보호로 초래되는 신 냉전도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게 현실이 되면 한반도는 하루도 편할 날이 없다. 또 동북아시아 평화·안정이나 일대일로 등 국제적 협력이 필요한 사안은 모두 불가능해진다.

북한 정권 제거와 북한 핵 묵인 시나리오는 가능성을 비교적 높게 본다. 정권 제거는 군사 기술적 문제다. 중·미가 손잡으면 어렵지 않다. 문제는 정권 제거 이후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반드시 얻어내야 하는 보장이다. 가장 좋기론 핵을 필요로 하지 않는 새로운 정권으로 대체해 분단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만일 북한 체제가 무너져 통일이 되더라도 중국에 적대적이거나 비우호적 정권이 들어서는 건 막아야 한다. 미군이 국경지대까지 진출하거나 38선을 넘는 것도 용납할 수 없다. 장기적으론 주한미군 철수를 관철해야 한다. 첨예한 쟁점이다. 북한을 치는 것보다 미국과 사전합의를 이루는 게 더 어렵다는 얘기다.

북한 핵을 묵인하는 것은 미·중 모두에 타격이다. 당장 중국은 한국, 일본과 함께 북한의 핵 인질로 잡힌다. 남북한을 다 잃고, 한일 양국의 핵 개발도 막아야 한다. 그동안 한반도와 동북아에서 누려왔던 우월적 지위와 영향력도 상실한다. 만에 하나 북한이 미국과 손잡기라도 하면 이는 재앙이다. 또 냉전 이후 한반도를 떠났던 러시아를 귀환시킨다. 러시아는 북한을 은근히 비호하면서 중국과 한·미·일 모두에 `북한 카드`를 흔들 것이다. 하나같이 끔찍한 상황이다.

어떤 선택도 쉽지 않다. 원치 않는 선택을 강요받는 상황이 더욱 곤혹스럽다. 물론 이 시나리오는 설정 자체가 중국적 관점에 치우쳐 있고 주관적인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중국이 우선시하는 전략적 고려와 우려는 무엇인지, 한반도 통일과 북한 핵이 초래하는 지정학적 변화를 어떻게 인식하는지 등은 우리에게 던지는 함의가 적지 않다.

남북 대화를 보는 주변국 입장은 제각각이다. 추구하는 국익이 다르기 때문이다.
유념해야 할 대목은 이번 남북 대화가 비핵화 논의를 위한 북·미 대화로 이어지지 못하면 한반도가 더욱 위험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미·중과 긴밀히 소통하되 특히 미국과 엇박자가 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전략적 목표에 대한 조율은 물론 전술적 디테일에 대한 협의도 필요하다. 동시에 중국 내 시나리오 같은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대응책도 마련해야 한다.

[문일현 중국정법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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