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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의 창] MWC 관람기 - 미래산업 성패, 탈규제에 달렸다

  • 입력 : 2018.03.08 17:09:45   수정 :2018.03.14 18:2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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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된 세계 최대 모바일박람회 `MWC 2018`을 다녀왔다. 세계 각국에서 10만명 넘는 사람들이 참관했다고 한다. 우리나라 관람객도 상당히 많이 눈에 띄었다. MWC를 참관한 우리나라 사람들이 무엇을 느꼈을지 저마다 개인적 차이가 있겠지만 필자는 약간의 감동과 심한(?) 불안감을 느꼈다.
가장 주목을 많이 받은 제3전시관은 삼성, SK, LG, KT 등 우리나라 기업들이 대다수 부스를 차지해 거의 국내 전시장을 방불케 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달의 중력을 실현한 4D 가상현실 체험을 비롯해 스노보드, 알파인스키 등 동계올림픽 종목을 `기어VR`를 통해 체험할 수 있도록 했는데 이를 체험해보려는 관람객들의 줄이 정말 길게 늘어선 것을 목격했다. SK, LG, KT의 5세대 이동통신(5G) 전시에도 많은 관심이 집중되었다. 한국인으로서 감동을 느낄 수밖에 없는 광경이었다. 하지만 제1전시관부터 제8전시관까지 구석구석을 둘러볼수록 감동보다는 불안감이 엄습해 왔다. 내로라 하는 세계적 이동통신사, 인터넷 플랫폼, 자동차 및 가전 제조사, 정보보안업체들이 합종연횡해서 자율주행자동차, 스마트홈, 스마트시티 등 미래 기술을 선보이고 있었다. 이러한 미래 기술이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막대한 데이터 전송량과 속도가 뒷받침돼야 하므로 세계적 통신사와 IT기업은 물론이고 자동차 및 가전 제조사들까지 5G 통신기술의 주도권을 잡으려고 사활을 걸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미래 산업의 주도권은 5G 통신기술에 달려 있고, 우리나라 통신사들의 기술은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을 통해 세계적으로 그 우수성이 입증되었으며, 국가적 차원에서 5G망 구축 지원 계획을 수립하고 있으니 전혀 걱정할 것이 없는데 왜 심한 불안감을 느끼느냐고 반문할 수 있다.

5G망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데이터를 정말 빠른 속도로 전송할 수 있다. 이렇게 엄청난 비용과 기술이 투입되는 통신망을 전화, 문자, 검색, 게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과 같은 수준의 서비스만을 위해 사용한다면 5G에 대한 투자의 존재 의의가 전혀 없다. 자율주행자동차, 스마트홈, 스마트시티, 스마트미디어, 원격의료서비스, 포털서비스, 글로벌마케팅, 지급결제 등이 연계(커넥티드)돼야 비로소 5G망의 가치가 살아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자율주행자동차, 스마트시티 등 부가적 산업과 서비스가 동시에 발전해야 미래의 먹거리가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비싼 돈 들여 깔아놓은 5G망에 다른 나라 글로벌 기업들의 서비스가 활보하는 것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황당한 일이 생길 수도 있다. 더욱이 5G 통신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부가적 산업과 서비스의 성공 여부는 누가 얼마나 다양하고 많은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느냐에 달려 있다. 그래서 전 세계 데이터 대부분을 수집·처리하고 있는 구글이 무서운 것이다.

우리나라는 다행히 다른 나라와 달리 국내 포털기업이 생존(?)하고 있다. 이번 MWC에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국회 4차산업혁명특위 위원들이 다녀갔다고 한다. 이 분들은 과연 필자가 느끼는 불안감을 얼마나 느끼고 갔는지 궁금하다. 미래 산업과 서비스에 대한 범정부적 지원을 표방하면서 4차산업혁명특위가 출범했다. 하지만 정치권과 정부는 오히려 기업에 대한 규제법안 만들기에 급급하고 있다.
우리 기업을 우리 정부와 정치권이 발목 잡아서는 안 된다.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가능한 한 내버려 두고 필요할 때 지원해주는 게 답이다. 이제는 친기업 정서와 정책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버려야 한다. 기업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것을 온몸으로 다시 한번 느끼며 귀국길에 올랐다.

[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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