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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시평] 숫자로 본 신년 한국 경제는

  • 입력 : 2018.01.07 17:19:24   수정 :2018.01.07 22: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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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한국 경제의 출발이 희망적이다. 세계 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 10년 만에 고개를 들면서 동반 상승 흐름이 연출되고 있다. 수출 주도형 국가인 한국의 경제 전망도 어느 때보다 밝다.

흔히들 최근 한국 경제를 `아슬아슬 탑 쌓기`에 비유하기도 한다.
우리는 점점 높은 탑을 만들어가고 있지만, 외부 충격이 휩쓴다거나 기초가 불안정하면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경제가 흔들리지 않고 더 높은 탑을 견고하게 세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성공 포인트를 숫자로 적어봤다. ① 1류 국가, 1류 기업이 되기 위한 준비에 나서야 한다. 지금껏 우리는 가장 익숙한 방식으로, 쌓을 수 있는 최대치 높이의 탑을 쌓았다. 남들이 짜놓은 법과 제도를 잘 따라 만들어 여기까지 도달했다.

이제부터는 옛날 방식을 버리고 낯설지만 일류 국가들이 하는 방식으로 돌을 올려야 한다. 일류가 되지 않으면 오히려 급격한 쇠퇴를 맞을 수도 있다. 국가적으로 저출산·고령화, 산업 경쟁력 정체 등 선진국들이 겪었던 `선진국 현상`이 그것이다. 이를 넘어서기 위해 법과 제도를 바꿔야 하고 기업들도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제품과 서비스를 내놓아 진정한 일류에 올라야 한다.

② 2대 정책 축인 `소득 주도 성장`과 `혁신 성장`이 본궤도에 오르는 해이기도 하다. 성적표도 나오기 시작할 것이다. 노동 환경의 변화, 기업 지배구조 선진화, 복지 재원 마련, 에너지믹스의 변화 등 정책의 성과를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 일관성 있게 가져가야 할 정책, 미세조정이 필요한 정책 등을 구분해서 대응해야 정책의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특히 `7530원 최저임금` 일주일째를 보내는 기업들은 원가 부담을 줄이기 위해 주판알을 튕기고,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 등 노동 이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부분은 중소기업이고 이 중 상당수가 한계기업이다 보니 존폐를 걱정하는 기업인도 적지 않다. 현장을 정확히 파악하고 속도도 조절하는 정부의 지혜가 시급하다.

③ 3% 성장세 굳히기도 관심사다. 국내외 연구기관들이 2.8%에서 3%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 최근 수출이 14개월 연속 증가세에다 민간소비는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는 부진하다. 기업들의 분기별 영업실적은 6년6개월 만에 최고치다. 과실이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에(그것도 특정 대기업에) 쏠려 있고,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산업보다는 자본집약적인 반도체나 석유화학에 집중돼 있다. 2년 연속 3% 달성보다 회복의 온기가 어디까지 퍼질 것인지가 중요하다.

불확실성도 현재진행형이다. 글로벌 금리 인상, 3고(高), 미국·중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중동 정세 불안, 북한 핵문제 등이 10년 만의 경기 훈풍을 밀어내지 않을까 걱정이다. 3%대 성장을 위한 하방 리스크 대비책이 필요한 대목이다.

④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한 준비도 필요하다. 지금의 경영 환경에서는 기업이 새로운 사업을 벌이며 한국 경제의 미래를 만들어가기 어렵다는 게 사계의 제언이다. 맥킨지는 "세계 100대 사업모델이 한국에서 창업했다면 절반 이상이 제대로 시작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정해진 것만 할 수 있는 포지티브 규제 환경에서, 정해진 것 빼고 뭐든 다 할 수 있도록 하는 파격적 규제 완화책이 필요하다.

산업 생태계도 바꿔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대기업이 중심인 규모의 경제보다 스타트업의 무한 성장 한계를 값어치 있게 쳐주는 시대다. 10년 만에 미국 간판기업에 오른 페이스북도 `저커버그가 아닌 실리콘밸리라는 생태계가 만들었다`고 하지 않던가. 잠재력 높은 스타트업이 성장 궤도에 오르도록 정책 구조를 바꿔야 한다.


⑤ 5대 주체인 국회·정부·경제계·노동계·사회계의 대타협을 기대한다. 국가 경제의 변화를 만들어내려면 과감한 양보와 타협으로 이해관계의 벽에 막힌 성장 과제의 물꼬를 터야 한다. 노동 개혁, 서비스산업 진입장벽 해소, 혁신친화적 법·제도 기반 조성 같은 이슈다. 덧붙여 재도전이 가능한 사회안전망도 갖추고, 재원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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