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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인&아웃] 문화가 강물처럼 흐르는 한 해가 되기를

  • 입력 : 2018.01.05 15:53:48   수정 :2018.01.05 19: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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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새해가 밝았다. 과분하게도 연말연시에 건강과 행복과 소원 성취를 염원해주는 인사를 참 많이 받았다. 이 덕담처럼 올 한 해 모든 일이 술술 풀리기만 한다면야 더 바랄 것이 무엇이겠는가. 그러나 인생살이가 어디 그렇게 순적하기만 하던가. 우리 사회가 그렇게 좋은 일들로만 가득하던가. 새해 인사로 받은 복을 다 누릴 수 없음을 세월을 통해 배웠다. 그래서 올해는 복을 받기보다 `인자하고 진실한 삶`을 하나라도 실천하며 살자고 다짐했다.
한편으론 직업정신인지는 모르겠으나 올 한 해 내내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 문화예술이 넘실대는 세상이 되기를 염원하며 새해를 시작했다. 요즘 4차 산업혁명이 미래의 국운을 좌우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하늘을 찌를 기세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지능정보기술 용어가 연일 회자되고 있다. 얼마 전만 해도 지금은 문화시대라며 호들갑을 떨더니 문화니 콘텐츠니 하는 얘기는 쑥 들어가 버렸다. 4차 산업혁명 정책을 총괄하는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만 보더라도 민간과 정부위원 대부분이 과학기술계 인사나 과학기술 관련 정부 부처로만 구성되어 있다. 과학기술을 토대로 연출하고 춤추게 할 콘텐츠 관련 인사나 정부 부처는 쏙 빠져 있다. 그러나 제 아무리 멋들어진 고속도로를 깔아 놔도 사람과 화물을 실은 차량이 달리지 않으면 속 빈 강정일 뿐이다. 마찬가지로 콘텐츠 없는 지능정보기술은 빛 좋은 개살구에 다름 아니다. 진정한 4차 산업혁명이 되려면 문화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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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문재인정부도 작년 7월 `자유와 창의가 넘치는 문화국가`를 20대 국정전략 중 하나로 정하고 문화국가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그러나 문화국가의 요체인 문화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오랜 기간 교육을 통해 습득되고 축적되는 것이다. 문화국가는 정치 슬로건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정말 문화국가를 만들고 싶다면 문화콘텐츠 전문가들과 문화 관련 부처를 4차산업혁명위원회의 중심에 두라. 이미 국내 문화산업 시장은 100조원이 넘는 규모로 성장해 국가경제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한류를 통해 보듯이 다른 산업 수출에도 혁혁한 효녀 노릇을 하고 있다. 문화는 그냥 있어도 없어도 그만인 장기판의 졸이 아니다. 그럼에도 2018년 문화예산은 작년에 비해 8%나 줄었다. 문화 분야에 제조업 수준이 아니라 그 이상의 지원과 진흥 의지를 보여야 이 나라가 산다.

요새 대통령 직속 교육정책자문기구인 국가교육회의에서 대입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 중이란다. 물론 대입제도는 중요하다. 그러나 국민 개개인의 삶에 대한 가치관과 의식이 자주화되면, 그래서 어떤 직업을 가져도 다 귀하다는 것을 알고 또 그렇게 대접해주는 사회가 되면 대학, 그것도 꼭 일류 대학에 가겠다고 태아가 복중에 있을 때부터 난리법석을 피우는 일은 줄어들 것이다.
구태여 대통령 직속으로 무슨 위원회를 둔다면 문화위원회 같은 것을 두어 정신문화를 비롯하여 다양한 문화가 국민 속에 함양·향유되어질 수 있도록 범정부적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4차 산업혁명이든 교육제도 개선을 위해서든 더 본질적인 처방이 아닐까.

문화가 국가 발전과 사회문제 해결에 만병통치약은 아니겠지만 문화 없이 어찌 국가와 사회가 제대로 작동하고 또 꽃피울 수 있을까. 올해는 예술가들이 블랙리스트니 뭐니 눈치 보지 않고 원 없이 창작활동에 몰두하는 한 해가 되면 좋겠다. 정부와 기업도 문화가 한 차원 높은 국가와 기업 발전의 근간임을 직시하고 문화가 훨훨 날아다닐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데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말았으면 좋겠다. 국민도 각자 주인이 되어 문화를 만들고 즐기는 데 기꺼운 노력을 기울였으면 좋겠다. 김구 선생께서 오직 한없이 갖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라고 소원했듯이 올해는 문화가 전국 방방곡곡에서 강물처럼 흐르는 한 해가 되면 정말 좋겠다.

[박양우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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