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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춘추] 화이부동의 사회

  • 입력 : 2018.02.14 15:5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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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친구들 사이에서 정치 이야기 등 이견이 노정될 수 있는 주제로는 잘 이야기하려고 하지 않는 경향이 커졌다. 과거에는 정치토론을 서슴없이 하던 입담이 센 친구들도 어쩐지 자제하는 분위기이다. 다들 나이가 들어 그런 것인지 모른다. 그러나 그것만이 이유는 아닌 것 같다.
오히려 사회가 다른 의견을 수용할 수 있는 여유가 자꾸 줄어가기 때문은 아닌지 염려된다. 언제부터인지 우리 사회는 서로 생각이 다른 것을 용납하지 못하기 시작했다. 인터넷 시대가 그런 현상을 부채질했는지도 모른다. 인터넷 시대에 우리는 뉴스조차도 입맛에 맞는 것만을 골라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러니 자기 확신은 점점 강해지는 데 반해 나와 다른 의견을 접해 볼 기회는 줄어들게 되었다.

급기야 다른 것과 틀린 것을 동일시하는 경향도 나타난다.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은 틀린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되면 나와 다른 의견에 대해서 화가 나고 나중에는 다투게 된다. 정답은 이미 내가 가지고 있고, 나와 대화하는 사람이 그 정답을 맞히지 못하면 틀린 사람이 되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이 많은 사회에서는 화합은 없고 끝없는 갈등만이 있을 뿐이다.

정치권에서도 상대방 의견을 존중하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민주주의의 정치는 다른 의견이 존재하는 것을 당연시하고 그 다른 의견들 사이에서 상호 조율을 통해 국가적 결정을 합리적으로 해나갈 방법을 찾는 것인데, 요즈음 정치활동은 다른 의견을 비난하면서부터 시작되는 것 같다.

공자는 군자는 화이부동(和而不同)하다고 했다.
성숙한 사람들은 화목하지만 서로 의견이 다르다는 것이다.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을 존중해 주고 받아들여 주고 칭찬해 줄 수 있는 여유가 있다면 훨씬 살 만한 세상이 되고, 더욱 발전하는 사회가 될 것이다.

사람은 서로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당연시하고 그것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이는 건강한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그리하여 의견이 다른 사람들 사이에서도 화목할 수 있는 화이부동의 세상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김유환 이화여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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