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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춘추] 자전거 위의 사색

  • 입력 : 2018.02.13 17:30:06   수정 :2018.02.13 19: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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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엄동설한이지만 몇 주만 지나면 봄이 왔다고 기지개를 켜게 될 것이다. 자전거 메이커들은 벌써부터 신상품을 내놓으며 올봄에는 자전거로 출퇴근이라도 해보라고 유혹하고 있다. 몇 년 전 우연찮은 기회에 인천에서 부산까지 자전거로 국토 종주를 해본 적이 있었다. 한번에 부산까지 계속 달린 것이 아니라 백두대간 등산하듯 주말마다 구간을 나누어 달리다 마지막 며칠은 연속해서 페달을 밟았다.
잘 정비된 강변 자전거 도로 덕에 평소 동네 하천변만 다니던 초보가 30만원대 자전거를 타고도 그리 힘들지 않게 종주할 수 있었다. 자전거는 일행과 같이 타더라도 대화를 나누기 어려워서 주행 중에 혼자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그때 달리면서 느꼈던 점을 나누어 볼까 한다. 오르막이 있으면 반드시 그만큼의 내리막이 있었다. 힘든 구간과 신나는 구간이 있지만, 시간상으로는 힘든 오르막이 훨씬 길다. 문경 이화령은 올라가는 데 2시간이 걸리지만, 내려오는 건 10분이면 된다. 올라갈 때는 27단 기어를 최대한 활용해서 요령껏 가야 하고 내려올 때는 속도가 빠르니 돌부리 하나라도 조심해야 한다. 힘들 때는 지혜를, 신날 때는 조심하라는 교훈을 얻게 된다. 또한 그날 목표로 세운 지점까지 빨리 가서 쉬는 것도 좋지만 무작정 가다 보면 좋은 산천 구경을 다 놓치게 된다. 여유롭게 경치를 구경하며 맛집을 찾아다니다가 해가 저물어 곤란을 겪기도 했지만, 정신없이 달려가다 지나쳐 놓친 경치와 여유를 후회할 때도 많았다. 우리 삶도 이렇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걸어서 가든, 자동차로 가든, 여행은 우리에게 많은 유익을 준다. 특히 자전거는 최소한의 기계를 활용해 오직 인간의 근력으로 빠를 때는 빠르게, 느릴 때는 하염없이 느리게 갈 수 있기에 마라톤의 러너스 하이(runner`s high) 같은 짜릿한 쾌감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에서 잠시 해방돼 사색의 즐거움도 느끼게 해준다. 한적한 곳에서는 음악도 듣고, 아름다운 경치와 바람을 느끼면서 좋은 사람들과 즐기기에 최고다. 비록 지금은 최강 한파로 몸이 움츠러들어 있지만, 새봄이 오면 사내 동호회에 끼어 강변을 신나게 달려볼 꿈을 꾸어 본다.

[김규옥 기술보증기금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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