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

  • 구독신청
검색전체보기
 

오피니언오피니언

[글로벌포커스] 중국의 함정

  • 입력 : 2018.02.12 17:11:17   수정 :2018.02.12 17:33:29
  • 프린트
  • 이메일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공유
101198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통치이념은 `중국의 꿈(中國夢)`이다.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통해 중국을 세계 중심에 우뚝 서게 하는 것이다. 목표 시한은 향후 30년이다. 시 주석은 이 기간 중국이 두 개의 함정을 피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중진국과 투키디데스 함정이다. 중진국 함정은 개발도상국이 성장 동력을 상실함으로써 선진국 진입 직전 주저앉는 것이다. 주로 국내 요인 때문이다. 지난해 중국 경제성장률은 6.9%다. 이 정도로도 대단하다. 문제는 언제까지 지속 가능하냐는 것이다.

투키디데스 함정은 신흥 강국과 기존 패권국 간 불신 때문에 종국적으로 전쟁에 이른다는 이론이다. 부상 중인 중국과 쇠퇴하는 미국 사이에 진행되는 세력 전이(power shift) 현상을 염두에 두고 있다. 어떤 경우든 미국과 충돌은 피해야 한다는 암시가 강하다.

중국이 직접적 안보 위협으로 꼽는 지역은 4곳이다. 동남아 국가들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남중국해, 끊임없이 독립을 추구하는 대만,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문제로 일본과 다투는 동중국해, 그리고 남북한이 대치하는 한반도다. 중국의 4대 전장(戰場)으로 글로벌 강대국이 되려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관문이기도 하다.

한반도를 제외하면 영토나 통일 등 모두 주권에 관한 싸움이다. 중국은 무력을 사용해서라도 지켜야 하는 `핵심 이익`으로,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들은 `결사항전` 태세로 중국에 맞서고 있다. 분쟁 배후에 모두 미국이 버티고 있다는 점도 같다. 미국은 `영토 분쟁은 어느 편도 들지 않는다`는 게 원칙이다. 그러나 `자국 항공기와 선박의 자유항행 제약은 국익 침해`라는 이유로 뛰어들고 있다. 또 대만 문제는 미국 국내법으로 대만 안보를 보장하기 때문이고, 센카쿠 열도는 미·일 안보조약을 개입의 근거로 들고 있다. 중국 입장에서 보면 미국과 장기전으로 맞서야 하는 투키디데스 함정이다.

한반도 상황은 다르다. 북·미 대결은 제어장치가 풀린 채 폭발 직전이다. 특히 제한적 선제 타격, 이른바 `코피 전략`이 공론화되면서 전쟁 위기는 더욱 고조되고 있다. 그나마 위안이라면 한반도에서만큼은 미·중이 비핵화를 위해 협력 중이라는 점이다.

미국이 `코피 전략`에서 가장 신경 쓰는 건 중국과 러시아다. 이들 두 나라가 극구 반대하면 실행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침묵하고 있다. 의미심장하다. 중국에선 "북한 핵 때문에 중국이 미국과 전쟁하는 건 있을 수 없다"는 공감대가 폭넓게 형성돼 있다. 다만 미군이 북한에 지상군을 투입하거나 무차별 공습을 가하는 건 북한 체제와 정권을 전복하려는 의도라며 반대한다. 그렇지만 북한 내 핵·미사일 기지만을 겨냥한다면 묵인할 수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전 세계 이목이 쏠렸던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만남은 불발로 끝났다. 대신 김정은의 문재인 대통령 평양 초청이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앞으로 한반도 정세는 비핵화 갈등과 남북정상회담 추진이 맞물려 전개될 것이다. 우여곡절이 많겠지만 극적인 돌파구가 마련될지 큰 관심이다.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다. 북한이 쉽게 비핵화를 입에 올릴 것이라고 기대하는 건 비현실적이다. 우선 미국과 북한이 테이블에 앉는 게 급선무다. "북·미 대화가 조속히 선행돼야 한다"는 문 대통령의 언급도 같은 맥락이다. 당장 한국의 임무는 북한과 미국을 협상장으로 떠미는 것이다.

중국 역할도 중요하다. 중국의 대북제재는 고강도로 진행 중이다. 북한 핵은 중국에도 재앙이다. 이것저것 따지기엔 현실이 너무 엄중하다. 절박함의 공유가 절실하다. 북·미를 협상 테이블로 견인하는 데 중국도 힘을 보태야 한다.
중국 내 여론도 중국 정부가 주동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더 큰 함정에 빠질지도 모른다. 유엔이 설정한 올림픽 휴전 기한은 3월 25일이다. 한반도는 지금 일대 전환점을 맞고 있다.

[문일현 중국정법대 교수]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목록

오피니언 많이 본 기사

포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