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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필동정담] 경조사비 5만원

  • 최경선
  • 입력 : 2017.12.07 17:31:23   수정 :2017.12.07 17:3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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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조사비를 10만원으로 제한하는 김영란법 시행 후 경조사비 지출이 줄었다는 보도를 본 적 있다. "그럼 대체 축의금이나 조의금을 그동안에는 얼마씩 냈다는 얘기냐"며 혼자 중얼거린 기억이 있다. 알고 보니 오해가 섞인 통계다.

통계청은 `가구 간 이전지출`이라는 것을 발표한다.
따로 사는 부모·자녀에게 보내는 용돈도 여기 포함되지만 대부분은 경조사비라고 해석한다. 이 돈이 지난해 3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비교적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그러자 지난해 9월부터 시행된 김영란법 영향일 것이라는 분석을 덧붙여 놓았는데, 동의하기 힘들다.

올해 2분기에는 이 돈이 다시 크게 늘었다. 5월 황금연휴를 맞아 부모·자녀에게 전하는 여행 비용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니 애초 이 `가구 간 이전지출`을 경조사비로 몰아간 것 자체가 무리였다.

장례식·결혼식 소식을 들을 때마다 봉투에 얼마를 넣어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20년 이상 경조사를 직접 경험하지 않아 되돌려줘야 할 품앗이 기준도 없다. 그러다 보니 김영란법에 상한선이라고 설정해 놓은 10만원을 자꾸 의식하게 된다. 나이가 들수록, 직급이 높아질수록 체면의 부담은 커지게 마련이다. 평소 5만원을 생각했을 곳에도 무리해서 10만원을 넣게 된다는 소리를 여기저기서 듣는다. 김영란법 시행 이후 경조사비 지출이 줄었다는 앞서의 해석과는 정반대 경험담들이다. 얼마 전 시골의 상가에 가면서 주변 사람들 부탁으로 조의금 봉투를
여러 개 만든 적이 있는데 그때도 10만원짜리 봉투가 압도적이었다.

김영란법에서 허용하는 음식물·선물·경조사비 상한액을 조정하기 위해 국민권익위원회가 11일 다시 전원위원회를 열 것이라고 한다. 현금 경조사비 상한액을 5만원으로 낮추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대다수 직장인들은 장례식·결혼식에 몇 번 찾아가느냐에 따라 그달 용돈 쓰는 방법이 달라진다고 하소연한다. 경조사비 상한액이 5만원으로 조정되면 그런 하소연이 줄어들지 지켜볼 일이다. `정승 집 개가 죽으면 문상객이 줄을 잇지만 정작 정승이 죽으면 상가가 조용하다`는 말이 있다. 이참에 허세와 위선이 사라지고 진정한 위로와 축하가 오가는 장례·결혼 문화가 정착되면 좋겠다.

[최경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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