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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춘추] 상생과 공유

  • 입력 : 2017.12.07 17:25:48   수정 :2017.12.07 17: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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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주재관 근무를 위해 제네바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의 일이다. 매주 일요일이면 시내 상점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문을 닫았다. 이는 주말을 이용해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던 필자와 아내에겐 적잖이 당황스러운 일이었는데, 지역 주민들은 익숙한 일상인 듯했다. 일요일에 쇼핑을 해야만 하는 주민들은 국경을 넘어 프랑스를 드나들었다.


알고 보니, 제네바는 상점의 일요일 영업 여부(Do not touch my Sunday!)를 주민투표를 통해 결정했고, 주민들이 상점 휴무에 더 많이 동의한 결과였다. 해당 법률에 직접 영향을 받는 주민들이 투표로 정책을 결정한다는 것이 신선하게 느껴졌다. 무엇보다 이웃인 상점 직원들도 일요일에는 쉬어야 하고, 이를 위해 나의 작은 불편은 감수할 수 있다는 주민들의 마음이 아름다웠다. 휴일 휴식을 공유하여 모두의 행복을 도모하는 상생의 의미가 통해서인지, 처음엔 많은 불편을 느꼈던 필자와 아내도 점차 적응해 갔다.

불편을 겪더라도, 공유를 통해 모두의 행복을 추구하는 모습은 특허제도와도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발명자에게 독점적 권리를 주는 특허제도는 그 기술을 이용하고자 하는 다른 사람에겐 불편하게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특허라는 독점적 권리를 가지려면, 발명자는 해당 기술을 반드시 공개하여 필요한 사람들과 공유해야 한다. 필자는 여기에 특허제도의 진정한 의미가 담겨 있다고 생각한
. 발명의 공개와 공유는 더 나은 기술 개발로 이어져 산업 발전을 촉진하고 우리 삶을 더 윤택하고 편리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필자는 `공유를 통해 더불어 발전`하는 특허제도 본연의 목적을 사회·경제적 약자를 지원하는 지식재산 정책으로도 실천해 보려 한다. 여성, 중소·벤처기업 등 상대적 지식재산 약자를 위한 지원을 강화할 것이다. 이를 위해, 경력단절 여성 등 여성의 지식재산 창출·활용 역량 강화를 지원하고, 중소·벤처기업의 특허 수수료를 획기적으로 감면할 것이다. 또한 공익변리 서비스를 확대하는 등 경제적 약자의 지재권 보호에도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 나갈 것이다.

발명의 공개·공유에서 시작된 배려와 나눔의 지식재산정책이 국민 모두에게 전달되기를 기대해 본다.

[성윤모 특허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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