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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 zoom in] 혁신창업 지원 정책 성공하려면

  • 입력 : 2017.12.06 17:04:25   수정 :2017.12.06 17: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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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지난달 2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확대 경제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해 `혁신창업 생태계 조성방안`을 발표했다. 신창업 친화적 환경 구축을 위해 정부가 10조원 규모의 `혁신모험펀드`를 조성하는 한편, 벤처확인 인증을 민간이 주도하도록 전면 개편하고, 벤처기업 스톡옵션 비과세 특례도 10년 만에 부활시키겠다고 했다. 아울러,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우수 인력이 적극적으로 혁신창업에 나설 수 있도록 사내 벤처 활성화 프로그램 또한 지원하겠다고 했다. 같은 달 28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나서서 "혁신성장의 주역은 민간이고 중소기업"이라고 강조하며 "정부는 민간의 혁신이 실현되도록 산업 생태계에 대한 규제 혁신 역할을 해야 한다"고 혁신성장을 위한 범정부적인 구별된 역할을 주문했다.


각종 규제 개혁과 대규모 자금 공급 등 고무적인 뉴스가 창업을 꿈꾸고 있는 청년들, 그리고 벤처시장 참가자들의 기대를 한껏 부풀게 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그런데 이런 정책들이 창업 생태계를 훼손하지 않고 성공하려면 돌아보아야 할 부분이 있다.

창업과 벤처기업 운영은 도전적인 일이고 성공 확률 또한 매우 낮다. 그런데 대규모 자금이 풀리고 혹여 부처별·기관별로 앞다투어 투자 실적 경쟁이라도 벌이게 되면, 일부 가능성이 보이는 신생기업의 가치는 과대평가 상태로 투자가 이뤄져 투자 수익을 내기 어렵게 되고, 결국은 투자시장의 위축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뿐만 아니라 창업을 위한 준비나 실력이 모자라는 청년들마저 너도나도 창업에 나서서 나중에 실업으로 이어질 수 있고 오히려 취업의 타이밍을 놓치게 될 수 있다. 나이 든 신입사원을 반기지 않는 것이 우리 기업문화의 현실이다. 단기적인 창업기업 숫자의 증가나 고용지표에 집착하지 말고, 좀 더 장기적인 시각을 갖고 시장과 기업의 라이프 사이클 단계별로 `마중물` 성격의 자금을 공급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철저하게 민간 전문 투자자들이 검증하고 투자하는 시스템을 뒤에서 지원해야지 관이 앞서 나가서는 안 된다.

그리고 정책 자금의 직접적인 공급보다는 민간 투자 생태계가 육성되도록 세제 혜택 같은 투자 인센티브를 혁신적으로 확대하는 것을 고려해봄 직하다. 인재 유입을 위해 스톡옵션과 우리사주에 대한 세제 혜택을 주면서 정작 커리어와 사재(私財)를 걸고 최대 리스크를 지는 창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은 없다. 정책자금은 십수조 원을 얘기 하는데 세제 혜택을 주는 엔젤 투자금 한도액은 몇천만 원 수준이다. 성공한 선배 벤처 기업가를 비롯해 기업과 개인 거액 전문 투자자들이 좀 더 대규모로 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할 수는 없을까? 이로 인한 세수의 감소나 부자 감세의 비판을 감내하는 것이 관이 나서서 대규모 자금을 풀어 민간 투자 생태계의 왜곡 리스크를 지는 것보다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최근 정부가 벤처 투자 회수 시장 확대를 위해 코스닥시장의 연기금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하자 지수가 급등한 바 있다. 하지만 코스닥 상장 기업 중 투명성에 문제가 있는 기업이 적지 않아 투자 위험이 상당 부분 존재한다. 진입을 유연하게 가져가는 대신
瓚 유지 조건은 까다롭게 관리해서 투자자 보호가 잘 되어야 장기적인 시장 활성화가 이뤄질 것이다.

지난 정부들도 나름대로 창업 장려와 중소기업의 균형 발전을 위해 이런저런 정책을 내놓고 밀어 보았지만 기대하던 시장 활성화나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 관이 나서서 시장을 주도하고 만들어 가는 것은 단기적으로 수치를 보여 줄 수는 있지만 자생력을 훼손한다. 창업의 성공은 수많은 도전과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누에가 고치를 뚫고 나오는 고통을 덜어주느라 구멍을 넓혀 주면 나방이 되어 날지 못하고, 계란이 홀로 깨지면 병아리가 되지만 남이 깨면 `계란 프라이`가 된다고도 한다. 문재인정부의 `사람중심경제`는 과거 관 주도 전시(展示)행정의 적폐를 혁신하는 데서 시작되었으면 한다.

[이재우 보고펀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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