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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칼럼] 한미중 3각 관계의 올바른 관리

  • 입력 : 2017.12.05 17:22:12   수정 :2017.12.07 18: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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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 중국 제19차 당대회, 쑹타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 방북, 북한 테러지원국 재지정, 북한 화성-15형 미사일 발사 등 한반도를 둘러싼 움직임이 숨 가쁜 가운데 한·미·중 관계가 출렁였다. 한·미·중 관계의 올바른 관리는 북한에 의한 미·중 경쟁의 전략적 활용을 막고, 동아시아 세력 전환으로 인한 미·중의 경쟁 속에 우리의 전략 공간을 확보하는 데 중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한·미·중 관계를 둘러싼 우리 외교에 여러 문제점이 보인다.

우선 한중 사드 문제다.
사드는 북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주한미군의 방어무기이므로 한미동맹 차원에서 빨리 결정했어야 하는데 미룸으로써 화를 자초했고, 배치 결정·집행 과정에서도 중국과 충분히 소통하지 않아 문제를 확대시켰다. 한편 이를 푸는 데도 중국의 입장과 보복이 근거가 박약하고 해법은 향후 중국의 대한국 자세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의연한 대처가 요청됐다. 이런 관점에서 새 정부가 배치 여부에 혼선을 준 것은 중국에 기대감을 주고 미국의 불신을 초래해 문제를 꼬이게 한 측면이 있다.

그리고 10월 31일 사드 관련 한중 합의도 아쉽다. 사드 배치에 관해서는 양국 입장을 병렬적으로 담았다는 점에서 무난하지만, 중국 보복은 언급도 없고 해제 여부도 불확실해 일방적이다. 또한 대외 책임을 지는 외교부 장관이 국회에서 사드 추가 불배치, 미국 미사일방어 불참, 한·미·일 군사동맹 불참의 3불 입장을 확인함으로써 향후 우리의 전략적 선택지를 제약하고 대중 레버리지를 없애버렸다. 중국은 이를 `약속`이라면서 이행을 요구하고, 나아가 사드에 대한 부당한 군사 조치까지 요구하고 있다.

한편 미·중 균형외교와 인도·태평양 전략을 둘러싼 소모적 행보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균형외교란 한미동맹과 한중 전략적동반자관계의 비대칭성을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킬 우려가 있다. 다행히 문재인 대통령의 적절한 설명을 통해 수습됐지만 외교력을 낭비한 셈이다. 인도·태평양 전략 문제도 11월 8일 한미 공동언론발표문에서 잘 처리하고도 인도네시아에서의 해프닝으로 긁어 부스럼을 만들었다.

향후 한·미·중 관계를 잘 관리하기 위해서는 다음 사항을 고려해야 한다. 첫째, 중국에 대한 과도한 기대를 접어야 한다. 중국은 대북 영향력을 자국 이해에 따라 행사하기에 북한을 전략적 자산으로 보는 한 영향력 행사에 한계가 있다. 대중 레버리지를 가진 미국의 강한 압박 없이 중국은 대북 압박에 협조하지 않을 것이므로 한미동맹을 기조로 중국의 협력을 모색해가는 것이 순리다. 한미 연합방위와 확장 억지는 핵무장에 가까이 간 북한 위협에 대한 우리의 유일한 안보자산이다.

둘째, 중국의 대외 정책은 시진핑 1기 외교에서 나타난 분발유위(奮發有爲)의 연장선상에서 더욱 공세적이 될 개연성이 높다. 강대국 외교를 펼치면서 주변국에 대해서는 압박 외교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로서도 한일 관계의 조속한 정상화, 동남아시아·인도와의 관계 강화, 다자외교 심화 등을 포함한 다양한 레버리지를 확보해야 한다.

셋째, 중국의 의전외교와 수사에 휘둘리지 말고 철저한 실용외교를 펼쳐야 한다. 한중 전략적동반자관계가 내실을 동반했더라면 사드 문제는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실리도 없이 막연한 기대감에 기대서는 곤란하다. 한편 소통 부족으로 인한 문제 발생을 막기 위해 한중 고위급 채널의 실질적 가동과 한·미·중 다원적 대화 채널의 구축이 시급하다.

넷째, 미·중 충돌 사안에는 전략적 모호성의 이익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우선순위, 국익, 가치, 원칙, 국제법 등에 입각해 의연히 대처해야 한다. 이런 기준에 따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
IIB) 가입처럼 미국과 입장을 달리할 수 있으며, 중국의 부당한 압력에도 분명히 대응해야 한다. 그런 맥락에서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지 않은 것은 아쉬움이 크다. 주어진 국제법·원칙·다자외교 수단까지 포기하면 우리가 설 땅은 없다.

다섯째, 정치권과 언론은 이념을 넘어 냉철한 현실 판단을 기초로 국내 합의를 만들고 민관 협력 대응을 촉진해야 한다. 한국 기업도 시장 다변화를 통해 중국 시장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극복하고 대중 기술 격차 유지에 전력투구하며 늘 지정학 리스크를 염두에 둬야 한다. 당분간 우리 외교의 최대 과제는 북한 비핵화와 동아시아 세력 전환에 대한 대응이다. 중견국가로서의 역량과 자산이 있는 만큼 온 국민이 긴 안목과 강한 결기를 갖고 한·미·중 관계의 안정적 관리에 힘을 모아야 한다.

[신각수 법무법인 세종 고문·전 주일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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