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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매경데스크] 혁신 창업국가의 마지막 조건

  • 전병득
  • 입력 : 2017.11.23 17:21:02   수정 :2017.11.23 17:3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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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국가 조성에 역량을 집중하고, 혁신창업 생태계로 제2벤처 붐에 앞장서겠다."

홍종학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취임 일성이다. 중소벤처부는 문재인정부 `경제 아이콘`이면서도 그동안 장관이 없어 정책 첫 작품인 `혁신창업 생태계 조성 방안`을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발표했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혁신창업`은 중국처럼 하면 된다.
혁신창업이 사회주의 중국에서 먼저 나왔다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대중창업 만중창신(大衆創業 萬衆創新·모두가 창업하고 혁신하라).` 이른바 `쌍창 정책`은 2014년 리커창이 다보스포럼에서 처음 주창했다. 2015년 중국 경제발전 방침으로 격상되면서 혁신창업은 중국의 신창타이(뉴노멀) 패러다임의 핵심이 됐다. 제19기 공산당 지도부 집권 2기가 출발하는 자리에서 시진핑이 "기업가정신을 고취해 더욱 많은 주체가 창업에 투자하도록 권장할 것"이라고 말한 것은 `공산당 맞나` 할 정도로 파격적이다.

엄청난 지원 속에 중국은 이제 매일 평균 1만5000개의 스타트업이 탄생하는 세계 최대 창업국가가 됐다. 대학생은 물론 해외 유학 후 귀국한 사람(하이구이·海歸), 공직에 있다가 창업하는 사람(샤하이·下海) 등 모두가 창업 전선에 뛰어들고 있다. 이미 중국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취업창업(就業創業·창업으로 취업한다)이라는 말이 나돈다.

스타트업들의 도전은 세계 공장이던 중국을 미국과 견줄 혁신의 메카로 확 바꿔놓았다. 드론, 핀테크, 전기차, 자율주행,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 전 분야에서 중국은 세계 최고 기술 수준에 올랐다. 중국이 만든 공유경제는 2020년까지 1억개 이상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예상도 있다. 아직도 중국을 짝퉁의 나라로 우습게 보는가. 중국은 이미 스타트업이 성장해 시장을 만들면 그 시장에서 다시 스타트업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선순환 구조에 접어들었다. 중국의 벤처 1세대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가 만든 생태계에서 샤오미, 디디추싱 등100여 개 스타트업이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달러가 넘는 비상장 기업)으로 컸다.

우리도 벤처 창업에 매년 2조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 있는데 왜 이런 차이가 벌어진 걸까. 규제가 제일 먼저 떠오르지만 알리바바 마윈의 활약에 더 점수를 주고 싶다. 구글, 이베이와 싸운 전투적 헝그리 정신에다 광군제를 성공시킨 아이디어, 아마존과 맞짱 뜨겠다며 "전 세계 1억개 일자리와 1000만개 기업에 수익을 안겨주겠다"는 그의 야성적 기업가정신은 중국 청년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나도 마윈처럼 돼 보자`며 청년들이 뛰쳐나가고 있다. 마윈은 스타트업 기업인을 키워주겠다고 대학까지 세웠다. 류촨즈 레노버 창업자, 궈광창 푸싱그룹 회장 등 8명의 기업가와 항저우 시후에 후판대학을 설립했다. 자신이 맨손으로 창업한 곳에 창업사관학교를 세운 것이다. 중국의 혁신생태계는 정책과 돈이 아니라 마윈같이 성공한 벤처인들이 토양이 되고 멘토로 자처하면서, 청년들에게 기업가정신과 사업 영감을 불어넣어줘서 태동한 것이다.

우리에게도 성공한 1세대 벤처인들이 있다. 이해진, 김범수, 김택진, 김정주 등. 그러나 우리 벤처인은 중국과 달리 불행히도 `은둔`을 택했다. 청년들의 멘토는커녕 우리는 지금도 그들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포부를 갖고 있는지 잘 모른다. 한국중소기업학회의 전국 14개 주요 대학
대학생 설문조사에서 취업 결정에 가장 영향을 주는 조언자는 부모님(31%)과 나 자신(26%)으로 나왔다. 사회적 멘토는 4%에 그쳤다. 안정된 직장과 공무원을 선호하는 데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혁신 창업국가는 정부가 제도를 바꾸고 돈을 퍼붓는다고 될 일이 아니다. 김대중정부 벤처붐은 그래서 붕괴됐고 다시는 일어나지 않았다. 중국 대학생 40% 이상이 창업을 꿈꾼다. 한국 대학생은 고작 6%다. 청년들이 도전하고 재기하고 창조적 꿈을 꿀 수 있도록 온 사회가 멘토가 되는 사명감. 그것이 혁신창업국가의 마지막 퍼즐 조각이다.

[전병득 중소기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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