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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포커스] 文정부의 대일외교 과제

  • 입력 : 2017.11.20 17:36:11   수정 :2017.11.20 17:4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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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는 출범 직후 거듭된 북한의 도발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초강경 대북정책으로 말미암아 그간 정교하게 준비해 왔던 외교안보 전략은 추동력을 상실할 위기에 빠지는 경험을 했다. 문재인 대통령 스스로가 `우리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한탄을 쏟아낼 정도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이뤄진 한미 정상회담과 동남아 순방외교 중 개최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한중 정상회담을 거치면서 나름의 전략적 좌표를 가다듬고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 같아 그나마 다행스럽다. 더욱이 문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외교에서는 10월 러시아에서의 동방경제포럼 당시 천명한 신북방정책에 이어 아세안 미래 공동체 구상을 제시하는 신남방정책을 표명했다.
이로써 러시아와 유럽은 물론 아세안, 인도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외교 지평을 확대하고 다변화하는 밑그림을 그리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정부가 당면한 핵심적 외교안보적 과제가 해결된 것은 결코 아니라는 점에서 안도할 수만은 없다. 북한 핵·미사일 문제 해결을 위한 해법 도출은 미궁을 헤매고 있고 미·중의 치열한 전략적 경쟁 속에서 한국이 취해야 할 입장을 두고 줄타기를 해야 하는 처지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중국의 사드 보복을 봉합하는 과정에서 표명한 3불 원칙과 미·일이 표방하는 인도 태평양 전략에 대한 모호한 입장은 향후 문재인정부의 외교안보 전략을 흔들어 놓을 수 있는 복병이 될 수도 있다.

신북방정책과 신남방정책 선언은 4강 외교에 손발이 묶여 있던 한국 외교의 지평을 넓혀주고 다각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신선언은 어디까지나 4강 외교의 대체재라기보다는 보완재다. 문 대통령은 럭비공 같은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두 차례의 정상회담을 거치면서 한미관계를 안정시키고 예측 가능한 대미관계를 구축하는 데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었다. 또한 시 주석과의 대면, 12월 정상회담 개최 약속을 통해 사드 배치로 엇박자로 나가던 한중관계를 복원의 길로 접어들게 만들고 있다.

이제 문 대통령에게 남겨진 4강 외교의 큰 숙제는 대일관계 개선이다. 문재인정부는 과거 대일외교의 실패를 교훈 삼아 대일외교를 리셋하여 관계를 정상화하기 위한 전략을 가다듬어야 할 것이다. 대일외교의 전략적 공간은 상대적으로 넓고 대북·대미·대중·대러 정책에서의 활용도는 의외로 높다고 생각된다. 21세기 미·중의 전략적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한일 양국은 다층적이고 다차원적인 협력을 추진함으로써 상생 공영의 길을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냉전시대 서유럽 국가들이 미·소가 대결을 벌이는 동안 전쟁의 역사를 화해로 극복하고 평화와 번영의 공간으로 만들어간 과정은 미·중의 전략적 경쟁 구도에 놓여 있는 한일관계의 미래 비전에 시사점을 제공해준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세 차례의 대면을 통해 신
美 쌓았고 머지않아 한·중·일 정상회의에서도 만날 것이다. 이러한 만남을 통해 관계 복원의 모멘텀을 확보한 후 2018년 한일 정상회담 개최를 모색하길 바란다.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정상의 교차 방문 기회를 만들어 셔틀외교를 정착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2018년은 `한일 파트너십 선언` 20주년이라는 계기성을 살리기 좋은 유의미한 시점이기도 하다.

한일 정상회담 개최가 확정된다면 이를 계기로 주요 현안을 패키지 딜 방식으로 협상해 `1998년 한일 파트너십 선언`을 업그레이드한 형태의 가칭 `신시대 한일선언`을 발표함으로써 관계 개선의 물꼬를 틀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한일관계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위안부 합의와 관련해서는 합의의 본질인 일본 정부의 책임 인정, 사죄 반성 부분을 공동선언문에 담는 것도 하나의 방안으로 검토할 수 있다. 정상회담에 앞서 과거사 화해, 안보 협력, 청년 일자리 협력,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10만명 청소년 교류 및 지방자치·시민사회 교류 활성화, 생태·환경 협력, 원자력 안전 협력, 에너지 협력, 기술 협력 등 제반 현안을 영역별로 협상해 그 결과를 신공동선언으로 담아 공표하는 방법을 추진할 것을 제안하고 싶다.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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