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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필동정담] 수능 대박

  • 심윤희
  • 입력 : 2017.11.14 17:11:05   수정 :2017.11.14 19:2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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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한번 얄궂다. 매년 이날만 되면 어김없이 한파가 몰아친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내일도 서울을 비롯한 전국 곳곳이 영하권으로 떨어진다고 한다.

수능일 대한민국은 온전히 수험생 중심으로 돌아간다. 모든 관공서는 오전 10시에 업무를 시작하고 주식시장, 은행 등의 업무 시간도 1시간씩 미뤄진다. 영어영역 듣기평가가 실시되는 오후 1시 10분에는 비행기의 이착륙이 금지될 정도다. 수험생이 탄 택시는 총알처럼 달리고, 경찰이 지각 수험생을 오토바이로 수송하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한다.

수험생들이 고등학교 3년간 공부에 시달려온 것을 알기에 모두가 안쓰러워 그들을 배려하는 것이다. 하지만 수능 성적에 인생의 성패가 걸리기라도 한 것처럼 온 나라가 비상 모드가 되는 것은 대학 입시, 학벌주의에 목숨을 거는 대한민국의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하다. 올해 수능 응시자는 59만3527명으로 2009년 이후 처음으로 60만명 밑으로 떨어졌다. 이 중 졸업생도 13만7500명에 달하니 재수·삼수·반수도 상당하다는 얘기다.

아이들을 수험장에 들여보낸 어머니들은 노심초사하며 하느님, 부처님에게 매달린다. 세상의 어머니를 둘로 나누는 여러 분류법이 있겠지만, 수능을 치러본 어머니와 그렇지 않은 이로 나눌 수 있겠다. 집안의 최고 상전인 수험생을 먹이고 입히며 행여 심기가 불편한지 눈치까지 봐야 하니 그 고달픔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 물론 수험생이 가장 힘들지만 어머니도 덩달아 입시지옥을 견뎌내야 하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복잡한 입시전형을 공부해야 하고, 1년 내내 성적 곡선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속을 태워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모두 내려놓을 때. `수능 대박`을 기원하는 선물을 주고받으며 승리를 바라보지만 모두가 승자가 될 수 없는 게 시험이다. 몇 해 전 수능날 아이를 고사장에 데려다주고 돌아서는데 혼자 전쟁터에 내보내는 것 같아 울컥했었다.
지금 부모들이 수험생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따뜻한 말 한마디뿐이다. 한 입시 업체가 제시한 전략 중 몇 가지는 도움이 될 것 같다. △시험 보기 직전에는 최근 즐거웠던 일 몇 가지 떠올리기 △감사한 일 시험지에 적어두기 △모든 것을 다 이룬 본인의 모습을 상상하기 등이다. `불수능` `물수능` `출제 오류` 등의 논란이 없는 수능이 되길 기원해본다.

[심윤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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