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

  • 구독신청
검색전체보기
 

오피니언칼럼

[기고] 이제는 데이터 무역 시대다

  • 입력 : 2017.11.13 17:16:41   수정 :2017.11.13 18:15:42
  • 프린트
  • 이메일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공유
752183 기사의 0번째 이미지
다음달 10일부터 나흘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개최되는 세계무역기구(WTO) 제11차 각료회의를 앞두고 데이터의 국외 이전, 즉 데이터 무역의 국제규범 협상 개시 여부가 국제사회의 뜨거운 감자다. 데이터 무역을 포함한 디지털 무역에 대한 국제규범 논의는 구글, 아마존 등 세계적 IT 기업을 보유한 미국이 주도하고 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는 미국 상원 재무위원회의 요청으로 2013년과 2014년 각각 디지털무역장벽 등의 보고서를 제출했는데 요즘은 미국 무역대표부 요청으로 또 다른 심층 보고서들을 준비하고 있다.

데이터의 국외 이전을 의미하는 데이터 무역은 디지털 무역, 전자상거래 개념과 유사하다. 전자상거래는 인터넷을 통한 상품 무역과 서비스 무역의 활성화를 의미하는데, 디지털 무역은 이런 전자상거래와 데이터 무역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 데이터 무역은 협의의 디지털 무역으로 볼 수 있다.

국제 경제활동의 새로운 장르인 데이터 무역에 대한 국제규범이 확립되면 데이터는 상품, 서비스, 자본 및 사람에 더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생산요소로서 인정된다고 볼 수 있다. 데이터는 기업 등의 영업 비밀은 물론 일반 개인의 정보도 포함하면서 기본적으로 인터넷을 통해 전달되는 점에서 데이터 무역은 지식재산권 보호와 개인정보 보호는 물론 사이버 공간의 안전도 수반하는 다양하고 복잡한 문제를 가진다. 여기에서 데이터가 정치 체제 등 사상이나 내용을 의미하는 경우 데이터 무역은 국가안보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더욱 민감하다.

2016년 3월 나온 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15년 전에는 미미한 수준이던 데이터 국외 이전의 가치가 2014년에는 2조8000억달러의 가치로 평가됐는데, 이젠 세계 국내총생산(GDP)에 대해 상품 무역이 주는 것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또 `DHL 글로벌연결지수(Global Connectedness Index) 2016`에 따르면 2005년 이후 국제적으로 사람의 이동은 적당히 증가하고 자본의 이동은 제한되고 있으며 상품 무역은 정체되고 있는 데 반해 데이터의 국외 이전은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국제사회는 경제성장의 새로운 원천인 데이터 무역에 주목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데이터 무역에 관한 국제규범은 미국이 한때 주도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이미 선을 보였다. TPP는 전자상거래에 관한 장에서 개인정보를 포함한 데이터의 국외 이전에 대한 제한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면서 정당한 공공정책 목적으로 예외적인 제한을 허용한다. 러시아와 중국 등은 이러한 데이터 자유무역에 반대되는 소위 데이터 현지화(data localization) 원칙을 추구하고 있다. 흥미롭게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TPP 탈퇴를 결정하면서 데이터 무역 자유화에 대한 미국 의지가 의심됐는데,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에서 디지털 무역이 핵심 의제가 되고 있어서 미국이 데이터 무역에 관한 TPP의 불씨를 되살리는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10월 모로코에서 개최된 WTO 비공식 각료회의에서 12월 제11차 각료회의 때 다룰 협상 의제로 전자상거래가 거론됐다. 실제로 각료회의에서 전자상거래를 포함한 디지털 무역 논의는 관련 규범의 협상 개시를 포함하도록 결정될지 예단하기 어렵다. 데이터 무역을 포함한 디지털 무역의 국제규범화에 대한 반대가 거세면 정부구매협정과 같은 일부 회원국들 중심의 복수국 간 협정이 추구될 수 있다. 미국이 NAFTA 재협상에 이어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에서 디지털 무역을 주요 의제에 포함시킨다면 한국은 이번 협상을 데이터 무역을 포함한 디지털 무역의 활성화를 위한 중요한 계기로 삼아야 한다.

[박노형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목록

포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