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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의 창] 홍콩에서 배울 것과 피할 것

  • 입력 : 2017.11.09 17:17:46   수정 :2017.11.13 18: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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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11월 6일부터 5일 동안 홍콩을 방문하고 있다. 홍콩 정부의 `귀빈방항계획(귀빈초청계획: 방문할 방, 항구 항)` 프로그램에 초청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은 1980년대 초 홍콩 반환 협상을 앞두고 영국 국회의원들을 초청해서 원군을 만들자는 의도에서 시작되었다. 그런데 이는 1984년 `홍콩의 높은 수준의 자치와 자본주의 제도, 생활방식을 50년 동안 유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중국과 영국의 홍콩 문제에 관한 연합성명(Joint Declaration)`을 이끌어내는 데 나름의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따라서 홍콩 반환 이후에도 이 프로그램을 계속하기로 하고 지금껏 각국의 유력인사를 초청하고 있다. 일정이 다소 길어 부담이 작지 않았지만, 반환 이후 `1국 2체제`를 유지하는 가운데 헤리티지재단의 경제자유지수(Index of Economic Freedom) 평가에서 1995년 이후 22년 연속 세계 1위를 고수하고 있는 비결을 배우고 싶은 욕심에 어렵사리 짬을 내서 참가하였다.

홍콩 당국과의 만남에 앞서 주홍콩 한국총영사관의 도움을 받아 홍콩에 진출해 있는 국내 은행의 간부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가장 많이 나온 의견은 3년마다 교체발령을 내는 본점의 인사원칙 때문에 업무상 전문성 향상이나 홍콩에서의 네트워크 형성에 큰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었다. 이와 함께 실패를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한번 더 주는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홍콩 정부당국과의 첫 만남은 홍콩의 인프라 개발계획을 책임지고 있는 개발국 간부들과의 미팅이었다. 예전 국제공항이 있던 용지의 재개발을 포함해서 홍콩이 꿈꾸는 개발계획의 청사진을 듣다 보니 필자가 `제4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수립하는 반원의 한 사람으로 참여했던 초년병 경제관료 시절의 추억이 떠올랐다. 이어서 홍콩의 해변사무위원회(Harbourfront Commission) 위원장과 면담도 갖고 또 시립 갤러리도 방문했는데, 공통된 주제는 인간 친화적인 개발이었다. 어떻게 하면 개발로 인해 인간이 소외되지 않고, 오히려 인간이 중심이 되고 인간의 행복이 증진되는 방향으로 개발이 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발상이다.

예전에 공항이 있던 주룽반도 동쪽을 기존 `중앙상업지구(CBD)`보다 훨씬 큰 `제2 중앙상업지구(CBD2)`로 개발하고, 서쪽은 문화 특구(West Kowloon Cultural District)로 개발하고 있다. 그 현장을 방문해 보니, 이 또한 환경보전을 강조하는 자연친화적인 개발을 중시하고 있다. 홍콩 정부가 제공한 헬리콥터를 타고 홍콩섬과 주룽반도는 물론 본토와의 국경 지역까지 돌아보며 설명을 들은 덕분에 홍콩 전역의 개발 전략을 큰 그림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덤으로 필자가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새만금 개발사업에 참고할 만한 아이디어도 얻는 망외 소득도 있었다.

홍콩에서 필자의 관심을 가장 크게 끈 부분은 율정사(Department of Justice)에서 들은 `법치(Rule of Law)`와 염정공서(부패방지청)에서 들은 `청렴(Anti-Corruption)`이라고 할 수 있다.
몇 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홍콩의 가장 큰 강점은 역시 법치와 청렴이 아닌가 싶다. 홍콩 정부는 2017년 현재 734만명인 인구가 2043년에는 822만명으로 피크가 되고, 현재 251만인 가구 수는 2046년 297만가구로 피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염두에 두고 도시계획을 설계하고 있다. 우리가 홍콩에서 가장 본받아야 할 것이 있다면 일관성 있는 법 집행을 통해 국민에게 예측 가능성을 높여주는 것과 부패 없는 청렴 사회를 조성하는 것이리라.

최근 서울에 증권사 지점을 개설한 미즈호금융그룹의 동아시아지역본부 대표와 홍콩에서 식사를 하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10여 년 전 동북아 금융허브가 되겠다고 호기롭게 달려가던 한국 금융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인가? 고도의 자치권을 보장한 `1국 2체제` 홍콩의 종결을 30년 앞둔 이 시점에서, 다국적기업의 아시아지역본부를 서울로 유치하려면 우리가 홍콩에서 배울 것은 무엇이고 피할 것은 또 무엇인가?

마지막으로, 우리 공직자들도 홍콩 공무원처럼 한결같은 자신감과 자부심으로 신나게 일할 수 있도록 기를 북돋아줄 방법은 무엇일까 고민해 본다.

[오종남 새만금위원회 민간공동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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