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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김세형 칼럼] 한국 금리 올릴 준비 됐나

  • 김세형
  • 입력 : 2017.11.07 17:19:05   수정 :2017.11.07 19: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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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주식과 부동산, 심지어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까지 모조리 사상 최고치 행진이다. 저금리와 넘쳐나는 돈 공급 때문이다. 미국의 주가수익률(CAPE)은 대공황 때보다 높고 경제회복 기간은 10년 이상 최장 기간이다. 그런데 금리 인상이란 바늘이 증시, 부동산시장의 풍선을 향해 뾰족해지고 있다. 미국은 10월 실업률이 4.1%로 무려 17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하고 3분기 성장률이 3%로 높아 다음달 금리 인상은 확정된 거나 다름없다.

그렇게 되면 미국 금리 상단이 1.5%로 한국의 기준금리 1.25%를 역전하게 된다. 기축통화국인 미국 금리가 한국보다 높다면 외화 유출이 당장 걱정이다. 영국은 지난주 전격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한국도 3분기 성장률이 연율 3.3%로 높아졌고 가계부채 팽창을 막기 위해서라도 금리를 올릴 명분이 축적됐다.

시장은 이주열 한은 총재가 11월 금통위에서 미국이 올리기 전 0.25%를 올릴 것으로 보고 채권금리는 뜀박질이다.

미국은 2008년 대침체 발생 시 금리정책의 타깃을 물가에서 경제성장률과 실업률을 함께 보겠다고 당시 버냉키 연준 의장이 선언했다. 옐런 의장은 그 정책을 이어받았고 내년 2월 바통을 이어받는 파월 의장도 비둘기파다. 미국 실업률은 최저 수준이고 임금 상승률, GDP 성장률 등이 모조리 뜨겁다. 말하자면 미국은 성장 물가 실업 등 세 마리 토끼를 완전히 잡아 여건은 무르익었다. 이젠 양적완화 시 매입한 4조5000억달러 채권을 팔겠다고 한다. 속도가 문제지만 10년 만에 긴축으로 대전환이다.

그렇다면 한국 경제 여건은 지금 금리를 올려도 좋은가. 경제성장률 3%이면 `실질=잠재성장률`의 등식이 성립해 높은 것 같지만 반도체 착시현상이 심하다. 반도체를 빼면 증시도, 수출도 빈혈이다. 소비자물가는 최근 많이 오른 유가와 식품을 제외하면 1.37%로 아직 낮은 수준이다. 체감 청년실업률은 23%에 달할 정도여서 형편이 말이 아니다.

한국은 금리를 올릴 명분도 체력도 없다는 게 솔직한 진단이다. 그래서 한은은 11월 금리 인상을 장담하지 않는다. 이주열 총재는 내년 3월까지 임기이고 금리를 올릴 수 있는 금통위는 내년 1, 2월 두 차례가 더 있지만 4분기 GDP 성장률은 다시 주저앉을 확률이 매우 높다. 왜냐하면 3분기 고성장은 추석연휴가 10월로 가는 바람에 가불한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새로 올 총재가 멈칫하면 자칫 내년 상반기까지 금리 인상을 못 할 수도 있다. 그러면 한미 금리 역전폭은 1%포인트 날 수도 있다.

세계적으로 EU, 일본은 아직 양적완화를 하고 금리 인상은 꿈도 못 꾸는 어찌 보면 낙제생들이다. 한국도 미·영의 인상 대열에 못 끼면 국제사회에서 경제낙제생 평가를 들을 것이다.

어쩌다 한국이 이렇게 됐는가. 구조조정, 노동개혁, 규제개혁, 서비스산업 육성 4가지를 제때 하지 않은 업보다. 그 때문에 잠재성장률이 4%에서 3%로 추락했다. 문재인정부는 구조조정 `구`자도 꺼내지 않는다. 조선소가 즐비한 거제, 군산산업단지는 스웨덴 말뫼의 눈물처럼 폐허가 되고 있다. 구조조정하면 근로자를 해고하고 노조가 들고 일어설까봐 무서워 손을 안 대는 것이다. 솔직히 한국의 현 상황은 구조조정을 하면서 금리를 낮춰야 할 상황이다. 그런데 반대로 미국이 올리니 따라 올려야 하는 처지가 한심하다.

미국의 금리 행보는 올해 1.5%에서 내년 2~3회 올리면 최대 2.25%까지 올라간다. 2019년 이후 3%를 상회하는 것은 정해진 이정표다. 그렇게 되면 한국은 지금보다 3배나 높은 수준으로 올라가야 함을 의미한다.

한국은 과거 미국보다 금리가 낮은 두 차례의 경험이 있다. 1999년 6월~2001년 3월의 21개월간, 그리고 2005년 8월~2007년 9월의 25개월간이었다. 그 당시 미국 금리는 6.55%와 5.25%였다. 이번엔 그렇게 높게는 못 올려도 다음번 침체기가 오기 전 실탄을 비축하기 위해 최대한 올려놓으려 할 것이다.
한미 금리가 역전된 시기에 국내 채권시장 돈이 빠져나가고 금융시장에 미니공황이 있었다. 이번에도 그런 홍역을 치러야 할 가능성이 높다. 워런 버핏은 금리가 1%라면 현 주가가 싸지만 3%라면 비싸다고 했다. 금리 인상 속도는 유가상승, 임금인상률이 결정할 것이다.

[김세형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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