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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코리아 뉴어젠다] 트럼프·김정은의 말폭탄, 그 후엔

  • 입력 : 2017.09.25 17:46:02   수정 :2017.09.25 17:4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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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도널드 트럼프와 김정은답다. 지난달의 `화염과 분노` 발언도 모자라 유엔 데뷔전에서 세계 각국의 정상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북한이 미국과 동맹국을 위협한다면 `완전히 파괴하는 것 외엔 선택이 없다`고 선언한 트럼프식 언사는 2001년 조지 부시 대통령의 첫 국정 연설에서 나왔던 `악의 축` 발언과 비교해도 훨씬 더 노골적이다.

김정은 또한 이에 지지 않고 더욱 강경하게 맞서며 바짝 약을 올리는 태세다. 트럼프의 연설이 있은 지 하루 만에 직접 성명을 발표해 `망발에 대한 대가를 반드시 받아낼 것` `그 무엇을 생각했든 간에 그 이상의 결과를 보게 될 것`이라는 경고와 함께 `반드시, 반드시 불로 다스릴 것`이라고 강조하며 머지않아 또 다른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를 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한반도에 긴장감이 감돌며 군사출동에 대한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북한이 레드라인을 넘었는가 아닌가 하는 논쟁도, 북한 비핵화라는 목표도, 이젠 과거의 일이 되어 버렸다. 지난 20년에 걸친 북한의 비핵화 노력은 실패했고 북한은 이미 레드라인이 아닌 레드존에 들어섰으며 핵보유국 입지 굳히기에 돌입한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지금 가장 시급한 대응책은 군사적 출동을 방지하고 북핵을 관리하면서 한반도의 평화를 지켜내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그럼 향후 북핵 문제는 어떻게 전개될 것이며 한국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우선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다. 미국은 분명 군사적 옵션을 손에 쥐고 있다. 트럼프가 아니더라도 미 영토와 시민에 대한 위협을 방치할 지도자는 없다. 지난 4월 태평양사령부를 방문했을 때나 2주 전 주한미군 사령관을 만났을 때도 미국이 군사적 옵션에 대한 준비를 마친 것은 분명해 보였다. 다만 군사적 충돌에 따르는 결과에 대해서도 충분히 숙지하고 있으므로 섣부른 결정을 하지는 않겠지만 한국으로선 만일의 사태에 대한 군사적 준비를 갖추어야 한다.

둘째는 제재와 압박을 강화한 대북 봉쇄정책이다. 과거에는 미국의 대북정책이 `채찍과 당근`이라는 비교적 단순한 원리에 의거했다면 지금은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대북 봉쇄정책이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스탠퍼드 동료이기도 한 스콧 세이건 교수는 최근 `포린 어페어스`에 기고한 글에서 북한의 핵을 인정하되 냉전시대에 소련과 쿠바에 했던 것처럼 강력한 봉쇄정책을 펴서 북한이 핵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하자고 주장하였는데 미국 내 핵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이와 같은 논리가 힘을 얻고 있다. 미국이 제재와 압박에 이은 봉쇄정책을 꾀할 때 한국은 어떻게 보조를 맞출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셋째는 미국과 중국 간의 `빅딜`이다. 이는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을 필두로 해 `주한 미군 철수를 카드로 활용해 북핵 해결에 중국의 협조를 얻자`는 주장으로 국내에서는 `코리아 패싱`에 대한 우려를 키운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빅딜설은 미국이 전후에 설립한 동북아 동맹체제의 붕괴를 의미할 뿐 아니라 이를 중국이 받아들일 가능성도 거의 없으며 설령 미·중 간 빅딜이 성사된다 해도 북한이 순순히 무너진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에 현재로선 현실성이 매우 낮다.

마지막으로 협상이다. 지금은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강대강 국면이지만 북한이 핵 보유국이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 순간 협상 국면으로의 전환을 꾀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과 한국이 북한의 협상 테이블에 응할 것인지 아니면 제재와 압박을 지속하면서 봉쇄정책을 이어갈 것인지를 결정해야 하는 순간이 올 것이다.
이를 고려한다면 한국은 대북 제재나 자체 핵 억제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는 동시에 협상 국면에서 또 다른 `코리아 패싱`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북한과의 소통 채널을 복원해야 한다. 전쟁 중에도 적국과의 핫라인은 열어놓는 법이다.

북핵 문제는 더 이상 시행착오를 용인할 여유가 없으며 시간도 우리 편이 아니다. 트럼프와 김정은의 말폭탄 이후를 대비하는 전략적 마인드가 시급한 시점이다.

[신기욱 스탠퍼드대학교 아시아 태평양 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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