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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매경데스크] 탈원전의 위험들

  • 박기효
  • 입력 : 2017.08.17 17:30:27   수정 :2017.08.17 17:4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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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혼동과 갈등이다. 이번엔 탈원전 정책이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로 긴박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는 수시로 바뀌는 대입 정책에 적응해야 하고 4차 산업혁명에서 생존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여기에 이젠 원자력 발전 문제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원자력 발전 원리나 우리나라에 가동 중인 원전이 몇 기가 있는지, 또 캔두(CANDU)형 원자로·감속재·방사선 동위원소 등 용어를 모른 채 살아왔다. 하지만 문재인정부가 신고리 5·6호기 공사 중단 여부를 공론화위원회의 권고안을 참고로 결정할 예정이다. 국가의 운명이 걸린 에너지 정책을 소수의 시민에게 물어보고 결정한다니, 어떤 결론이 나오든 갈등은 불가피해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100일을 맞아 17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탈원전 정책은 급격하게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문 대통령의 탈원전 정책은 과격하고 급진적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당장 공정률 30%에 달한 신고리 5·6호기 중단을 추진하고 있다. 스위스·독일 등에서 30년 이상 국민투표까지 진행하며 논의해온 탈원전을 5년 임기 내에 결론 낼 것과 같은 태세다.

다른 이슈와 마찬가지로 탈원전도 주로 이념에 따라 찬반이 나뉘고 서로가 필요한 논리만 갖다 붙여 자신의 주장이 옳다고 강조한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지난해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 지진으로 우리나라도 지진에 의한 원전 사고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탈원전에 대한 요구도 커진 것은 사실이다. 안전한 나라를 후손들에게 물려주자는 탈원전의 이념은 그럴듯해 보이지만 생각해야 할 점들이 많다.

탈원전은 전기료 인상으로 가계 부담과 산업계의 경쟁력 약화를 불러올 수 있다. 또 `블랙아웃` 위기가 상시적으로 닥쳐올 수 있다. 탈원전을 추진한 대만은 지난 15일 대정전 사태로 828만가구(전체의 64%)에서 전기가 끊어지고 반도체 업체인 칩모스 등 산업계에 막대한 피해를 남겼다. 멀리 갈 필요 없이 우리나라도 발전설비를 충분히 짓지 않은 대가로 2011년 `9·15 대정전` 사태를 겪기도 했다.

또 그동안 우리가 쌓아올린 원자력 기술이 사장될 수 있다. 아랍에미리트·요르단 등으로 이어지던 한국형 원자로 수출은 탈원전 선언으로 중단 위기를 맞고 있다. 시민단체의 검증 요구로 가동이 중단된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를 이용한 연구활동이 중단되면서 이미 각종 기술개발이 차질을 빚고 있다.

무엇보다 현재 탈원전 논리는 우리가 신재생에너지 발전에 대한 제대로 된 경험 없이 장밋빛 이상만 바라보고 나아간다는 점이다.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6.61%에 달했지만 그 가운데 폐기물(60%)과 바이오(15%) 비중이 75%를 차지했다. 이를 빼면 전체 발전량 중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은 2.8%로 낮아진다. 태양광은 398만MWh, 풍력은 134만MWh에 불과했다. 아직 원전 1기 발전용량(1GW=1000㎿)에도 못 미친다.

태양광 발전도 원전 발전 못지않게 위험이 크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검토했다가 포기했다는 한 CEO는"태양광 패널을 30년 사용한다고 하지만 중국과 몽골에 걸쳐 있는 고비사막의 태양광발전 지역을 가보니, 패널이 15년이 지나자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것은 재활용할 수 없어 환경 문제를 일으킨다"고 말했다. 그는 "재생에너지의 문제는 비 오는 날이나 바람이 없는 날 등 발전을 못할 경우에 대비해 에너지(전기)를 저장하기 위해 대규모 전지를 갖춰야 하지만 이는 효율이 높지 않다"고도 했다. 지금은 원전의 위험만 잔뜩 부풀려지고 신재생에너지는 그 위험성이 알려지지 않고 있다.

탈원전과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려는 에너지 정책은 우리나라에 풍력, 태양광 발전이 가능한 용지가 있는지 알아보고, 원전 2~3기 분량의 전기라도 상시 생산이 가능한지 시험을 해본 다음에 주장을 해야 할 것이다

[박기효 과학기술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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