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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영어평가, 남의 나라에 맡겨선 안된다

  • 입력 : 2017.08.11 15:58:05   수정 :2017.08.11 16: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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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학문 분야에서 평가는 교육을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환류효과(Washback Effect)를 지니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학입시 제도가 유아 교육부터 초·중등 교육의 전 교육제도에 미치는 엄청난 영향이 이를 잘 입증해 준다. 이처럼 중요한 평가가 남의 나라 손에 맡겨질 때에 교육은 주체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으며 국부 유출의 심대한 피해는 불을 보듯 뻔하다.

아시아 각국에서는 국가 백년 대계를 위해 영어 교육 및 평가의 중요성을 깨닫고, 해외 영어 시험으로 인한 국부 유출을 막기 위한 국가 전략 프로젝트로서 자국의 영어시험을 오래전부터 연구개발하여 자국의 이익과 학생들의 영어 실력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이와는 정반대로 최근 우리나라의 영어 교육 및 평가정책은 침체된 정도가 아니라 거의 전무하다시피 한 실정이다. 정부로부터 발의된 국가영어시험 프로젝트 NEAT(National English Ability Test)가 무참히 무산됐고, 영어와 외국어 교육을 도외시하는 분위기가 만연하다.

언론에서는 연일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번역기가 의사소통을 대신해 줄 것이라 보도하고 있고, 이런 희망에 기대어 많은 학생들은 외국어 학습을 등한시하고 영어는 도구 과목으로서 중요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이는 언어의 중요성을 모르는 무지에서 나온 발상이다.

인간은 순간적인 감정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인지 사고 활동을 언어로 하며, 고난도의 인지 사고를 요구하는 문제일수록 언어의 힘을 빌려서 해결한다.

또한 국제사회에서 통용되는 언어와 정보화 시대에 인터넷을 통해 우리가 접하는 정보의 90% 이상이 영어라는 점은 명백한 사실이다. 그러므로 완벽할 수 없는 번역에 의지해서 오류가 많은 정보를 간접적으로 접하는 사람과 뛰어난 외국어 능력을 기반으로 정보를 직접 순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의 소통능력과 상황 판단 사이에는 엄청난 격차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처럼 국제화·정보화 시대 소통의 핵심인 외국어 교육을 폄하하고 중요성을 무시한다면 사회나 개인 모두 나중에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될 것이다. 이런 엄중한 상황을 지도자들은 직시하고, 더 늦기 전에 다른 나라들처럼 국가 번영과 개인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한 외국어 교육 및 평가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나마 참으로 다행인 것은 우리만의 영어교육과 평가의 국가정책이 전무한 현실 속에서도 우리나라의 유일한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는 영어시험 텝스(TEPS)가 1999년 개발된 이래 시험 방식과 체제의 고유한 장점을 바탕으로 지금까지 영어 평가의 초석으로 자리매김하여 존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텝스에서는 시험 지문의 문맥을 이해하지 못하고 답을 맞힐 수 있는 문항은 철저히 배제해 능숙도(proficiency) 평가로서의 타당도를 제고하며, 다양한 독해 지문을 제시함으로써 수험자의 배경지식 효과가 미약하게 작용하고, 각 지문의 명제적 속성에 맞는 세부 독해 및 청해 기능을 평가해 구인 타당도를 극대화한다.


이뿐만 아니라 각 평가 영역에 있어서 다양한 의사소통 기능과 상황에 적합한 내용을 평가함으로써 진정성을 극대화하며 언어 기능뿐만 아니라 세부 언어능력 요소까지 세분화된 평가 결과를 제시함으로써 수험자 능력을 진단해주는 교육 목적도 달성한다. 이로써 텝스는 평가가 교육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환류효과)을 제고한다.

텝스는 위와 같은 내재적 특장점을 갖춘 시험 방식 양상에 근거해 시험을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신뢰성과 타당성 측면에서 해외 유수 평가기관에서 출제한 시험과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다고 평가된다.

위에서 언급한 대로 국가적인 지원 정책이 전무한 척박한 영어교육 평가 상황에서 우리나라 영어 평가의 유일한 자존심으로 남아 있는 텝스가 앞으로도 계속 선전하여 대한민국의 영어교육 평가의 발전과 국부 유출 방지에 큰 역할을 담당하기를 기대해 본다.

[최인철 고려대 영어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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