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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탈원전 앞서 동북아 전력 슈퍼그리드 구축해야

  • 입력 : 2017.07.17 17:15:36   수정 :2017.07.17 19: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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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지난 6월 17일, 한국 최초 원자력발전소인 고리 1호기의 영구 발전 정지를 선언했다. 아울러 후속 원자력발전소 건설 취소 및 재검토 방침을 정했다. 이에 따라 탈원전 정책에 따른 안정적인 전력 확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해외 사례들을 살펴보면,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는 대표적인 국가인 독일, 스위스, 이탈리아 등은 공통적으로 신재생에너지를 원자력의 대체 발전원으로 정하고 관련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한 선제 조건으로 주변 국가들과 전력계통의 연계로 경제성이 확보된 안정된 전력공급을 도모하고 있다. 이러한 각국 전력망을 연결해 하나의 전력시스템으로 통합하는 것을 `슈퍼그리드(Super Grid)`라고 부른다. 정치적, 경제적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각국은 이 슈퍼그리드 구축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이다.

유럽은 사하라사막과 북유럽 해상에 풍력과 태양력을 이용해 원자력발전소 수십~수백 기에 해당하는 대규모 신재생에너지 발전단지를 구축해 해저 케이블로 송전하면서 세계 전력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또한 스칸디나비아반도 근처에 인공섬을 만들어 해상풍력단지를 조성하고 국가 간 전력연계를 추진해오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몽골과 중국 정부 주도로 고비사막 신재생 단지에서 생산한 전력을 러시아, 중국, 한반도, 일본의 전력망과 연계하는 동북아전력연계(NAPSI)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은 2015년 유엔총회에서 GEI라는 국가 정책을 천명하고 고비사막에서 풍력과 태양광을 이용해 원자력발전소 200기에 해당하는 전력을 생산해 유럽의 전력망과 연계하는 `에너지 실크로드` 비전을 제시했고, 아시안 국가들과의 전력 연계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나라도 탈원전 정책 추진에 앞서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 국가들과의 전력계통 연계, 즉 동북아 슈퍼그리드가 우선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판단된다. 우리나라는 이를 위한 핵심 기술인 고압직류송전(HVDC)과 해저 케이블 기술 등을 세계적 수준으로 확보하고 있어 국내외 정치, 경제적인 이슈 등이 해결된다면 이른 시일 내에 사업의 주도권을 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가 동북아 전력연계를 주도적으로 추진한다면 이는 단순히 탈원전을 위한 카드가 아닌 다음과 같은 국가적 이익들이 예상된다. 첫째, 원전 축소에 따른 전력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러시아는 풍부한 가스자원과 수력자원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저렴한 전력 요금을 유지하고 있으며, 발전 단가는 한국의 60%로 우리나라에 수출하겠다고 제안하고 있다. 몽골의 고비사막에서 태양력과 풍력발전 전력을 필요한 만큼 수입할 수도 있다.

둘째, 전력 스와핑에 의한 경제적 이득이다. 중국 북부, 몽골, 러시아는 한국, 일본과 계절이나 피크 아워(전력 부하가 가장 큰 시간대)가 달라 전력 스와핑이 가능하여 국내 산업의 막대한 경제적 이익이 예상된다.

셋째, 동북아 지역의 안정된 평화 정착이다. 동북아 지역 전력망 연계는 정치 및 군사적 갈등과 반목을 완화시키고 평화정착에 기여할 수 있어 `평화 네트워크`로 불린다.


마지막으로 관련 산업과 기술의 발달이다. 슈퍼그리드의 핵심 기술인 HVDC 송전 및 해저케이블 기술을 활용할 수 있어 국내 전력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향상되고 일자리 또한 창출될 수 있다.

이렇듯 국제환경은 국가 간, 대륙 간 전력 연계를 통한 정치, 경제적 이익과 관련 산업의 발달, 그리고 차세대 에너지 시장 선점이라는 격변기를 맞이하고 있는데 국내는 탈원전에 대한 소모적인 갈등만 가열되는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이제 우리나라도 과거 정부에서 주도했던 홍보 위주의 에너지정책에서 벗어나 실질적이고 생산적인 경제와 안정된 전력공급이 가능한 슈퍼그리드 정책을 강력히 추진할 것을 제안한다.

[구자윤 한양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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