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

  • 구독신청
검색전체보기
 

오피니언오피니언

[문화 인&아웃] '해리포터' 출간 20년과 콘텐츠산업

  • 입력 : 2017.07.14 15:49:21   수정 :2017.07.14 20:28:36
  • 프린트
  • 이메일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공유
473982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지난 6월 26일로 소설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이 출간된 지 스무 해가 되었다. 작가 조앤 롤링이 태어난 영국은 요즘 해리포터 기념잔치로 요란하다. 해리포터 특별판 제작은 물론이고, 스코틀랜드 국립도서관에서는 해리포터 관련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런던 킹스크로스역에는 주인공 해리가 마법학교에 등교할 때 기차를 탔던 역의 승강장 모형도 설치되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미 해리포터 촬영지나 작가의 작업 장소는 관광상품이 된 지 오래다. 해리포터가 콘텐츠산업의 대표적 아이콘이 된 것이다.

흔히 콘텐츠산업은 OSMU(One Source Multi Use)산업으로 불린다. 하나의 작품이 여러 장르와 분야로 활용되는 산업이다. 해리포터 시리즈는 출간 후 200여 나라에서 79개 언어로 번역돼 4억5000만부 이상 판매되었다고 한다. 인세만 해도 11억8000만달러(약 1조3000억원)에 이른다. 게다가 영화 수입 77억달러(약 8조9000억원)에 게임과 캐릭터 등 연계상품까지 합치면 300조원이 넘는 경제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예술을 경제적 시각에서만 바라볼 순 없다. 예술을 통해 얻는 정신과 영혼의 풍요는 경제 가치를 넘고도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술은 이제 콘텐츠라는 이름으로 산업이 되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15년의 세계 콘텐츠시장 규모는 2조270억달러에 이른다. 우리나라 콘텐츠시장도 99조6000억원으로 세계 8위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수치상으로만 보면 나름 대견한 성적이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렇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이 될 콘텐츠산업을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콘텐츠산업의 성패는 일차적으로 콘텐츠에 달려 있다. 콘텐츠의 바탕은 이야기다. 해리포터는 켈트신화와 구전들을 바탕으로 영국식 판타지 문화를 버무린 이야기다. 우리에겐 도깨비는 물론 신화, 설화, 야사, 구전에 이르기까지 이야깃거리가 무궁무진하다. 어디 그뿐인가. 아시아의 다양한 이야기 자원을 발굴하여 우리가 활용하면 우리의 것이 된다. 이야기 소재는 상상력과 창의력을 통해 꽃을 피운다. 지금이라도 초·중등학교에서 입시 위주의 교육 대신 많이 읽고 느끼고 생각하고 나누는 교육이 이루어지도록 하자.

473982 기사의 1번째 이미지
둘째, 문화상품이 시장에서 자유롭게 창작되고 순조롭게 유통될 수 있는 선순환의 생태계가 조성되어야 한다. 우선 예술가들의 창작 여건이 잘 조성되면 좋겠다. 정부 지원이 전부는 아니지만 1년에 500억원도 안 되는 문예진흥기금 창작 지원 규모를 대폭 늘려야 한다. 출판사와 기획사들이 국내를 넘어 세계와 겨룰 수 있는 글로벌화 노력도 꼭 필요하다. 우리 창작품의 번역 지원과 국제적인 출판사, 기획사와 배급사들과의 전략적 협력 체계가 시급하다. 콘텐츠 기업의 창작 작업에 제조업 이상으로 세금 감면과 규제 완화 등 지원책도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독자 없는 문학, 관객 없는 예술을 상상할 수 있을까. 일반 국민들이 독서는 물론 공연, 전시 등 예술을 즐기는 문화가 사회 저변에 생활화되면 좋겠다. 행복한 인생과 사람냄새 나는 사회를 가꾸는 데 예술, 나아가 문화는 이제 필수조건이 되었다.
문화예술을 즐기는 것은 우리의 권리이자 아름다운 의무다.

콘텐츠산업이 성장하려면 어디 이뿐이겠는가. 예술가와 시장, 정부, 일반 시민 모두의 노력이 함께했을 때 비로소 가능하다. 해리포터 사례가 전부일 순 없다. 그래도 소설 창간 20주년, 50주년, 100주년을 기념하는 날이 우리에게도 왔으면 좋겠다.

[박양우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목록

포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