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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 zoom in] 코스피 핫한 지금, 기업 구조조정 적기

  • 입력 : 2017.07.12 17:00:51   수정 :2017.07.12 23:4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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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연일 기록을 경신해 가며 전례 없는 활기를 띠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달 29일 장중 2402.8을 기록해 1983년 출범 이후 34년 만에 최고의 시세를 분출했다. 지수 2400선을 뚫으면서 과거 십수 년간 소위 박스피(박스권+코스피)라 불리던 오명을 씻어내는 모습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해 총순매수액의 80%에 해당하는 9조3000억원을 불과 6개월 만에 사들이며 매수세를 이끌었다. 같은 기간 4조2000억원, 8조1000억원을 순매도했던 국내 기관과 개인투자자들까지도 속속 시장으로 돌아오고 있어 7개월간 전례 없이 이어온 상승세가 더 지속될 것이라는 데 대부분의 시장 참가자들이 이견을 달지 않는다.

경기가 좋지 않다고 느끼고 있는 일반인들의 인식과 달리 우리나라 기업들의 실적 또한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다. 올해 1분기 우리나라 기업이 성장, 수익, 안정, 세 분야에서 모두 호조를 보이면서 2010년 1분기 이후 7년 만에 최고 수준의 수익성을 시현했다.

6월 1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1분기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전년 대비 매출액 증가율은 7.9%로 나타났다. 이는 2012년 이후 5년 만에 최고치다.

수익성 역시 2010년 1분기 이후 7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매출액영업이익률은 작년 1분기 5.8%에서 올해 1분기 7.0%로 상승했다. 기업규모별로도 대기업(5.9%→7.2%), 중소기업(5.5%→6.2%) 가릴 것 없이 모두 수익성이 좋아졌다.

그런데 이러한 증시 활황과 기업 수익성 개선 통계가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부실기업 구조조정의 시급성에 대한 인식에 변화를 주고 있지 않은가 하는 우려가 있다. 기업 수익성은 개선되는 추세이나 금융시장을 포함한 경제 전체에 잠재적 위험이 될 수 있는 한계기업(3년 연속 영업이익이 이자비용 이하인 기업) 비중은 외부감사 대상 기업 중 14.7%까지 늘어나 있고, 그 차입금 규모 또한 240조원에 달한다. 2015년 말 기준 전체 한계기업 중 상장기업은 232개, 매출은 71조4000억원으로 집계되었다.

이런 한계기업 종사자 또한 9만6000여 명에 이른다. 1600조원의 가계부채 이슈 못지않은 우리 경제의 화약고다.

구조조정의 왕도는 따로 없다. 주주, 채권자, 피고용자 등 이해관계자들이 손실을 여하히 분담할 것인가, 존속이 가능하다고 판단이 되는 사업을 지원할 위험자본, 즉 리스크 캐피털(Risk Capital)을 누가 감당하는가이다. 능력 있는 경영진의 선임과 간섭받지 않는 독립경영, 경영성과에 따른 보상구조 또한 필수적이다. 구조조정은 모두에게 심각한 고통이 따른다. 특히 공급과잉 산업의 고용조정은 불가피하다. 일자리 창출을 외치는 신정부가 쉽게 나서기 어려운 부분이다. 또한 부실 대기업의 구조조정은 다수의 협력업체에 영향을 주고 지역 경제에도 영향을 준다. 그래서 어렵고 미루고 싶다.

최근의 증시 호황에는 기업의 수익성 개선 외에 대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투명성 제고 등 신정부의 `친기업주 정책`보다는 `친주주 정책`에 대한 기대가 반영되어 있다. 외국인들이 대통령 탄핵이나 사드 이슈, 지속되는 북의 미사일 도발에도 불구하고 우리 주식을 사들이고 있는 이유다. 지금 자본시장은 여느 때보다 구조조정의 여파를 흡수할 여력이 있어 보인다.


한편 문재인정부는 촛불 민심에 힘입어 탄생했고, 역대 최고의 국정수행 지지율을 누리고 있다. `글로벌스탠더드`와 `광장스탠더드`가 만나게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갖게 하는 정권이다. 어려운 수술도 환자의 기초체력이 있을 때, 집도의에 대한 믿음이 있을 때 가능하다. 사회적 비용이 수반되는 구조조정, 지금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았으면 한다.

[이재우 보고펀드 대표·사모펀드운용사협의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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