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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매경데스크] 창업오너의 일탈

  • 김대영
  • 입력 : 2017.06.25 17:25:06   수정 :2017.06.25 20: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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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호식이 두 마리치킨`에 대한 불매운동이 벌어졌다. 이 회사 창업주인 최호식 회장이 여비서를 성추행한 정황 등이 CCTV에 찍혔으며 여비서의 신고로 경찰에서 조사를 받으면서부터다. 매출이 반 토막 난 가맹점주들이 본사를 찾아가 불만을 제기하고 살려 달라고 읍소했다. 최 회장은 회장직을 사임했지만 파문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히 가맹본부 회장의 이름을 그대로 회사 이름에 적시한 브랜드라 소비자들의 뇌리에 회사 이름과 회장의 일탈행위가 직접 연결되면서 부정적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차량공유 벤처기업인 우버(Uber)도 최근 성(性) 스캔들로 곤욕을 치렀다. 최근 모바일에서 수십만 명이 `우버 앱을 지우자`는 운동에 동참하자, 우버의 공동창업자인 트래비스 캘러닉 CEO가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사건의 발단은 우버의 전 직원인 수전 파울러가 올해 2월 자신의 블로그에 2015년 11월부터 작년 말까지 회사 상사에게서 성희롱을 당했다고 폭로하면서부터다. 캘러닉의 전 여자친구는 지난 3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캘러닉이 3년 전 회사 임원들과 서울에서 룸살롱에 갔다고 털어놨다. 당시 동행했던 여성 마케팅 매니저가 불쾌함을 토로하면서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주요 투자자들은 캘러닉의 사퇴를 요구했고 그는 결국 추한 모습을 보이며 퇴장했다.

이처럼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나 벤처기업의 경우 창업오너의 개인 브랜드나 캐릭터가 그 회사의 이미지를 좌우하는 만큼 창업오너의 일탈은 회사 종업원, 고객에게 미치는 영향이 다른 기업들에 비해 훨씬 크다. 특히 성과 관련된 일탈행동은 원스트라이크 아웃으로, 단 한 번만으로도 해당자는 퇴출된다. 미국에서는 성매매를 비롯해 아동 포르노를 보거나 저장매체에 저장만 해놓아도 처벌받을 정도로 철저하다.

창업주들의 성추행이 왜 자주 발생하는가. 미국 컬럼비아대 심리학자인 토리 히긴스 교수가 제시한 조절초점(regulatory focus) 이론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이는 사람들이 만족 추구나 고통 회피를 위해 스스로를 두 가지 접근 방법으로 조절한다는 이론이다. 목표를 추구할 때는 최대한 긍정적 결과를 기대해 성취(promotion) 초점을 가동하고, 손실이나 부정적 결과를 피하려고 할 때는 안정(prevention) 초점을 활용해 동기를 조절한다는 설명이다. 창업 신화를 일궈낸 창업주들 중에는 성공을 위한 성취(향상) 지향 유형이 많아 안정적인 위험관리는 다소 소홀해질 수 있다. 안정(예방) 초점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성(性)과 관련된 일탈행위를 할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진다. 문제는 가맹본부 창업주의 성추행 등 스캔들이 터지면 회사 이미지가 치명상을 입게 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제품이나 서비스 불매운동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창업오너는 언론에 많이 노출되는 연예인들처럼 자신의 개인 이미지를 관리해야 한다. 특히 SNS가 발달한 지금은 창업오너의 성추문은 실시간으로 전파되고 확산된다. 게다가 도처에 깔려 있는 CCTV는 확실한 물증을 제공한다. 창업오너들은 연예인처럼 공인(公人)으로 통용되는 경우가 많아서 이미지 관리가 더욱 필요하다. SNS 시대에는 부정적 요인을 중점적으로 관리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최근 수년간 가맹본부는 우후죽순처럼 늘어났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가맹본부는 2010년 2405개에서 불과 6년이 지난 작년 연말에는 4268개로 무려 77.5%나 늘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이들 본부에 소속된 가맹점 수는 17만개에서 21만9000개로 29% 늘어나는 데 그쳤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창업하려는 사람들은 명예퇴직했거나 특별한 생계수단이 없는 서민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검증도 제대로 거치지 않고 관리능력도 부족한 가맹본부가 도산하게 되면 가맹점들도 덩달아 피해를 입게 된다. 그런 만큼 애꿎은 가맹점주들에게 피해가 돌아가는 것은 막아야 한다.


무엇보다 창업오너의 절제나 도덕심에만 의존할 수 없고 투트랙으로 가야 한다. 프랜차이즈 본사 창업오너의 비행이나 잘못된 행동으로 가맹점들이 피해를 입었을 경우 이를 보상해야 하는 조항을 가맹점 계약서에 명시적으로 넣어야 한다.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김관영 국민의당 의원이 발의한 피해보상 법안은 시의적절해 보인다. 명문화된 계약서 조항은 창업오너의 일탈행동을 막는 새로운 억제수단이 될 듯하다.

[김대영 유통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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