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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진단] 신정부 안보팀에 바란다

  • 입력 : 2017.06.05 17:22:23   수정 :2017.06.05 18: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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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정부 인계인수 중 최악으로 2001년 조지 부시 대통령의 취임 과정을 들곤 한다. 당시 ABC(Anything But Clinton·클린턴의 모든 것을 반대)가 유행어였는데, 퇴임하는 빌 클린턴 정부 역시 부통령이었던 앨 고어 후보가 사실상 이긴 선거라는 인식에서 불만이 가득했다. 그 결과 부실한 인계인수는 물론이고 누군가가 백악관의 집기까지 부수어 미국 회계감사원이 1만달러 이상의 피해가 있었다는 보고서를 낼 정도였다.

국방부의 사드(THAAD) 업무보고가 회자되고 있다. 고의 누락 또는 부실 보고로 인해 전임 안보실장과 국방부 장관이 조사를 받았고 실무선까지 확대된 것으로 전해진다.

신정부가 큰 관심을 갖고 있는 사드에 대해서는 자세한 보고가 필요했다. 탄핵정국으로 인해 정상적인 인수위 활동이 어려운 점을 고려할 때 더욱 그러하다. 따라서 최초 보고서에 있었다던 사드 발사대 6기의 위치가 어떤 이유에서든 삭제된 것은 잘못이다.

국방부는 사드의 전개와 배치가 어떠한 이유와 절차를 거쳐 진행되었는지 진솔히 보고하고 묻는 질문에 당당히 답해야 했다. 그리고 신정부의 지침이 다르면 이를 반영해서 개선해 나가는 방안을 고민해야 했다. 그것이 공무원의 자세요, 군인의 본분이다. 아쉬운 보고 하나로 인해 국내적으로는 여야 갈등의 한 원인이 되었고, 국제적으로도 사드에 대한 신정부의 부정적 인식으로 오해받았다.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소를 잃었다 해도 외양간을 고쳐야 다음 소를 잃지 않는다. 이번에 목격된 몇 가지 사안들에 대해 신정부 안보팀에 제언한다.

첫째, 안보 문제를 다룰 때 정치 쟁점이 되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인계인수를 포함한 정부 내부의 문제는 국민의 알 권리 사안이 아니라면 조용하게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방대한 분량의 부처 업무보고에서 특정 이슈가 차지하는 비중은 작다. 사드 역시 국방부 업무보고의 일부였을 것이다. 만일 그 내용이 부실했으면 추가 보고를 요구하고, 고의나 과실이 있었다면 인사권을 행사하면 된다. 한 번의 인사권 행사만으로도 공무원 사회는 신정부의 의지를 잘 읽는다.

둘째, 지난 정부의 정책이나 일부 고위직에 대한 불신이 전체 공무원과 군인에 대한 불신으로 비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신정부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크겠지만 지난 정부는 다른 정책적 판단을 했고 공무원들은 관련 지시를 이행한 것이다. 이들은 자기 행동에 책임이 따르는 만큼 가능하면 조심할 뿐 나서지 않으며, 거짓을 행하는 사례는 드물다. 만일 사드 발사대 2기 성주 배치, 4기 인근 부대 전개라는 사실을 왜곡해서 보고한 것이 아니었다면 문제를 확대하지 않기를 바란다. 자칫 공무원과 군에 대한 불신으로 비칠 수 있고 공직사회 전체를 경직되게 할 우려가 있다.

셋째, 정책 추진 과정에서 다차원적인 소통이 필요하다. 국가안보실은 안보정책 추진의 통제소(control tower) 역할을 한다. 원활한 정책 통제와 조정을 위해서는 외교, 국방 등 관련 부서와 끊임없이 소통해야 한다. 또한 안보 문제와 관련한 대외 발표 내용은 국가안보실의 사전 검토가 필요하다. 최근 사드의 전개, 반입, 배치와 관련하여 용어 혼용이 있었고 이로 인해 불필요한 논쟁이 야기되었다. 신정부가 비판하고 있는 지난 정부의 사드 관련 3不(3 NO) 입장도 당시 국가안보실의 충분한 조언을 받지 못한 대외 발표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국가안보실과 각 부처는 물론이고 청와대 다른 비서실과의 유기적 소통을 통한 한 수준 높은 정책 추진을 기대한다.

좋은 약은 입에 쓰지만 병을 다스리기에 이롭다는 말처럼, 이번 사드 보고 문제를 둘러싸고 제기된 다양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국가안보실 운영을 발전시키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완전무결하다고 생각해선 안 되며 끊임없이 개선해 나가야 한다. 그래야 대통령이 원하는 성공한 정부를 만들 수 있다.

[신범철 국립외교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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