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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매경데스크 이근우

[매경데스크] 네이버 이해진을 위한 변명

  • 이근우 
  • 입력 : 2018.04.19 17:41:04   수정 :2018.04.19 19: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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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CEO의 미국 의회 청문회 출석은 지난주 의외로 싱겁게 막을 내렸다. 반성하는 척하면서 가짜뉴스든 개인정보 유출이든 상관없이 광고만 팔면 된다는 식의 페이스북 수익모델에 대한 비판과 규제의 칼날은 피해 나갔다. 저커버그의 계산된 연기에 공세는 맥을 못 췄고 추락하던 주가도 청문회 동안 5% 상승했다. 저커버그는 이번 스캔들로 주춤은 하겠지만 광고 기반 인터넷 플랫폼을 통해 세계를 장악하려는 행보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미꾸라지 같은 저커버그 청문회 장면을 보면서 지난해 10월 말 국회 국정감사장에 불려 나왔던 네이버 창업자 이해진의 모습이 오버랩됐다. 저커버그는 회사 경영권에 대한 집착이 강한 사람이다. 창업 당시 동료들에게 지분을 나눠주지 않으려다 소송에 휘말렸다. 저커버그 CEO는 현재 페이스북 의결권 59.7%, 보통주 A주(Class A)에 비해 의결권 10배인 B주(Class B)를 86% 갖고 있다. 저커버그는 자선단체 `챈 저커버그 이니셔티브`를 설립하고 재산 99%를 기부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지분 매각 뒤에도 경영권은 지키려고 의결권이 없는 C주를 발행하려다 거센 반대에 직면하기도 했다.

반면 이해진은 다른 길을 걷고 있다. "기술자로서 자신이 잘할 수 있는 해외투자에 전념하겠다"는 이유로 2004년 네이버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뒤 지분을 정리해 현재는 지분이 3.7%대까지 떨어졌다. "자신은 경영에서 손 뗄 테니 네이버 경영권 승계는 마이크로소프트, IBM, 애플처럼 자체적으로 꾸려라"는 메시지다. 최근 사내 등기이사 자리도 내놓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자회사 라인 회장직만 맡고 있다. 네이버 전체 매출에서 해외 비중을 35%까지 끌어올린 그는 프랑스 등 유럽과 일본 등을 오가며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 투자 기회를 모색 중이다.

하지만 5월 1일이 되면 그로서는 억울한 일이 닥칠 것이다. 네이버는 자산 규모가 6조원을 넘어 올해 또 공정거래법상 준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는 것은 수순이다. 이와 동시에 공정거래법상의 대기업집단 총수로 간주돼 각종 규제를 받게 될 것이다. 지난해 8월 공정거래위원회로 직접 찾아가 "나는 모든 걸 책임지는 재벌총수가 아니다"고 강변하고 지난해 국감장에서도 "저는 총수가 아닙니다"고 애써 주장했다. 하지만 세상은 믿지 않는다.

대한민국 법은 실질보다는 형식을 따지는 대륙법 체계를 따른다. 이 때문에 경영자의 목적이나 의도가 아무리 선하다 해도, 백 개 중 아흔아홉 개 선행을 했다고 해도 한 번의 규정 위반으로 배임과 횡령으로 감옥에 보낸다. 현실에서는 `악법도 법`이다. 세상은 내 맘처럼 움직이지 않고 진심이라고 해도 믿어주지 않는다. 본인만은 예외라고 생각할지 몰라도 저커버그 같은 인물이 더 많다.

네이버는 한 해 매출 4조원을 올리는 인터넷 플랫폼 제국으로 우뚝 섰지만 앞날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 가짜뉴스, 인터넷뉴스 댓글 조작에 대한 플랫폼 기업의 사회적 책임론과 비판 여론은 계속 커지고 있다. 본인은 해외투자만 책임지기 때문에 댓글 조작 문제는 자신과 무관하다지만 누가 수긍하겠는가. 네이버의 수익 기반은 그가 유니텔에 근무할 당시 개발한 신문기사 검색엔진에 바탕을 두고 있다. 뉴스콘텐츠 검색을 통해 광고로 연결되는 비즈니스 모델이 결국 인터넷을 막말과 음모가 난무하는 쓰레기더미로 만들고, 드루킹과 같은 인물들에 의해 댓글 여론조작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면, 누군가는 결자해지 차원에서 책임져야 하지 않을까.

네이버가 독주하던 국내 시장에 페이스북, 구글, 유튜브 등 글로벌 기업들이 빠르게 파고들면서 본인도 막막한 심정일 것이다. 지난해 10월 국감장에서 그가 "인터넷 환경은 국경이 없고, 4차 산업혁명에도 국경이 없다.
그래서 살아남으려면 해외로 나가야 한다. 이기는 것은 바라지도 않고 그래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한 것은 진심일 테다.

그렇다고 해도 본인의 몫인 사회적 책임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피하지 말고, 정면으로 부딪쳐라. 그러면 세상도 당신의 진심을 알아줄 것이다.

[이근우 모바일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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