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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매경데스크 임상균

[매경데스크] 김수현의 '부동산은 끝났다'를 다시 읽었다

  • 임상균 
  • 입력 : 2018.02.01 17:43:45   수정 :2018.02.01 19: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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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이 집필한 `부동산은 끝났다`를 다시 꺼내 읽었다. 문재인정부가 출범하면서 김 수석이 부동산 정책 총괄을 맡은 직후 읽었지만 다시 정독을 해 볼 필요가 있었다. 요즘 부동산시장 모양새와 정부의 대응이 걱정돼서다.

`참여정부는 왜 집값을 못 잡았나?`라는 제목의 챕터부터 눈길을 끈다.
김 수석은 참여정부에서 집값 폭등이 빚어진 이유로 막대한 유동성을 거론했다. `집값 거품이 쌓여가는 동안 전문가들은 왜 위험성을 눈치채지 못했을까? 근본적으로 달라진 부동산과 금융의 관계가 배경에 깔려 있다. … 부동산과 유동성과의 관계가 이전과 근본적으로 달라졌지만 위험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또 그는 `2000년부터 2006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집값이 폭등했던 시기의 집값 상승 정도를 비교해보자. 놀랍게도 우리의 상승률은 낮은 축에 들어간다`는 설명도 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활발히 전개된 부동산의 증권화, 금융화로 넘쳐나는 수요기반이 생겼고 이것이 전 세계 집값을 끌어올렸다는 점을 인지한 것이다.

당시나 지금이나 집값 상승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주택가격 지수를 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집값 지수가 112를 기록해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찍은 전고점(110.5)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주요국 중앙은행이 양적완화 정책을 전개하고 약 5조달러(5000조원)를 풀어낸 결과이다. 최근 1년 동안 네 차례 금리를 올린 미국을 포함해 여러 국가가 금리 인상 대열에 가세했지만, 주택 시장으로 몰리는 자금을 막지 못하고 있다.

김 수석은 10년 전에는 이런 유동성 장세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서 비롯된 글로벌 금융위기가 초래됐다고 봤다. 그나마 우리나라는 정부의 거듭된 부동산 대책 덕분에 상대적으로 덜 피해를 입었다는 해석도 덧붙였다.

이번에도 후유증을 최소화하려는 사전 대비는 필요하다. 그래서 8·2 부동산 대책은 대출규제를 대폭 강화해 가계의 건전성 확보 장치를 마련했고, 한국은행도 금리 인상을 단행해 넘쳐나는 유동성을 흡수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여기까지라면 리스크에 대비한 시장 관리 차원의 정부의 적절하고 당연한 책무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번엔 정부 대책이 과잉으로 흐르고 있다. 타깃은 점차 투기, 부자, 강남, 재건축으로 압축했다. 양도세를 올리고, 재건축 보유자의 매도를 금지시켜 매물을 씨가 마르게 만들어놓더니, 재건축 부담금을 부활시켰다. 재건축 연한을 30년에서 더 올리겠다는 엄포도 놨다. 모두 강남에 주택 공급을 줄이는 효과를 가져온다. 한편에선 자사고·특목고 폐지로 교육환경이 우수한 강남권으로 수요가 몰리도록 했다. 정책은 물론 구두 개입까지 동원해 강남을 압박할수록 집값이 오를 수밖에 없도록 만들고 있다.

의아스러운 것은 김 수석도 강남으로 수요가 몰리는 이유를 충분히 알고 있었다는 점이다. 저서 내용 중 손낙구의 `부동산 계급사회`란 책에 대해 평가한 대목이다.

`집값이 비싼 동네의 고3 졸업생 1000명당 서울대 합격률은 가장 낮은 지역에 비해 4배나 높다. 부동산 재산 격차가 사교육비 격차로, 결국 학력 격차로 귀결되는 것이다. … 공기 좋은 시골에서 웰빙생활을 하면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아파트값이 비싸고 많이 올라 돈벌이가 잘되는 동네에 사는 사람이 오래 사는 것이다.`

넘쳐흐르는 돈이 누구나 살고 싶어하는 곳으로 몰리는 자연스러운 현상을 알면서도 온갖 수단을 총동원해 강남 또는 부자를 압박하고 있는 이유가 궁금했다. 꼼꼼히 읽다 보니 의미심장한 대목이 발견됐다.

`부동산 정책은 경제 정책이기도 하지만, 사회 정책 나아가 그 자체가 정치이기도 하다.
… 부동산 정치, 이제 엄연한 현실이자 또한 반길 일이다. 국민들의 욕구에 더 분명히 반응하고, 정치적으로 책임지는 부동산 정책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어쩌면 지금의 강남 집값 급등을 내심 반길지도 모른다. `강남 또는 부자와의 전쟁` 프레임을 계속 끌고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임상균 부동산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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