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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매경데스크 임상균

[매경데스크] 쏟아진 개발공약, 현명한 활용법 찾을때

  • 임상균 
  • 입력 : 2018.06.14 17:32:41   수정 :2018.06.14 19: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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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하지만 승리의 환호와 기쁨은 잠시다. 이제 정부·여당은 밀려드는 청구서 처리에 골치가 아플 수밖에 없다. 세 곳을 빼고는 모두 여당 후보가 장악한 광역지자체만 놓고 봐도 당선인들은 화려한 개발 공약을 제시했다.
과거에 비해 줄었다고는 하지만 지자체별로 뜯어보면 메가톤급 개발사업을 약속하며 표를 끌어모았다. 같은 당 후보들이니 이들의 약속을 중앙정부와 여당이 외면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때마침 지방선거와 맞물려 남북정상회담, 미·북정상회담으로 이어지며 남북 화해와 협력 분위기가 고조됐다. 대북사업과 연계된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계획까지 가세했다. 최문순 강원지사 당선인은 동해북부선 철도 연결을 공약했다. 김경수 경남지사 당선인은 경부선·경의선과 연결되는 남부 내륙 철도 추진을 약속했다. 거제에서 통영을 거쳐 진주~합천~김천으로 가는 노선이다.

이시종 충북지사 당선인과 송하진 전북지사 당선인은 `강호축` 개발을 핵심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소외된 `강원~충청~호남`을 연결하는 발전 축을 키워 국토 균형발전을 도모하자는 취지다. 이시종 당선인은 강호축을 북한과 연결하면 유라시아에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곁들였다.

이외에도 개발 공약은 부지기수다. 이재명 경기지사 당선인은 통일경제특구를 추진하고 미군 반환 공여지에 대해서는 국가 주도 개발을 선언했다. DMZ 생태공원, 평화관광벨트 조성, 경의선·경원선 철도 연결 복원 추진 등 경기 북부 개발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제시했다. 박남춘 인천시장 당선인 역시 인천·해주·개성을 연계한 남북공동경제자유구역을 설립하고 서울지하철 2호선을 청라까지 연결하겠다고 자신했다. 제2경인선 광역철도 건설, 수인선 청학역 신설 등도 내세웠다.

오거돈 부산시장 당선인은 이미 정부에서 폐기한 가덕신공항 카드를 다시 내밀었다. 동북아시아 물류허브를 구축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논리였다. 김영록 전남지사 당선인은 전남테크노파크 2단지 조성, 서남해안 해양관광벨트 등 관광자원 개발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하나같이 대규모 예산이 필요하며, 개발 과정이나 완성 후에는 주변 땅값, 집값 등이 들썩이기에 충분한 사업이다.

새 정부에서 SOC 투자는 금기어 중 하나였다. SOC 예산은 대폭 삭감됐다. 국토교통부 장관은 "SOC로 경기를 살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더구나 문재인정부에는 `4대강 트라우마` `자원 개발 트라우마`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이런 마당에 여당 당선인들이 대대적인 개발 공약을 내세워 당선됐다. 과거 같으면 예산 낭비, 중복 투자 등을 내세우며 무마시켰겠지만 지역 균형발전, 지방분권 등이 중요해진 만큼 외면할 수도 없다.

하지만 바꿔 생각하면 정부·여당 입장에서 개발 공약들은 높은 활용 가치를 지니고 있다. 정권 출범 때부터 건설과 개발 사업을 외면했지만 사실 경제 운용 입장에서 건설사업은 버리기에 아쉬운 카드다. 경제 활성화, 고용 증대, 소득 양극화 해소 등 현 정부가 직면한 경제·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효과가 상당하다.

일례로 건설업 고용유발계수는 10.2로 전 산업 평균(8.7)은 물론이고 제조업(6.1)보다 높다. 취업유발계수 역시 건설업(13.9)이 전 산업 평균(12.9)을 웃돈다. 지난 9년간 건설업 취업자가 25만3000명이나 늘어나며 톡톡한 고용 효과를 냈지만, 올 4월 건설업 취업자 수는 작년 동기보다 1.7%(3만4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새 정부 들어 SOC 투자 축소와 고강도 부동산 규제에 나선 결과다. 더구나 건설업 일자리는 성격상 저소득층이 중심이다. 올 1분기 소득 양극화가 심해진 데 건설업 소외가 영향을 미쳤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정부·여당 입장에서는 최근 받아본 경제성적표를 만회하려 다시 건설업을 `중용`하기도 쉽지 않다. 일부 지지자는 `토건세력과의 야합`이라고 몰아붙일 수도 있다. 하지만 현 정권에 사상 최대 압승을 안겨준 지방 권력의 힘과 요구를 활용한다면 명분과 실리를 모두 갖출 수 있다. 현명한 선택만 남았을 뿐이다.

[임상균 부동산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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