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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매경데스크 임상균

[매경데스크] 이젠 집값과의 전쟁 끝낼 때다

  • 임상균 
  • 입력 : 2018.03.22 17:15:51   수정 :2018.03.22 17:3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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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가쁘게 지나온 10개월이다. 강남 집값 급등과 지방의 급격한 침체로 양분된 부동산 시장은 누구 하나 맘 편히 지켜볼 수 없었다. 무엇이 이리 만들었을까. 정부는 투기세력 때문이라고 말할 것이고, 시장에서는 정부가 펼친 집값과의 전쟁이라고 볼 것이다.

그간의 흐름을 먼저 보자. 2016년 한 해 동안 전국 집값은 평균 0.76% 상승했다.
당연히 서울은 3.25%로 더 높았고, 강남 4구는 3.95%로 더 높았다. 누구나 살고 싶어하는 강남 4구의 집값이 물가상승률을 상회하는 게 이상할 건 없었다. 하지만 강북도 2.54%로 적지 않은 상승세를 보였다. 지방은 0.28% 하락하며 역시나 서울과 지방 간 선호도 격차를 극복하지 못했다. 하지만 2017년 들어 문재인정부가 출범하기 전인 4월까지 이 같은 상승세도 진정되는 분위기였다. 서울로 보자면 2013년께를 바닥으로 쉼 없이 올라왔으니 조정권에 들어가는 게 무리도 아니었다. 4개월간 서울 평균 상승률이 0.51%, 강남 4구도 0.6%로 줄었다. 연간으로 환산한다면 각각 1.53%와 1.8%로 전년의 절반도 안됐다. 오히려 지방 하락률이 4개월간 0.08%, 연간으로는 0.24%로 전년보다 감소하는 추세였다.

차분해지던 부동산 시장은 문재인정부가 출범하면서 요동쳤다. 작년 5월부터 올 2월 말까지 서울 평균 6.51%, 강남 4구는 11.8%나 급등했다. 지방은 -0.65%로 다시 하락폭이 커졌다.

문재인정부 들어 부동산 시장에 달라진 것은 정책적 변화 말고는 없었다.

정권 출범부터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했고, 8·2 대책으로 금융·세제·청약·거래·재건축 등 할 수 있는 부문을 모두 동원해 집값 억제책을 내놨다. 이어 가계부채종합대책(10·24), 주거복지로드맵(11·29),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방안(12·13) 등 지난해 말까지 네 차례 대책이 이어졌다. 올해 들어서는 더 강경한 대응이 이어졌다.

1월 말 뜬금없이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부담금이 8억4000만원까지 나올 수 있다"는 시뮬레이션 자료를 내놓았다. 근거와 대상도 없어서 시장을 겁주는 효과가 더욱 배가됐다. 곧바로 국토교통부 장관이 직접 재건축 연한을 늘리는 조치를 마련하겠다고 엄포를 놓더니 이어 안전진단 강화로 현실화했다. 거의 한 달에 한 번꼴로 집값 잡기를 위한 대책이 이어졌다.

하지만 시장은 정부 기대와 달리 오히려 강남 쏠림 현상과 서울·지방 간 양극화 심화로 반응했다. 집중포화를 쏟아붓는 정부에 시장도 보란 듯이 맞대결을 한 셈이니 `전쟁`이란 표현이 과하지 않다.

정부가 먼저 건 전쟁의 결과는 처참하다. 지금 지방에선 미분양이 쌓이는 정도를 넘어 할인 분양까지 등장했다. 집값 하락으로 역전세난도 우려된다. 제조업 기반이 무너진 지방 일부 도시만의 얘기가 아니다. 경기 남부권으로 북상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서울에서는 분양가를 억누르고 대출을 규제한 결과 10억원에 가까운 현금을 가진 사람만 분양 시장에 참여해 보다 싼값에 집을 구매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부자들만의 로또`를 정부가 만들었다는 불만이 들끓는다.

다행히 천정부지로 치솟던 강남권 집값은 3월 들어 진정 국면으로 들어갔다. 정부의 융단폭격이 서서히 효과를 보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오히려 지방 시장에선 부동산 침체 가속화→건설사 및 금융사 부실화→지역경제 타격으로 이어지는 악순환도 우려된다.

정부 입장에서는 역효과만 양산한 전쟁을 끝낼 충분한 명분과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연초 나온 재건축 옥죄기는 다분히 신경질적 반응으로 보일 소지가 높았다.
8·2 대책을 내놓을 때만 해도 정부는 스케줄에 맞춰 적절히 과열을 식히는 `로드맵 정책`을 제시했다. 그렇다고 조용히 발을 빼는 건 비겁해 보일 수 있다. `적군`이 아니라 `시장관리자`로서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시그널을 줄 필요가 있다. 침체된 지역을 골라 투기과열지구 지정 등의 규제를 일부 풀어주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임상균 부동산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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