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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매경데스크 임상균

[매경데스크] '래미안'의 명성은 계속돼야 한다

  • 임상균
  • 입력 : 2017.09.28 17:34:03   수정 :2017.09.28 19:3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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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강남권 재건축 수주전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역대 최대어로 여겨졌던 반포 주공1단지 1·2·4주구 시공권은 현대건설이 따냈다. 그 외에 신반포 14차와 15차는 각각 롯데와 대우건설이 맡는다. 방배13구역은 GS건설을 선택했다.
대형 건설사들이 사활을 걸고 전쟁을 치르고 있지만 눈에 띄는 특징이 하나 있다. `래미안`으로 국내 최고의 아파트 브랜드를 가진 삼성물산의 부재다. 어느 단지에서든 경쟁 구도에 삼성물산은 빠져 있다. 회사 측은 "수익성 중심의 선별 수주를 하겠다"는 방침을 이유로 설명한다.

하지만 앞으로 서울에서 아파트를 세울 땅은 점점 더 사라져 간다. 이제 남은 재건축 대상이라고 해봐야 대형 단지로는 압구정, 은마 등이 꼽히는 정도다. 수도권의 대규모 택지개발도 중단된 상태다. 이번에 일감을 따내지 못하면 주택사업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대형 건설사들은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시공을 따내는 데 혈안이 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강남권은 최고급 주거지역이라는 상징성이 있다. 대형 건설사들은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어디든 공사를 맡아 자기 브랜드의 멋진 아파트를 올려야 한다.

그래서 시장에서는 삼성물산의 강남권 재건축 수주전 불참을 두고 수년간 회자돼 온 주택사업 철수설에 더욱 심증을 굳힌다. 계속되는 민원, 부실 가능성 등으로 주택사업에 대한 회의론이 대두해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삼성물산이 강남권에서 재건축 시공권을 따낸 것은 2년 전 신반포3차·경남아파트가 마지막이다. 한때 최대 1300명에 달했던 주택사업부 인력은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수주 잔액도 40조원이 넘었지만 이제는 많이 축소됐다. 더 이상 수주가 없다면 기존 물량만 공사를 하다가 4~5년 안에 일감이 떨어질 수 있다. 이러다간 래미안이 자연스레 시장에서 멀어질 판이다.

래미안이 국내 주택산업에서 어떤 존재인지를 되짚어본다면 매우 안타까운 상황이다. 래미안은 `미래지향적이며(來), 아름답고(美), 편안한(安) 아파트`라는 의미를 담고 2000년 3월 출범했다. 아파트를 브랜드화한 최초의 시도였다.

광케이블을 아파트 내로 진입시키고, 사물인터넷을 단지에 적용한 것도 국내 최초였다. 이를 토대로 유비쿼터스 아파트라는 용어도 나왔다. 래미안의 각종 국내 최초 기록 중 더 값진 성과는 `관리` 부문이었다. 완공 후에 떠나버리는 건설사가 아니었다. 2005년 입주자를 위한 애프터서비스인 `헤스티아`를 별도 브랜드로 론칭했다. 래미안 입주자들은 입주 후 1년간 아파트에 하자가 발생할 경우 관리사무소나 건설사 본사와 입씨름할 필요 없이 삼성물산에서 파견된 상주 관리 직원을 통해 해결할 수 있게 됐다.

래미안이 국내 주택시장의 발전과 혁신을 선도해왔다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1회 매일경제 살기좋은아파트 대상과 20년 연속 국가고객만족도(NCSI) 1위 등 각종 수상의 영예도 누려왔다. 최근에는 삼성물산이 시공한 래미안 신반포팰리스가 세계조경가협회상을 받기도 했다.

이렇게 축적해온 래미안의 실력과 혁신 능력이 사장된다면 한국 주택산업에 큰 손실이다. 삼성물산이 주택사업을 더 이상 영위하기 어렵다면 다른 방법이라도 찾아봐야 한다. 계열사로 넘기거나 다른 건설사에 매각하는 방법은 현실적이지 못하다. 차라리 별도 법인으로 분사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삼성은 성공적인 분사의 경험도 갖고 있다.
외환위기 당시 삼성SDS에서 분사한 네이버는 국내 최대 IT 기업이 됐다.

래미안이 분사될 경우 몇 년간 지원은 필요할 것이다. 후발 주자로 시작한 래미안이 단숨에 주택시장 국민 브랜드로 올라서도록 이끈 인력과 경험, 노하우만 유지되더라도 충분히 생존 능력을 갖추리라 보인다. 래미안 단지 보유자·입주 예정자 등의 불안 해소, 일자리 창출 효과, 국내 주택시장의 메기효과 등 이후 따라오는 다양한 효과를 예상해보면 어떤 방법으로든 `래미안`의 명성은 유지돼야 한다.

[임상균 부동산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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