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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매경데스크 임상균

[매경데스크] 대선 주자들 성장 전략이 안 보인다

  • 임상균 
  • 입력 : 2017.01.26 15:53:30   수정 :2017.01.26 15:5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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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8월이었다. 특파원 발령을 받아 도착한 도쿄의 모습은 허망했다. 가전제품을 사려고 대형 양판점을 갔더니 우리 돈으로 50만원 정도 하는 샤프 40인치 액정TV를 단돈 1000원에 팔고 있었다. 당일 이벤트이긴 했지만 내수시장이 얼마나 망가졌는지 한눈에 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사무실 근처에 신장개업한 카레전문점이 단돈 500원에 한 끼를 파는 개점행사를 실시했다. 찾아가 봤더니 족히 1시간은 기다리는 줄이 늘어서 있었다. 넥타이를 맨 멀쩡한 직장인들이 한 푼이라도 아끼려고 금쪽같은 시간을 허비한 것이다.

3·11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폭발이라는 대재앙을 맞은 지 4개월여 지난 시점이었다. 일본 경제는 완전히 망가져 있었다. `잃어버린 20년`으로 불린 장기 디플레이션의 막장을 보는 듯했다.

그러던 일본 국민에게 아베 신조라는 정치인의 재등판은 구세주나 다름없었다. 2012년 9월 자민당 총재로 선출된 그는 총선 공약으로 경제 회생을 전면에 내세웠다. `2·2·2 전략`이라는 쉽게 어필할 수 있는 구호도 외쳤다. 2년 안에 물가상승률 2%,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2%를 달성하겠다는 목표였다. 공격적 양적완화에 나서겠다는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담겼다.

그는 한 유세에서 "일본은행 윤전기를 돌려서라도 돈을 찍어내겠다"는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중앙은행 독립 따위는 필요 없다는 막무가내식 인식이었지만 일본 국민들은 그래서 더욱 신뢰를 보냈다. 2013년 말 총리가 되자 그는 곧바로 임기가 끝나지도 않은 일본은행 총재부터 몰아냈다. 아베 총리의 심복인 후임 총재는 공격적인 양적완화에 나섰다. 엔화를 쏟아내니 가격은 급락했고, 주가는 6개월 새 50% 이상 급등했다. 소비도 곳곳에서 되살아났다. 일본 국민들은 환호했다. 초반 그의 지지율은 줄곧 60%를 넘었다. `극우 본색`을 드러낸 것은 그다음이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가.

선거전을 치를 때부터 취임 이후까지 `미국 우선주의`이다. 힘을 통한 평화도 포함되지만 `우선`의 대상은 `경제`이자 `성장`이다. 취임식에서 그는 "미국을 사고, 미국을 고용하라(Buy America, Hire America)"고 외쳤다. "우리의 기업을 훔치고, 우리의 일자리를 파괴하는 다른 나라들로부터 우리 국경을 지켜야 한다"고 분명한 원칙을 제시했다. 취임사에 자유, 정의, 평화라는 단어는 등장하지 않았다. 취임 후 가장 먼저 한 일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를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한 일이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도 공식 선언했다. 뉴욕증시 다우지수는 `트럼프 효과`에 힘입어 2만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다.

이제 우리의 대선이 시작됐다. 1인당 GDP가 미국의 절반, 일본의 74%밖에 안 되는 국가다. 아직 본격 대선 레이스가 시작되지 않았지만 대선 주자들의 출사표는 이념의 틀 속에서 개헌, 과거 청산, 개혁 등에 집중돼 있다. 일자리 대책이래봐야 지금의 일자리를 나눠먹자는 식이다. 부자에게 돈을 빼앗아 1인당 몇십만 원씩 나눠준다는 공약도 등장했다.

사드로 갈등을 빚는 중국, 보호주의 장벽을 치기 시작한 미국으로 인해 수출시장이 가로막히고 있다.
내수시장은 곤두박질치고 있다. 사면초가에 빠진 한국 경제를 어떻게 살려낼지 깊은 고민과 현명하고도 과감한 대책이 필요한 때이다.

선진국들이 앞다퉈 재정팽창정책을 가동하고 있는데, 외환위기 트라우마 속에 재정 건전화에만 매달리는 우리의 전략이 타당한가. 성장잠재력 강화가 시급한데 구조개혁을 단행할 묘안은 없는가. 보호주의 물결 속에 우리 수출시장을 키울 전략은 있는가. 진정 국가의 미래를 걱정한다면 대선주자들은 이에 대한 명확한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매일경제가 댓글 민심을 분석한 결과 차기 대통령 리더십의 첫 번째 조건으로 `경제정책능력`이 꼽혔다.

[임상균 부동산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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