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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매경데스크 임상균

[매경데스크] 1300조 부채 떠안은 중산층의 하소연

  • 임상균 
  • 입력 : 2016.12.22 17:23:46   수정 :2016.12.22 19:3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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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총생산(GDP)은 정부, 기업, 가계가 3대 축을 이뤄 형성한다. 정부는 예산을 투입해 도로와 항만을 짓기도 하고, 보건·교육·국방을 위해 지출하면서 국가경제에 돈줄 역할을 한다. 기업은 기존 사업의 생산능력을 확충하거나 신사업 진출을 위해 투자에 나서면서 GDP에 기여한다. 왕성한 소비를 통해 GDP를 만드는 가계의 존재도 무시할 수 없다.
3대 축은 서로 보완 작용을 하며 경제성장을 일궈낸다. 경제학 원론에 나오는 얘기지만 우리 경제의 현실을 보면 3대 축 간의 균형이 어그러지는 모습이다. 부채구조를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소비나 투자를 할 때 자기 원금이 부족하면 돈을 빌려서 융통한다. 적절한 부채는 이익과 만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유효한 수단이다.

우리 정부의 GDP 대비 부채비율은 45%이다. 공기업과 지자체를 합쳐도 70%에 못 미친다. 반면 일본은 247%에 달하며 웬만한 선진국들도 100%가 넘는다. 일본의 막대한 재정부채는 1990년대 초반 이후 시작된 장기 디플레이션, 즉 `잃어버린 25년`에서 벗어나기 위한 안간힘의 결과다.

우리 기업들의 재무구조는 아주 훌륭하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집계에 따르면 12월 결산 코스피 상장사의 올 3분기 말 평균 부채비율은 111%로 지난해 말보다 6%포인트 낮아졌다. 부채비율이 100% 이하인 곳이 60%에 가깝다.

체력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남의 돈을 끌어와 문어발처럼 사세를 확장하던 시절도 있었다. 외환위기를 겪은 후 뼈를 깎는 노력으로 지금의 재무구조를 갖췄다. 하지만 그 과정에는 투자 최소화, 경비 절감, 임금 인상 억제 등 긴축경영이 있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해외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국내 투자의 비중은 계속 감소하고 있다. GDP 측면에서만 보면 기업들의 기여도는 점점 낮아지고 있다.

반면 가계 부채는 날로 증가한다. 올해 3분기 기준 규모가 1295조8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보다 11.2% 증가했다. 이 중 주택담보대출이 절반을 넘는다. 소득별로는 중산층 이상의 부채는 늘어난 반면에 저소득층은 감소하고 있다.

결국 가계 부채는 중산층들이 주택을 구입하고 자녀들을 교육시키느라 애쓴 결과다. 소득 내에서 이뤄졌으면 좋았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빚을 내서라도 서울 혹은 수도권에 집을 구해야 직장도 다니고, 자녀들은 비싼 돈을 들여 학원을 전전해야 그나마 취업의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 그렇게 지출된 돈은 다시 경제 생태계로 흘러들어가 GDP를 지탱해 왔다.

이쯤 되면 우리나라 GDP 증가율이 그나마 2%대를 유지하는 데는 중산층의 부채가 큰 공을 세웠다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물론 절대 비중으로는 기업과 정부의 역할이 크지만, 기여도의 증가폭으로는 가계를 따라갈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중산층은 `시한폭탄` 혹은 `재앙의 도화선`으로 취급받는 게 억울하다. 신세를 진 국가와 기업이 일정 부분 부담을 덜어주는 배려도 필요하다. 기업형 임대주택인 `뉴스테이`가 중산층을 위한 복지로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

뉴스테이는 정부가 주택도시기금의 융자와 출자를 통해 재원을 지원하고, 기업이 임대주택을 건설하고 운영하는 방식이다. 임대료는 주변 시세보다 싸게 받아야 하며 인상률도 5%로 제한된다. 입주자 입장에서는 8년간 안정적으로 살 집을 마련할 수 있다. 2년마다 집주인의 터무니없는 전세금 인상 요구에 시달려온 것과는 주거 안정 측면에서 비교가 안 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부동산 정책은 돌변했다. 직전 정권의 핵심 정책은 대부분 다음 정권에서 자취를 감췄다. 하지만 뉴스테이만큼은 정권의 향배와 관계없이 지속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경제성장에 큰 기여를 하고도 한숨만 늘어나는 중산층을 위한 유일한 복지수단이기 때문이다.

[임상균 부동산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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