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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매경데스크 김선걸

[매경데스크] 마크롱, 富强한 국가를 외치는 리더

  • 김선걸 
  • 입력 : 2017.07.20 17:26:25   수정 :2017.07.20 17:2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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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마크롱 돌풍`을 처음 접했을 땐 가벼운 `유행` 정도라고 느꼈다. 계절이 지나면 곧 잊힐 만한.

만 39세의 정치 신예, 배우 뺨치는 외모, 소설 같은 인생 스토리…. 흥미 만점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금세 지구촌의 `셀럽(Celeb)`이 됐다.

그런데 며칠 전부터 그게 전부가 아니란 걸 깨닫는다. 마크롱 대통령이 내딛는 한 발 한 발에 무게감이 있다.
`철의 여인`이라 불렸던 영국의 마거릿 대처 전 총리를 떠올릴 정도다. 1970년대 영국의 별칭은 `유럽의 환자`였다. 강성 노조로 인해 근로손실일수가 프랑스·독일의 최대 60배에 달하며 국민총생산, 생산성, 무역이 모두 나락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1979년 대처 총리 취임 후 영국은 뼈를 깎는 개혁으로 유럽의 강호로 복귀했다. 반면 프랑스는 현재 청년실업률 25%를 넘나들며 `영국병`이 옮은 모습이다. 실제로 프랑스는 요즘 `유럽의 환자`라는 별칭을 넘겨받았다.

대처는 재임 11년간 거대한 탄광노조를 굴복시키는 등 조국의 재건을 위해서라면 절대 물러서지 않아 `TINA(There Is No Alternative·오로지 한길)`라고 불렸다. 마크롱이 대처와 오버랩되는 이유는 달콤한 말만 늘어놓는 `정치꾼(politician)`이 아닌 실제 국가를 위하는 `정치가(statesman)`의 면모 때문이다.

마크롱 정부는 지난주에 과감한 `부자 감세`를 발표했다. 주식 채권 등에 부과하던 보유세는 아예 없애고, 이른바 `부유세`로 불리며 배당소득에 과세하던 사회연대세(ISF)를 대폭 낮췄다. 동서고금을 불문하고 부자들의 세금을 깎아주는 정책은 정치인에겐 금기다. 국민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중산층 이하가 `배알이 꼴려 하기` 때문이다. `표가 뚝뚝 떨어질 것`이라는 염려에도 마크롱은 눈 깜짝 않는다.

욕은 마크롱이 먹지만 나중에 혜택은 국민들이 볼 것이다. 영국의 브렉시트로 현재 유럽의 금융 허브인 런던에서 일자리 10만개가 빠져나갈 전망인데 `부자 감세`로 고소득 금융직 절반만 가져와도 대박이다. 공공부문 `철밥통` 개혁을 강행하자 군 합참의장이 "나를 ×먹이진 못해"라며 공개 반발했다. 그러나 방만한 재정을 바로잡으면 후손들에겐 든든한 기둥이 될 것이다.

물론 경험과 정치 기반이 일천한 마크롱의 성공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 반발도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크롱은 국민들의 가슴을 뛰게 하고 있다. 기업들은 프랑스로 유입되고 있고, 국제통화기금(IMF)은 마크롱에게 찬사를 보내며 성장 전망을 높였다.

프랑스 국민이 60년 전통의 공화·사회당을 버리고 마크롱의 실용주의를 택한 것은 절박하면서도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필자는 믿는다. 좌우 이념이 중요한 게 아니다. 부국강병 아니면 패망이라는 간단한 진리가 중요하다.

우린 어떤가. 안타깝게도 최근 정부가 내놓은 100대 국정과제엔 기업을 뛰게 하고 국민을 부유하게 만드는 내용이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반면 최저임금 상승분은 세금으로 메우고, 재정을 투입해 공무원 17만명을 추가하는 등 국민 호주머니를 얇게 하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기업 활력과 재정 개혁으로 부국을 만들겠다는 대처나 마크롱과 대조적이다.

국민 혈세로 선심을 쓰면 결국 후손에게 빚을 떠넘기게 된다. 문 대통령이 19일 "최저임금 인상은 속도조절을 하겠다"고 브레이크를 걸고 나선 것은 당연하고도 적절한 말이다. 이를 계기로 국정과제도 다시 손볼 것을 권한다.

송복 연세대 명예교수의 저서 `류성룡, 나라를 다시 만들 때가 되었나이다`엔 율곡이 임진왜란 10년 전에 올린 상소가 나온다. "200년 역사의 조선이 지금 2년 먹을 양식이 없습니다. 국가 저축은 1년을 지탱하지 못합니다.
나라가 나라가 아닙니다." 저자는 `국부가 곧 군량`이라며 처절한 조선의 비극이 오래전부터 예고된 것이었음을 설명한다.

조선은 왜란과 호란에 식민지로까지 전락했지만 대한민국은 `한강의 기적`을 이루며 경제 대국으로 거듭났다. 그 부강의 길을 계속 갈 것인지, 곳간을 비우고 다시 나락으로 떨어질 것인지 기로에 섰다.

[김선걸 국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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