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

  • 구독신청
검색전체보기
 

오피니언매경데스크 김선걸

[매경데스크] 시리아의 눈물…그 비극의 시작

  • 김선걸
  • 입력 : 2017.03.30 17:26:32   수정 :2017.03.30 19:52:45
  • 프린트
  • 이메일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공유
216837 기사의 0번째 이미지
많은 독자들이 그 사진을 기억할 것이다. 1년여 전 터키 해안에서 파도에 밀려온 한 어린아이의 시신이 내외신에 일제히 보도됐다. 잠자듯 모래에 얼굴을 묻고 엎드린 채였다. 크루디란 이름의 이 세 살짜리 아이의 모습은 지구촌 전체를 울렸다.
지난해엔 무너진 건물더미에서 구조돼 피범벅에 먼지를 뒤집어쓰고 무표정하게 앉아 있던 다섯 살 소년 다크니시, 그리고 폭격당하는 현지의 참상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알리던 일곱 살 소녀 알라베드 얘기에 세계가 가슴 졸였다. 모두 시리아의 아이들이다. `시리아 안네의 일기`로도 불린 알라베드가 SNS에 띄우는 아침 인사는 `굿모닝. 여긴 알레포예요. 우린 아직 살아 있어요`였다.

지중해 연안 요충지에 위치해 한때 `동방의 진주`라고도 불린 시리아는 벌써 6년의 내전에 피로 물들었다. 시리아의 참상은 글쓰는 기자로서 한계를 느끼게 한다. 처참함이 글로 표현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다.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은 1971년 군사 쿠데타로 독재를 시작한 하페즈 알아사드에 이어 아들인 바샤르 알아사드 현 대통령이 2000년 정권을 이어받았다. 그리고 2011년 3월 작은 시위로 촉발된 내전이 이어지고 있다.

내전은 구도가 복잡해서 설명이 불가능할 정도다. 일단 알아사드 정권 지원 세력은 이란과 러시아다. 이란은 이슬람교 시아파의 맹주로 지원하고, 러시아는 동맹국이다.

반면 수니파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초기부터 수니파 반군을 지원했고, 알아사드 폭정에 반대했던 미국과 영국 등 서방도 반군을 지원했다. 그런데 반군에 수니파 극단주의 세력 이슬람국가(IS)와 알카에다가 대거 유입됐다. 서방은 의도와 달리 IS를 지원한 꼴이 되며 복잡해졌다. IS는 정부군과 반군 양측을 무차별 공격했고, 인근 쿠르드족이 반군에 가세하자 터키는 쿠르드족 견제를 위해 참전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까지 국지전에 참여한 상태다.

피해는 민간인 몫이다. 시리아인권관측소 집계에 따르면 6년간 사망자 32만명 중 민간인이 9만6000명, 이 가운데 어린이가 1만7400명이다.

도대체 유엔이나 국제사회는 왜 이 비극을 막지 않을까.

사실 미국과 유엔 등은 내전 종식을 위해 몇 번이나 노력했다. 한때 화학무기 사용 사실이 밝혀져 유엔군의 `정당한 개입` 명분까지 생겼지만 흐지부지됐다.

그들을 돕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결정적으론 `도와줄 대상`이 없다는 점이 꼽힌다. 역설적으로 시리아는 너무 많은 파벌로 갈라져 있어 누군가를 도와 평화를 이끌기 어려운 구조다.

시리아는 정부군, 쿠르드족, IS, 알카에다, 온건파 반군인 자유시리아군 등으로 갈려 있다. 이념, 종교, 인종에 따라 서로 뿌리 깊은 증오가 묻어 있다. 더구나 이 파벌은 모두 러시아, 이란, 사우디처럼 강력하고 탐욕스러운 외세에 조종당하고 있다. 실제 미국 등에선 `도대체 누가 좋은 편인가` 논란이 계속됐다. `참혹한 내전에서 누구를 지원해야 하나(Who should we support in Syria`s brutal civil war)`라는 서방 언론의 질문은 시리아 정세의 핵심이다.

국론이 갈기갈기 찢긴 나라의 귀결은 이런 것이다. 국민이 모래알처럼 흩어지면 강력한 우방이 도와줘도 절대 살아나지 못한다. 시리아는 이미 극단주의 종파와 제국주의 국가에 휘둘리는 신세다.

역내 요충지, 식민지배의 역사, 주변의 열강까지…. 시리아는 우리에겐 반면교사다. 우린 이미 한 차례 전쟁으로 남과 북이 갈라진 나라다. 그런데 이 반쪽마저 또 갈라놓겠다고 분열을 노래하는 세력이 있다.
오는 5월 대통령 선거는 고비다. 진보든 보수든 증오와 분열을 외치는 자는 패망의 세력으로 봐야 한다.

편을 가르고 분노를 키우는 행태. 그건 시리아 땅을 그들 스스로 피로 물들인 시작이었다. 우린 외신을 통해 본 비극적인 뉴스보다는 그 시작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김선걸 국제부장]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경데스크 김선걸 더보기

오피니언 목록

박재현의 경제노트 더보기

박재현의 경제노트 썸네일2018년 제2 강남은 어디

포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