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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매경데스크 김대영

[매경데스크] 1인 가구

  • 김대영 
  • 입력 : 2017.02.12 17:37:33   수정 :2017.02.12 23:3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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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원룸에서 혼자 사는 회사원 김준영 씨(32).

그는 매일 집 앞에 있는 편의점에 들른다. 출근길에 간단한 샌드위치와 커피로 아침을 때운다. 회사 야근이 없을 땐 퇴근길에 편의점에 들러 도시락을 사서 집에서 먹는다. 인터넷에서 쇼핑한 상품은 편의점에서 받는다.
상품수령지를 편의점으로 해놓았기 때문이다. 그에게 편의점은 식당이자 카페이고 심부름센터다. 주말에는 혼자 극장에 가거나 편의점에서 캔맥주를 사와서 마신다. 김씨처럼 혼자 사는 1인 가구 비중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2015년 국내 1인가구는 520만으로 전체 가구의 27%에 달했다. 불과 25년 사이에 5배가 늘어났다. 2인 가구까지 합치면 51%의 비중이다. 1인 가구 증가는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 복지제도가 발달한 북유럽의 스웨덴(47%)과 노르웨이(40%)는 이미 2010년에 40%가 넘었으며 일본도 31.4%로 높다.

왜 이렇게 1인 가구가 늘어날까. 저출산고령화의 진전과 결혼연령이 높아지고 이혼율이 올라갔기 때문이다.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한 3포세대가 나타나고 여성의 사회 진출 증가, 독거노인 증가, 비정규직 증가, 경기침체 등도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1인 가구가 늘면서 곳곳에서 신풍속도가 나타나고 있다. 혼자서 밥을 먹는 `혼밥`, 혼자 술을 마시는 `혼술`, 혼자서 영화나 공연을 즐기는 `혼공`이 유행한다. 나홀로 여행족이 급증하고 있다. 하나투어를 통해 지난해 상반기 한 장의 항공권만 예약한 여행자는 11만명으로 불과 1년 전에 비해 31%나 늘었다. 혼자서 영화나 연극 등 공연을 즐기는 관객도 눈에 띄게 늘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1인 관객 비중이 2010년 4.8%에서 2015년 13.5%로 늘었다고 밝혔다. 단독공연이 `단독으로 가서 보는 공연`의 줄임말이라는 말은 더 이상 농담이 아니다. 최대 공연예매사이트인 인터파크는 1인 1매 티켓 구매 건수가 전체 공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5년 11%에서 2016년 43%까지 늘었다고 밝혔다. 이처럼 1인가구의 증가가 소비시장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오면서 `솔로 이코노미(Solo Economy)`나 `싱글슈머(Single+Consumer)`라는 신조어가 탄생했다.

1인 가구의 증가는 유통업계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백화점이 정체 상태인 반면 편의점을 찾는 소비자는 계속 늘고 있다. 일본을 보면 이 같은 상황은 더욱 가속화할 듯하다. 일본 전체 백화점의 2016년 매출은 60조원 밑으로 떨어졌는데 이는 백화점 매출이 정점을 찍은 1991년(97조1300억원)에 비해 60%대로 쪼그라든 것이다. 그러나 편의점은 최고의 실적을 구가하고 있다. 2016년 일본 전역의 5만5000개 편의점은 106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제 일본의 편의점은 주민생활센터로 자리매김했다. 인감증명서나 주민등본 복사본 발행 등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며 노인을 위한 건강상담까지 해주는 곳도 있다. 지난해 `편의점 인간`이란 소설이 일본의 문학상을 수상할 정도로 편의점은 친숙한 공간이 되었다. 물론 편의점뿐 아니라 과거 4인 가족 중심이던 패밀리 레스토랑도 이제는 가족 고객이 아닌 혼자서 오는 1인 가구에 초점을 맞춘다. 한국도 머잖아 나홀로 가구가 모든 일상을 편의점과 함께 보내는 `편의점 천국`이 될 듯하다.

이처럼 `1인 가구 증가 쓰나미`는 우리 사회 곳곳에 변화의 파도를 몰고 왔다. 무엇보다 유럽이나 미국 등 선진국은 고소득 1인 가구가 많지만 한국은 2014년 기준으로 1인 가구의 45%가 저소득층으로 나타났다.
불규칙한 생활습관으로 영양 불균형 등 건강악화와 우울증이나 대인기피증과 같은 정신건강 문제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

소비행태가 바뀌면서 유통업계에, 주거형태 변화로 부동산업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건강보험이나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 분야나 교육시장을 넘어서 선거참여율 등 정치 분야로까지 영향이 확대되고 있다. 이는 한국 사회에 심각한 질문을 던진다.

"4인 가족 기준의 한국 사회의 정책과 시스템이 과연 적절한 걸까?"

"우리 사회는 급격한 인구구조 변화에 대비해 얼마나 준비하고 있나?"

[김대영 유통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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