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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매경포럼 장박원

[매경포럼] 혁신성장이 지름길이다

  • 장박원
  • 입력 : 2017.09.18 17:14:41   수정 :2017.09.18 19:2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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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가 말하는 `소득주도성장`은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것과 같다. 부와 소득의 양극화를 해소하며 성장을 이끌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돈 많은 대기업과 부자들에게 세금을 더 걷어 저소득층 복지를 늘리고 최저임금을 크게 올려 서민 지갑을 채워주면 소비가 늘고 총수요가 증가하면서 경제가 성장할 것이라는 논리 또는 기대감이 담겨 있다. 현재 실험 중이니 성과가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성장에 관한 한 확실한 방법이 있는데 돌아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
솔직히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둘 다 놓치는 꼴이 될까 걱정스럽기도 하다. 정부가 진정으로 성장을 원한다면 바로 질러 가는 길이 있다. 기업이 주도하는 혁신성장이 그것이다. 100년 이상의 성장을 이끄는 기업 혁신이 무엇인지 보여준 두 사례가 있다. 먼저 헨리 포드 이야기다. 기계 견습공이었던 포드는 자동차를 만들겠다는 결심을 하고 헛간에 작업장을 마련했다. 그는 거의 모든 주말과 밤 시간을 그곳에서 보냈다. 그런 그를 마을 사람들은 `미친 헨리`라고 불렀다. 1896년 6월 4일 새벽 2시, 포드는 헛간에서 마지막 망치질을 했다. 포드 자동차가 탄생한 순간이다. 하지만 포드의 혁신이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게 된 것은 자동차에 대한 근본적 문제 제기에서 나왔다. "부자만이 아닌 만인을 위한 자동차는 만들 수 없을까?" 자동차는 사치품이라는 게 상식이었던 시대에 이는 `미친 생각`이었다.

그러나 포드는 실행에 옮겼다. 1906년 겨울 그는 디트로이트 피켓 공장에 작은 연구실을 마련하고 몇 명의 동료와 대중을 위한 차 개발에 나섰다. 소재와 구동 방식, 무게 등 모든 것을 바꿔 2년 만에 선보인 신차가 최초의 대량 생산 자동차인 `모델T`다. 그는 움직이는 조립 라인을 도입하고 부품을 표준화해 대당 조립 시간을 12시간30분에서 5시간으로 줄였다. 당시로서는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다. 처음에는 대당 850달러에 판매했지만 지속적인 원가 절감으로 1925년에는 200달러대까지 떨어졌다. 모델T는 자동차 대중화 시대를 활짝 열면서 수많은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했고 경제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 미국 정부가 재정을 아무리 많이 투입해도 이 정도로 효과를 거두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또 다른 사례는 서비스 분야에서 이룬 혁신으로, 레이먼드 크록의 이야기다. 그는 지난 4월 개봉된 영화 `파운더`로 다시 주목받았다. 영화에서 묘사된 것처럼 그는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탐욕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그가 시도한 혁신을 과소평가할 수는 없다. 크록은 원래 밀크셰이크 믹서기 영업사원이었다. 그는 52세였던 1954년 로스앤젤레스에서 동쪽으로 55마일 떨어진 샌버너디노의 한 휴게소 식당에서 눈이 번쩍 뜨이는 장면을 목격했다. 일반 식당은 한 번에 5개의 밀크셰이크를 만들 수 있는 믹서기를 한두 개 구비하고 있는 데 비해 이 식당은 8대를 놓고 40개의 밀크셰이크를 동시에 만들었다. 햄버거와 프렌치프라이 등 메뉴는 9개뿐이었지만 주문한 지 1분 안에 나왔다. 햄버거 15센트, 프렌치프라이 10센트로 가격도 저렴해 많은 사람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크록은 이때 경험을 이렇게 회고했다. "그 식당을 보면서 나는 말년에 뉴턴이 된 느낌이었다. 그날 밤 모텔 방에서 낮에 본 것을 많이 생각했다. 나는 이미 전국 곳곳에 이 식당의 분점이 생기는 것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었다." 이 식당은 맥도널드였다. 창업은 맥도널드 형제가 했지만 지금의 맥도널드를 만든 주인공은 크록이다. 현재 맥도널드 매장은 미국에 1만4000여 개를 포함해 전 세계 3만7000개에 달한다. 크록의 혁신이 이룬 경제 성장과 일자리는 수치로 따지기 힘들다.

이렇듯 기업의 혁신은 산업 지형도를 바꾸고 경제 성장의 기폭제로 작용한다. 생산성과 수익성을 획기적으로 높여 고용과 소비 확대를 촉발한다는 점에서 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시발점이라고도 볼 수 있다.
다가올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노동력과 자본만으로는 성장이 어렵다. 자율주행차,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끊임없이 신기술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혁신은 기업가정신에서 나온다. 기업인을 대수롭지 않게 보고 각종 규제로 기업들을 옥죄는 환경에서 혁신 성장은 기대할 수 없다.

[장박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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