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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매경포럼 이진우

[매경포럼] 문재인노믹스의 성공조건

  • 이진우
  • 입력 : 2017.05.15 17:19:39   수정 :2017.05.15 19: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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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노력하는 총리의 태도만으로도 큰 위안이 되는 게 아닐까요."

`왜 일본인들은 아베노믹스에 열광하는가`라고 물었더니 얼마 전 한국을 방문한 일본 언론인은 이렇게 대답했다. 일리가 있다. 요즘 아베 신조 총리의 지지율은 60% 안팎이다. 일본인들은 아베를 좋아한다.
아베노믹스의 성공 배경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이젠 단순히 인기 덕분만은 아니다. 아베 총리가 `노력하는 태도` 이상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아베노믹스가 시작된 지 4년 만에 일본의 명목·실질 국내총생산(GDP)은 각각 47조엔, 27조엔 증가했다. 일본은행의 2017 회계연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6%다. 0%대인 일본의 잠재성장률을 훨씬 웃돈다. 더욱 중요한 건 일본의 기풍을 확 바꿨다는 사실이다. 지금의 일본은 `일자리가 넘치는 나라` `변화할 수 있는 나라` `성장하는 나라`로 나아가고 있다.

인고의 세월을 거쳐 경제를 되살린 것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취임 첫해인 2009년 실업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으로 8%대를 맴돌았다. 4년 뒤 재선을 노릴 때도 7%대 후반이었다. 하지만 그가 백악관을 떠나기 직전에는 4.7%로 뚝 떨어졌다. 완전고용 수준이었다.

임기 중에는 오바마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야당의 혹독한 견제를 받았고, 첫 흑인 대통령에 대한 주류사회의 비아냥도 만만치 않았다. 그럼에도 미국 국민의 일반 정서는 `똑똑한 대통령이 열심히 일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경제가 죽을 쑬 때도 그의 지지율은 줄곧 40%대 이상을 유지했다(퇴임 때는 무려 58%였다).

오바마노믹스와 아베노믹스는 닮은 게 많다.

우선 높은 지지율을 발판 삼아 실적이 나올 때까지 밀어붙였다는 점이 비슷하다. 오늘날 경제정책은 지지율과 시간의 함수다. 경제 규모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는 민주국가는 다 마찬가지다. 국민 설득과 지루한 입법 과정을 감안하면 높은 지지율과 충분한 시간이 필수적이다.

방법론적으로 오바마노믹스, 아베노믹스의 핵심은 적극적인 재정·금융정책이다. 정부와 중앙은행이 어마어마한 돈을 풀었다. 양극화 심화, 중산층 붕괴 등 비판이 쏟아졌지만 일관성을 유지했다. 시장에 확신이 깃들자 경기도 뜨기 시작했다.

사실 오바마, 아베 모두 경제정책을 모른다. 배운 적도 없고 해본 적도 없다(오바마는 예산을 다루는 상원의원을 지냈고, 아베는 고베제강 뉴욕지사에서 근무한 적이 있긴 하다). 그런데도 경제를 다시 일으키는 신통한 능력을 보였다. 비결이 뭐였을까.

지면의 한계 때문에 오바마와 아베의 예를 들었을 뿐이다. 아베노믹스, 오바마노믹스의 교훈은 일반화가 가능한 것들이다. `문재인노믹스`의 성공을 위해 찬찬히 곱씹어볼 만하다.

첫째, 국가지도자의 진정성이다. 대통령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믿음이 서면 높은 지지율로 이어져 경제정책을 뒷받침한다. 과거 한국 대통령들은 지지율 하락을 `역사에 대한 책임감`쯤으로 미화하곤 했다. `인기 없는 정책`은 5년 단임 대통령의 특권이기도 했다. 그러나 복잡다단한 경제 문제를 풀어가려면 이제는 지지율에 민감해져야 한다. 국민이 반대한다면 납득할 때까지 설명하는 수밖에 없다.

두 번째로 일관성이다. 정책 콘텐츠는 물론이고 정권의 태도 역시 일관돼야 한다. 초심을 잃고 오만한 모습을 보이거나, 편법을 썼다가는 진정성을 의심받게 된다. `싹수가 없다`며 돌아선 국민의 마음을 되돌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한국인의 성정이 특히 그렇다. 우리 현대사에서 몇 번이나 확인됐던 대로다.

마지막은 전문가의 역할이다.
처음 아이디어를 냈던 하마다 고이치 예일대 명예교수를 비롯해 아소 다로 재무상,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를 빼놓고 아베노믹스를 얘기할 수 없다. 오바마 시대 미국 경제를 일으킨 주역은 티머시 가이트너·제이컵 루 재무장관과 벤 버냉키·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었다. 국가지도자의 역할은 만기친람(萬機親覽)이 아니다. 결정하고 맡기는 것이다.

[이진우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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