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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매경데스크 박봉권

[매경데스크] 대한민국은 지금 혁명중인가

  • 박봉권 
  • 입력 : 2017.12.14 17:16:45   수정 :2017.12.14 17:3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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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적 성향의 보수 정권은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하는 시장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믿는다. 시장에 맡기면 될 일을 정부가 감 놔라 대추 놔라 식으로 간섭하면 비효율만 커지고 국가 전체 후생이 떨어진다고 본다. 때문에 공공서비스 등 정부가 꼭 해야 할 일로만 역할을 최소화한 작은 정부를 선호한다. 반면 시장을 신뢰하지 않는 진보는 큰 정부를 지향한다.
기득권 지대 추구와 반칙으로 불공정하게 기울어진 운동장이 시장실패를 가져오기 때문에 정부가 앞장서서 손을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후 들어선 진보 정권이 혁명을 하듯 속도전을 펼치며 최저임금 인상, 노동 양대 지침 폐기, 노동시간 단축 등 노조 편향 정책을 펼치는 한편 복지 확대를 밀어붙이는 것은 이 때문이다. 진보 시각에서 보면 지극히 당연하고 정상적인 정부 역할이다. 다만 과도한 반기업·친노조 쏠림이 극단으로 치닫는 것은 곤란하다. "기업 손봐주고 왔다"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발언은 기업에 공포 그 자체다. 대기업이 문제가 아니다. 최저임금·근로시간 단축으로 직격탄을 맞은 곳은 바로 인력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소상공인·자영업자다. 당장 보름 뒤에 일거에 16.4%나 오른 최저임금을 감당해야 하다. 이것도 벅찬데 근로시간 단축까지 밀어붙이니 죽을 맛이다. 근로시간을 줄이면 문을 닫아야 할 영세 기업이 한두 개가 아니라고 한다. `비정규직 제로`라는 이상적인 당위에 휘둘려 파리바게뜨에 가맹점 제빵기사 5309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라는 명령은 비현실적이다. 전 세계적으로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한 노동 유연성 강화가 화두인데 우리만 거꾸로 가고 있다. 기업들의 채용 의지가 꺾일 수밖에 없다. 이것도 모자라 공공기관 경영평가 시 노조·시민단체 대표를 참여시키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라고 한다. 그야말로 노조 세상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8개월을 맞았는데 지난 11월 청년실업률이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내년에도 고실업률이 잡히지 않는다면 문재인 정부 일자리 정책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포퓰리즘 쏠림 현상도 심각하다. 정부 압박에 통신업체, 카드사, 손보사는 통신료·가맹점 수수료·실손보험료를 인하했거나 해야 하는 상황이다. 제약사는 3800여 개 비급여 항목을 급여로 돌려 건강보험 보장성을 대폭 확대하는 문재인 케어 때문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과도한 보장 탓에 건보 재정에 구멍이 커지면 결국 약가 인하 압력을 받을 게 뻔하기 때문이다. 국민 혈세로 사기업 최저임금 보전해주고 아동수당·기초연금 인상 등 현금성 복지 확대는 물론 한번 뽑으면 정년이 보장되는 공무원 증원에도 나섰다. 들어갈 돈은 넘쳐나는데 재원 확보는 명확하지 않다. 나라 곳간이 거덜 나게 생겼다. 베네수엘라·브라질 모두 포퓰리즘 쏠림 현상으로 국가 경제가 파탄난 반면교사 케이스다.

청와대 쏠림 현상도 갈수록 심화되는 모양새다. 낚싯배 전복으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해 안타깝지만 대통령이 직접 위기관리센터까지 나와 대응을 지시하는 것은 과유불급이다. 장관은 보이지 않고 청와대에서 시시콜콜 모든 것을 다 챙기는 바람에 공무원 사회에 무력감도 팽배하다. 만기친람하듯 모든 걸 다 하려고 하면 안 된다. 대안 세력이 지리멸렬한 데다 높은 지지율에 자신만만해진 정부가 협치는커녕 야당 눈치를 보는 시늉조차 않는다. 청문회 때 야당이 반대한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게 문재인 대통령은 "야당 반대가 많은 장관이 오히려 더 잘하더라"고 했다. 야당은 안중에도 없는 오만한 발언으로 비칠 수 있다. 강정마을 구상권 취소는 도를 넘어선 법치·공권력 훼손이자 자기편 챙기기 이념 과잉이다. 진보 정권 등장 후 통상임금 판결이 노조에 유리한 쪽으로 여반장하듯 뒤집히는 등 가장 공평무사해야 할 재판에서마저 이념 편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수군거림이 들린다.
이게 우리가 바라는 정상적인 나라인지, 나라가 이상해지고 있는 건 아닌지 자문해 볼 일이다. 배가 심하게 기울면 복원력이 훼손돼 침몰한다. 우리 시대의 비극인 세월호도 급선회하다 물리적 복원력이 무너지면서 참사를 빚었다. 세상사 모든 것이 극단으로 치달으면 균형이 무너지고 사달이 나게 마련이다.

[박봉권 과학기술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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