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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매경데스크 박봉권

[매경데스크] 생큐! 트럼프…반면교사 돼줘서

  • 박봉권
  • 입력 : 2017.02.05 17:12:15   수정 :2017.02.05 19:4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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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착오적인 고립주의와 보호무역·반(反)세계화 몰이를 하고 있는 트럼프 리스크에 대한 걱정이 넘쳐났다. 백악관에 입성하면 달라지지 않겠냐며 애써 자위하는 모습도 보였지만 결국 사고(?)를 칠 것이라는 불안감이 더 컸다.

지난달 17~20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현장 분위기가 그랬다. 우려했던 대로 도널드 트럼프는 취임하자마자 전 세계를 상대로 대거리를 하고 있다.
연일 논란을 키우는 행정명령을 남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을 확 높여놨다. 세계에서 가장 힘이 센 미 대통령이 국경세 운운하며 미국 내 공장건설을 강압하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를 선언한 데 이어 중·일·독을 상대로 통화전쟁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노골적인 보호무역장벽 치기다. 설마 했던 멕시코 국경 장벽설치도 명령했다. 멕시코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취소하고 다른 나라 정상과 통화 때 막말은 물론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버리는 무례도 서슴지 않는다. 상대방을 동등한 주권국으로 대하지 않고 거만하게 얕잡아보는 패권적인 태도다.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겠다"며 겁박하고 완력으로 굴종을 강요하는 덩치 크고 심술궂은 골목대장 모습이다.

이라크 등 7개 무슬림 국가 비자 발급·입국 제한조치도 내놨다. 전 세계적으로 반(反)무슬림·반(反)미국적이라는 비난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지만 트럼프는 오히려 더 엇나가고 있다. 기질 탓이다.

포럼 참석자들은 트럼프의 됨됨이를 `신스킨(thin skinned)`이라는 단어로 표현했다. 자신과 다른 의견과 반대를 모욕으로 간주하고 과도하게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이다. 정당한 이유와 팩트에 귀를 닫는 위험하고 독단적인 리더십에 대한 걱정이 커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비생산적이고 불필요한 국론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고 논란만 키우는 트럼프 행보는 자유무역·이민자에 대한 피해의식이 큰 백인 노동자 콘크리트 지지층의 배설욕구를 충족시켜줄 수는 있다.

하지만 소탐대실이다. 이민장벽은 무슬림에 대한 전쟁선포에 다름 아니다. 외국인 혐오, 민족우월주의를 부추기며 대중독재를 강화하는 행태 자체가 무솔리니나 히틀러와 같은 파시스트와 한 부류로 엮일 수밖에 없다. 보호무역조치가 당장 일부 일자리를 지킬 수 있겠지만 글로벌 서플라이체인을 활용하는 세계화 최대 수혜자 미국의 자기 발등을 찍는 자충수다.

무역전쟁을 시작하면 보복은 필연적이다. 촘촘하게 엮여 있는 글로벌화된 세계에서 갈라파고스처럼 동떨어져 혼자 잘 먹고 잘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덜 떨어진 것이다. 고립주의 성향을 강화하면 할수록 글로벌 리더로서의 미 영향력은 쇠퇴한다. 힘의 논리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약육강식 리더십은 근육질 미국에 대한 반감과 불신만 키울 뿐이다. 당장의 자기만족과 인기에 연연하는 대중영합적이고 즉흥적인 트럼프 리더십 때문에 미국이 입은, 그리고 앞으로 입을 상처는 상당히 깊고 오래갈 것이다.

국내에서도 벚꽃 조기대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대중영합적인 정치인과 정책이 극성을 부릴 것이다. 벌써부터 금융포퓰리즘 법안이 쏟아지고 있다. 성별·직업·학력에 상관없이 대출이자를 동일하게 물리고 대출을 잘 갚으면 금융권이 갚은 이자 일부를 돌려줘야 한다는 반시장적이고 자본주의 근간을 흔드는 금융 법안이 잇따라 발의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금융선진화 차원에서 출범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을 저축은행처럼 운영하라는 황당무계한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나라 안팎으로 혼란스러운 심각한 위기상황이다.

위기는 위험한 기회가 되기도 한다. 그 어느 때보다도 리더를 잘 뽑아야 하는 이유다. 트럼프 카피캣과 같은 선동가와 포퓰리스트 쭉정이를 국민이 이성(理性)의 체로 잘 걸러내야 한다.
완장을 채워주면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고 편가르기를 일삼을 수 있는 리더십을 경계해야 한다. 상식이 지배하는 그리고 백척간두에 선 경제를 잘 이끌어갈 수 있는 미래지향적이고 대통합에 무게중심을 둔 리더에게 한 표를 행사해야 한다. 어쨌든 트럼프에게 고마워해야 할 것 같다. 반면교사의 모범사례가 돼줬기 때문이다.

[박봉권 금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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