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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매경데스크 박봉권

[매경데스크] 대선주자들 금융공약이 없다

  • 박봉권
  • 입력 : 2017.03.12 17:45:54   수정 :2017.03.12 20: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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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만나는 금융권 인사들마다 이구동성으로 규제과잉 걱정부터 꺼내든다. 켜켜이 쌓인 규제를 풀어줘도 시원찮을 판에 쓸데없이 선제적으로 이상한 규제만 양산하고 있다는 하소연이다. 세상이 바뀌었는데 감독당국은 금융을 규제산업으로만 보는 낡은 시각에 여전히 갇혀 있다는 불만이 차고 넘친다.

규제 탓에 이미 금융산업 후진성은 심각한 상태다.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우리나라 금융 경쟁력은 80위에 그친다. 미국, 일본은 말할 것도 없고 한 수 아래로 보는 인도, 중국, 우간다에도 밀린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IT와 금융을 결합한 핀테크 등 금융·IT 경계가 급속히 허물어지는 4차 산업혁명(4IR) 시대를 맞아 금융산업 판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단순 중개업자로서의 전통적인 금융 역할은 약화되는 반면 IT를 토대로 P2P(개인 간 거래) 대출 등 금융 수요자와 공급자를 직접 연결하는 신금융 서비스가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차주 신용도를 평가하는 시대다. 금융산업 미래인 핀테크 등 금융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규제 완화가 그만큼 시급한 셈이다.

그런데도 새로운 금융서비스나 상품이 나오면 규제부터 하려 든다. 이제 막 자리를 잡아가는 P2P 시장은 선대출 금지와 1인당 투자한도 제한 규제에 막혀 생존 위협을 느끼고 있다.

외국환거래법 시행령 개정으로 비트코인 소액해외송금업자들은 20억원의 자기자본을 가져야만 영업을 할 수 있다. 생긴 지 얼마 안 된 영세한 대다수 비트코인 업체들이 이런 거금을 마련하기란 쉽지 않다.

이달 중 인터넷전문은행이 영업에 들어가지만 반쪽 출범이 불가피하다. 산업자본의 4% 이상 의결권 지분소유를 금하는 은산분리 족쇄 때문이다. KT, 카카오가 확실한 대주주가 돼야 케이·카카오뱅크 투자 확대에 나설 수 있다. IT기업이 금융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도록 해야 하는데 `산업자본의 금융지배 방지`라는 덫에 걸려 손도 발도 모두 묶인 상태다. IT산업자본을 들여와 금융혁신을 이루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은산분리 완화를 거대한 흐름으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우리만은 예외다.

중국도 성장산업에 대해 규제완화를 우선시하고 있다. 최창규 명지대 교수는 "중국 알리바바도 전자상거래 빅데이터를 P2P금융에 적용하는데 국내 IT기업은 안 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꼬집는다. 중국 핀테크 투자규모는 전 세계 2~3위권을 다툰다. KPMG 인터내셔널이 집계한 지난해 100대 핀테크기업에 미국 24개, 영국 13개, 중국 8개가 이름을 올렸다. 국내기업은 단 하나도 없다. 한국금융의 현주소다.

금융당국은 소비자 피해 등 혹시 발생할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우는 규제편의주의적 발상이다.

효율적 규제를 위한 컨트롤타워도 없다. 금융위원회, 기획재정부, 미래창조과학부 등이 제각각 각종 핀테크 인허가 규제의 숲을 만들고 있다.

미·영 등 금융선진국은 안 되는것 외에 나머지는 다 풀어주는 네거티브 규제를 통해 글로벌 금융허브가 됐고 핀테크 발전을 선도하고 있다. 영국 총리 직속기구로 운영되는 `테크시티위원회`는 네거티브 규제 원칙을 적용해 공무원 간섭을 차단하고 불필요한 규제말뚝을 뽑아 핀테크산업 발전을 이뤘다. 포지티브시스템을 네거티브로 바꿔야 한다는 모범 답안은 이미 나와 있다.

규제를 최소화하려면 공무원 숫자를 확 줄이면 된다는 말이 있다. 공무원 수가 넘쳐나면 책상머리에서 생각해내는 게 규제밖에 없다는 지적을 귀담아들어야 한다.

금융위원회 해체를 골자로 하는 금융감독 관련법 개정안이 발의됐는데 금융감독원도 축소하라는 주문도 나온다. 규제 피로감이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다.


금융규제 완화는 국가경쟁력과 직결되는 사안이다. 그런데 어떤 대선주자도 규제 혁파와 핀테크 활성화를 위한 금융공약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런 식으로는 한국 금융의 미래는 없다.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동개혁만큼 시급한 게 금융개혁이다.

[박봉권 금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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