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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매경포럼 김명수

[매경데스크] 4차 산업혁명기 투자패러다임

  • 김명수 
  • 입력 : 2017.01.22 17:26:50   수정 :2017.01.22 23: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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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권 초기에 금융당국은 4대 개혁 대상 중 하나로 금융을 지목하고 핵심 과제로 금융권 보신주의 타파를 거론했다. 금융권이 기업의 젖줄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대출 손실에 따른 책임을 회피하려고 한다는 인식에서다. 특히 기술력 있는 혁신기업을 키우지 못하고 있다는 반성이 컸다. 그 금융권 중 은행이 주요 공격 대상이었고 당국은 은행을 향해 보신주의를 버리고 기술금융을 통해 혁신기업을 키우라고 강력히 주문했다.
그러나 담보를 잡고 대출하는 게 은행의 기본적인 업무다. 혁신기업은 주로 유형의 담보물이 없어 은행이 혁신기업을 키우는 게 쉽지 않다. 이 때문에 금융개혁의 타깃을 잘못 정했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은행의 보신주의를 탓하는 사이 우리 자본시장에는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사모펀드 시장 규모가 지난해 처음으로 공모펀드 시장을 앞질렀다. 공모펀드는 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곳에 투자하지만 사모펀드는 손실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는 투자처를 물색한다. 특히 기업 경영권 인수까지 노리는 사모투자펀드(PEF) 설정액은 지난해 60조원을 넘어섰다. 벤처캐피털은 지난해 신규 투자액만 2조원을 돌파했고 전체 벤처투자 재원은 16조원에 달한다.

그렇다고 사모펀드들이 주로 혁신기업에 투자한 것은 아니다. 기업 경영권에 관심 있는 도전적인 PEF들마저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나오는 알짜 매물 위주로 투자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사모펀드를 잘만 키우면 4차 산업혁명을 이끌 한국 혁신기업도 육성할 수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가 4차 산업혁명의 발원지인 이유는 바로 벤처캐피털이나 PEF가 혁신기업을 떠받쳐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버처럼 실리콘밸리에 기업 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기업을 칭하는 `유니콘`이 많은 것도 사모펀드가 활성화한 덕분이다. 상장 전에 될성부른 기업에 미리 투자해 기업 가치를 키워 수익을 내고 있다는 얘기다. 유니콘들은 굳이 상장을 원하지 않는다. 상장해서 주주들 손바뀜이 일어날 경우 자신들의 기술을 인정하는 주주들이 떠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상장할 경우 외부에 공개하지 말아야 할 기술이 공개될 상황도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국내 자본시장에서 큰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미래에셋금융그룹은 제조업과 힘을 합쳐 조단위 투자펀드를 조성 중이다. 벤처기업이 대주주인 키움증권도 혁신기업에 대규모로 투자 중이다. 한국금융지주도 벤처캐피털을 활용해 국내는 물론 중국까지 진출하고 있다.

PEF들도 국내 시장만 바라보지 않는다. 한국에 본부를 둔 PEF 중 최대 자금 규모를 자랑하는 MBK파트너스는 투자금 중 대부분을 외국에서 끌어모은다.

한국 자본시장 플레이어들은 이 기세를 몰아 중국 진출을 노려볼 만하다. 중국이나 아시아 혁신기업에 투자할 능력은 충분하다.사실 토종 PEF 육성도 국내 자본시장의 국제화를 위해 도입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우리는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외국 PEF에 우리 알짜기업들을 넘겨줘야 했다. 그 후 많은 웃돈을 주고 되사와야 했던 아픔이 있었다. 우리도 자본시장, 특히 PEF를 키워 외국에서 일시적 부실기업에 투자해 이익을 얻자는 취지였던 것. 이제 그 시기가 점차 다가오고 있다.

중국이나 아시아에서 투자한 기업을 현지에서 팔거나 상장시켜 투자금을 회수할 수도 있지만 국내에서 상장시킨다면 자본시장 육성 차원에서 고려해볼 만하다. 특히 이런 아시아의 혁신기업을 코스닥에 상장시킨다면 코스닥을 `아시아의 나스닥`으로 만들 수도 있다. 그만큼 국내 투자자들에게도 새로운 투자 기회가 열리는 셈이다.

이를 위해 코스닥의 지배구조도 변해야 한다.
아시아 대표기업들을 상장시키려면 중국이나 아시아 증권사들을 코스닥의 주주로 유치하는 것도 대안이다.

미국에서 중국으로 향하는 전 세계 부(富)의 이동을 감안하면 4차 산업혁명은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인 것은 분명하다. 지금은 2차 산업혁명 이후 유럽에서 미국으로 부가 이동하던 19세기 말 상황과 유사하다. 그래서 요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강력하게 견제하는 것도 이해할 만하다.

[김명수 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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