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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매경데스크 김명수

[매경데스크] 국가의 富는 어디서 나오는가

  • 김명수 
  • 입력 : 2017.04.09 17:22:02   수정 :2017.04.09 20: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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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의 시조이자 `국부론`의 저자 애덤 스미스의 최대 공적은 분업의 발견이다. 분업을 통해 생산성이 늘어나고 부(富)가 창출되는 것을 밝혀냈다. 분업이 일어나는 현장은 바로 기업이다. 기업이 없었다면 수많은 공정과 작업을 혼자서 처리해야 하고 각 독립 생산자끼리 협상해야 한다.
그만큼 시간이나 비용도 많이 들 수밖에 없다. 영국 경제학자인 로널드 코스가 1937년 `기업의 본질(The Nature of the Firm)`이란 책을 통해 제시한 거래비용도 같은 맥락이다. 코스는 경제활동에 따르는 거래비용을 줄이기 위해 기업이 탄생했다고 봤다. 분업이 이뤄지는 기업이란 플랫폼을 통해 생산성이 늘어나면서 국부도 증가한다. 결국 국부의 원천도 기업인 셈이다. 그런 점에서 기업은 인류 최고의 발명품이다. 증기기관차나 컴퓨터, 인터넷이 산업혁명을 이끈 주역이지만 기업과 비교하기엔 역부족이다.

그러나 우리 정치인들은 기업에 투자와 고용 창출을 요구하면서도 선거철만 되면 기업을 재물로 삼는다. 특히 경제민주화라는 헌법적 가치를 끌어다가 기업활동을 제한하는 공약을 내세운다. 일탈 행위를 한 일부 대주주 때문에 형성된 반기업정서를 확대 재생산하고 이를 활용해 표를 얻으려는 전략이다. 심지어 일부 대주주의 일탈을 기업의 일탈로 해석하고 한국의 모든 기업을 국민의 적으로 몰아세우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한국이 10년째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의 벽을 못 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매일경제는 2003년 비전코리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연구를 수행한 결과 매출(시장점유율)과 수익성 측면에서 업종별 `글로벌 톱10 기업` 숫자와 해당 국가의 소득이 비례한다는 사실을 찾아냈다. 당시 한국에서는 삼성전자 외에는 이 기준을 만족시키는 기업이 없었다. 2만달러 국가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최소한 7개를 만들자는 제안도 내놓았다.

여전히 3만달러 벽을 넘지 못하는 것은 바로 글로벌 톱10 기업을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조선업에서 글로벌 빅3 중 하나인 대우조선해양의 몰락을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2003년 매일경제는 또 다른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톱10 기업을 키우기 위해서는 우리 경제 내에 기업가정신과 경제적 자유가 충만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 밑바탕엔 신뢰라는 사회적 자본이 있어야 한다는 점도 제안했다. 바로 이런 요건들이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에 요즘 글로벌 톱10 기업들이 더 이상 나오지 않고 있고 오히려 기존 기업마저 퇴장하고 있다.

이 와중에 한 달 뒤 대선이 치러진다. 대선 후보들은 기업 현장이나 사업가들의 절규에 귀를 기울여 보라. 들어 보면 기업가정신이나 경제적 자유를 해치는 수많은 장벽들을 쉽게 찾아낼 수 있다.

기업 소유자들이 자식에게 사업을 물려주고 싶은 건 인간의 본능이다. 그러나 과다한 세금 때문에 경영 승계도 못하는 것은 물론 자식보다 더 소중한 기업을 더 키우지도 못한 채 팔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일부 대주주들은 편법 승계를 하다 국민의 반감만 키웠다. 국제 기준과 동떨어진 세제 탓이다. 이대로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반기업정서는 사라지지 못한다. 기업을 하고 싶어도 손가락질을 받고 재산권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이다. 거래비용마저도 건지지 못하는 경영환경에서 누가 창업에 나서려고 할 것인가.

우리 사회 내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기업 경영 투명성도 중요하다. 기업가는 어떤 위법에 대해서도 단호히 맞서면서 투자자나 임직원에게 믿음을 줘야한다. 기업가도 중세시대 기사처럼 기사도정신으로 무장해 `존경받는 국민기업`이란 인식을 확산시키는 게 필요하다.

존경받는 국민기업의 틀을 갖춘 글로벌 톱10 기업이 많아지면 국부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 주가에도 호재다. 코스피는 최근 1년 새 10% 이상 올랐다. 주가지수 급등의 주역은 바로 글로벌 반도체 강자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다.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 주가는 1년 새 67% 올랐고, 시총 2위인 하이닉스 주가는 두 배로 뛰었다.
주가 3000시대를 앞당겨 투자자들의 수익을 늘리는 촉매도 기업인 셈이다.

그러나 10년째 국민소득 3만달러 고지를 넘지 못한 것처럼 코스피도 10년 전 2000을 찍은 이후 여전히 2000대에 머물고 있다. 글로벌 톱10 수준의 한국형 국민기업이 부족한 탓이다. 이제부터 공약이 대선 후보들의 승부를 가른다면 국민들은 국부 창출의 주역인 기업과 관련된 공약을 가장 많이 주목할 것이다.

[김명수 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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