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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24시] '노인정치' 권하는 선거법과 국회법

  • 김효성 
  • 입력 : 2018.07.12 17:18:25   수정 :2018.07.12 17:5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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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충남선거관리위원회는 충남 청양군의회 선거를 재검표해서 애초 무효표로 처리했던 1표를 임상기 더불어민주당 후보 표로 인정했다. 이에 따라 임 후보와 무소속 김종관 후보의 득표수가 같아졌고 당락이 뒤바뀌었다. `최고 득표자가 2인 이상일 때는 연장자를 당선인으로 결정한다`는 공직선거법 제12장 규정 때문이다. 선거법의 이 규정이 과연 시대에 맞는 것인지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국회에도 선수와 연장자를 우대하는 원칙과 관행이 만연해 있다. 국회의장에 나서려면 최소한 4선 이상은 되어야 할 뿐 아니라 표결에 여러 사람이 나서 만약 동표를 얻은 후보 2명이 있다면 국회법 제112조에 따라 연장자가 당선된다.

초·재선 의원들은 기본적으로 상임위원장에 지원할 수도 없다. 상임위원장 자격 자체를 3선 이상 의원들에게만 주고 선수가 같더라도 나이가 많은 쪽에 좀 더 무게감이 실린다. 나이가 다소 적은 다선 의원들은 몸을 사린다. 법적으로, 관행적으로 국회는 연장자를 우선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이렇다 보니 젊고 참신한 정치인도 나오기 힘들다. 40대 초선 법사위원장, 50대 초반 재선 국회의장은 꿈도 꾸지 못한다.

2030 청년들을 대변한다는 정당의 청년위원장도 대부분 성공한 40대다. 초·재선 의원들은 국회 안에서도 다선·연장자 의원 사이에서 `사회생활`을 해야 당직도 맡을 수 있고 공천을 받기 쉬워진다. 독자 노선을 걷는 젊은 의원은 "인간 관계가 별로"라며 지탄 받는다.

공직선거법과 국회의 `연장자 우대 원칙`은 `정치인의 노령화`를 낳고 있다. 자유한국당 초선 의원들의 평균 나이를 계산해보니 57세가 넘었다. 사회 다른 분야에서는 은퇴할 나이의 사람들이 국회에서는 신인 취급을 받는 셈이다. 한국의 정치가 퇴행적인 원인을 굳이 멀리서 찾을 필요가 없어 보인다.


공직선거법과 국회법의 `연장자 우대 원칙`은 그 뿌리를 로마의 `원로원`에 두고 있다. 로마의 정치가였던 키케로는 "나이 많은 사람은 절제와 사려 깊음의 미덕을 가진 존재이기 때문에 그들에게 국정을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키케로의 이런 주장은 대부분의 지식은 경험으로 축적되고 한번 습득한 지식으로 평생 먹고살 수 있던 시대에나 통하던 논리였다. 지방 의회와 국회는 결코 로마의 원로원이 아니다.

[정치부 = 김효성 기자 hyo@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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