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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인사이트] 데이브 루이스 테스코 사장의 가격전쟁

  • 장박원 
  • 입력 : 2018.07.11 17:19:04   수정 :2018.07.11 17:4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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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을 대표하는 유통업체인 테스코와 카르푸가 손을 잡았다. 앞으로 3년간 공동구매 분야에서 협력한다는 것이다. 이는 공급업체들에 엄청난 부담을 주는 사건이다. 롯데마트와 이마트가 공동구매에 나서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해 보면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테스코나 카르푸도 어쩔 수 없었다. 온라인에 밀리고 있는 데다 `알디`와 `리들` 같은 가격 파괴 할인점의 시장 잠식이 생존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협상을 주도한 사람은 데이브 루이스 테스코 사장이었다. 그는 공동성명을 발표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번 제휴는 구매 능력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다. 고객은 더 나은 품질과 가치를 얻을 것이다." 공급업체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가격`이라는 말을 쓰지는 않았지만 제휴 목적이 가격 전쟁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이는 없다.

2014년 테스코는 창사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자산가치와 영업이익이 급락해 64억파운드 손실을 기록했다. 순이익을 2억5000만파운드나 부풀린 분식회계가 발각되며 신용이 땅에 떨어졌다. 바로 이때 루이스 사장이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그는 유니레버에서 27년 일했다. 유통 경험이 없었다. 하지만 업계에선 그를 적임자로 봤다. 턴어라운드(회생) 전문가로 그만 한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2007년 영국 유니레버에서 근무하며 제품을 1600개에서 400개로 줄이고 300개 자리를 없애며 비용을 40%나 절감했다. 2004년에는 `진정한 미(Real Beauty)`라는 구호를 내걸고 일반인을 `도브` 브랜드 모델로 쓰는 파격으로 매출을 끌어올렸다. 이런 모습 때문에 `과격한 데이브(Drastic Dave)`라는 별명을 얻었지만 실력을 인정받으며 유니레버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거론됐다.

테스코에서도 그의 과단성은 빛났다. 한국 홈플러스를 포함해 알짜 자산을 매각하고 50개 가까운 매장을 폐쇄했다. 그 결과 9분기 연속 성장하며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지난 4월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그는 "아직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격 전쟁이 더 치열해질 것을 염두에 둔 말이었다.


테스코 출근 첫날 그가 전 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 이런 문구가 있다. "시련의 시기가 기다리고 있지만 우린 강해질 것이다. 고객을 중심에 두고 모든 것을 용기 있게 결정하면 승산이 있다." 다소 무리해 보이는 카르푸와의 제휴도 이런 신념에서 나온 것으로 볼 수 있다.

[장박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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