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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24시] 정부 '카라반'이 진짜 가야 할 곳

  • 이유섭 
  • 입력 : 2018.07.09 17:12:57   수정 :2018.07.09 17: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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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엔 캠핑 트레일러를 대신하는 말로 주로 쓰이는 카라반(Caravan)은 원래 비즈니스 목적으로 사막을 가로질러 이 나라 저 나라 돌아다녔던 아랍 무역상을 가리키는 단어다. 사막에 가로막혀 있던 과거 중동 국가는 카라반을 통해서만 기독교를 비롯한 타 문명의 문물을 접할 수 있었다. 이슬람교 창시자인 마호메트가 카라반 출신이다.

이 카라반이 이명박정부 출범 직후인 2008년 우리나라 경제정책에 등장한다.
외교부 중심으로 아랍 10여 개 나라에서 문화·예술 공연과 요리축제를 열며 무역투자상담회를 함께 개최했다. 이러한 에너지·자원외교 차원의 `경제협력 카라반`은 이후 중남미로까지 확대된다. 그다음 박근혜정부 시절인 2016년 3월 카라반이 다시 등장한다. 당시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지시로 `수출 카라반`이 시작됐다. 수출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반월시화·구미·광주·오송 산업단지를 돌며 기업 애로사항을 듣고 해결해주는 `찾아가는 제로스톱`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취지였다.
현 정부 들어서는 기획재정부가 주축이 돼 작년 10월 현장기반형 일자리 대책을 만든다는 목표로 `일자리 카라반`을 가동해 국가산업단지 20곳을 돌았다. 외국인투자기업의 애로사항을 해소해주겠다며 증액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외국인투자 카라반`도 산업부에 있다. 그리고 지난주에도 기업 애로사항을 해소해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무려 10여 개의 관계부처 합동 `투자지원 카라반`이 만들어져, 6개 산단을 동시에 찾아 56개 개별기업에 대한 상담을 실시했다.

여러 가지 버전의 한국형 카라반을 보며 두 가지 의문이 든다. 첫째, 카라반이 등장해 전국 산단을 돌고 도는 동안 달라진 건 무엇일까. 그동안의 수출 호조는 카라반이 아니라 반도체 덕분이었고, 글로벌 경쟁력을 잃은 제조업과 시장 포화상태에 달한 자영업 일자리는 빠르게 사라지고 있지 않은가. 둘째, 기업과 시장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없다면 그 이유는 카라반이 부족해서인가, 아니면 기업과 시장 환경이 `사막` 그 자체일 정도로 척박하기 때문인가. 만약 사막이 문제라면 카라반이 제일 먼저 찾아가야 할 곳은 산단인가, 아니면 자신의 이익만을 사수하기 위해 사막화를 가속시키는 집단이 있는 곳인가.

[경제부 = 이유섭 기자 leeyusup@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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