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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W POINT] 꼬여가는 韓日관계…표류하는 '투트랙전략'

  • 정욱
  • 입력 : 2018.01.10 17:46:57   수정 :2018.01.10 21: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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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골대를 옮기고 있다."

지난 9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밝힌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 발표를 접한 일본의 반응이다. 한국이라면 뭐든 싫다며 헤이트스피치를 일삼는 극우만의 얘기가 아니다. 일반 국민이나 한국에 대해 우호적이었던 이른바 지한파도 조심스러운 평가를 내놓고 있다.
강 장관의 발표 요지는 `일본과 재협상하지 않고 일본 정부 출연금 10억엔은 정부 예산으로 조성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일본과의 관계를 고려했다는 점을 내세웠지만 이를 평가하는 목소리를 일본에서 듣기는 힘들다. 합의는 깨지 않지만 받아들일 수는 없다는 애매한 설명에 한국과는 대화가 어렵다는 분위기만 높아졌다. 전시 여성 인권 등의 본질을 말하는 사람은 줄고 한국을 못 믿겠다는 목소리만 커졌다.

10일 일본 언론들이 내놓은 평가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일본 정부가 출연한 10억엔을 돌려준다는 것은 사실상 파기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평가와 함께 한국과의 관계가 급속하게 냉각되는 게 불가피하다는 내용이 주요 매체의 지면을 채웠다. 남북한 대화로 인해 한·미·일 대북 압박 공조 약화가 염려된다는 기사들까지 더해지면서 차제에 한국과는 선을 긋고 살자는 얘기까지 들린다.

정부는 역사 문제와 한일 협력은 따로 진행한다는 `투트랙`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10일 신년기자회견 역시 이 같은 방향성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우리 정부의 희망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본과의 협력을 위한 기반은 점점 좁아지고 있다. 북핵 위기 상황에서는 일본도 맞장구를 쳤지만 지금은 일본 외상의 입을 통해 `한일 관계는 관리 불가능한 수준이 될 수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우리 측에서 성의를 보였으니 대화를 하자"고 말한다고 일본이 적극적으로 나올 리는 없다.

우리 정부는 일본 측이 알아서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추가 조치를 내놓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일본 내 여론이 날로 나빠지는 상황에서 일본 정부가 새로운 대응책을 내놓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투트랙 전략도, 일본의 추가적인 조치도 얻지 못하는 상황에서 피해자인 위안부 할머니들 사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위안부 합의 검증 태스크포스(TF)가 긍정 평가한 일본 정부의 책임 인정과 사죄 역시 양국 간 공방 속에서 의미가 퇴색됐다.


일본 정부가 출연한 10억엔은 성격이 모호해진 채로 통장 안에서 잠자게 될 공산이 크다. 10억엔 틀에서 이뤄진 보상은 모두 우리 정부 예산으로 충당하게 됐다.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으로 해결됐다`고 선언한 2015년 한일 합의가 국가 간 합의로 유효한 상황에서 일본 정부를 압박하기도 어려워졌다. 과연 우리는 뭘 얻었는지 궁금해진다.

[도쿄 = 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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