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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24시] 학폭해법이 학교 밖에 있는 시대

  • 나현준 
  • 입력 : 2018.01.10 17:16:32   수정 :2018.01.10 18:5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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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학생 학교폭력(학폭)과 성폭력 은폐 조작 사건에 대해 국민 여러분이 같이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진실과 정의가 이긴다는 걸 보여드리겠습니다."

매일경제가 지난 6일자에 보도한 `학폭에 짓밟힌 소녀, 착하게 살면 하늘도 감동? 다 거짓말이에요` 기사에 피해자 부모가 쓴 댓글이다.

피해 학생인 김수진 양(가명)은 초등학교 5~6학년 때인 2015~2016년 천안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우들에게 집단따돌림을 당했다.
하지만 학교 측이 보여준 행동은 상식 밖이었다. 교감은 수진 양 엉덩이 등을 만진 혐의를 받고 있고 담임교사 역시 자신이 교원단체 소속 회원임을 내세워 피해 학생 부모에게 "학교폭력이 아니다"고 다그쳤다. 이들은 학폭으로 결론이 내려진 뒤에도 피해 학생과 부모에게 제대로 된 사과도 하지 않았다. 기사가 나간 뒤 "우리 딸도 뚱뚱하다는 이유로 왕따를 당했는데, 담임이 모른 척했다" "더러워서 지난해 9월 학교를 그만두고 나왔다" 등 수많은 댓글들이 학교의 몰상식한 대응과 문제점을 꼬집었다. 일부 피해자가 오히려 학교를 그만둬야 하는 본말 전도의 실태마저 벌어지고 있다. 2011년 집단따돌림으로 자살한 `대구 중학생 자살사건` 피해 학생 어머니이자 현직 교사인 임지영 씨는 "학교폭력 발생 시 학교가 피해 학생 성격과 정신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사건을 몰아가고, 더 나아가 피해 학생 학부모를 교권을 침해하는 `진상` 민원인으로 취급하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학교 안에서 학폭이 근절되지 못하고 있는 만큼 `학교 밖`의 공권력을 강화해 학폭을 근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받는 이유다.

대구 중학생 자살사건 이후 학교전담경찰관(SPO) 제도가 생겼지만 전국에 걸쳐 SPO는 1075명에 불과하다. 경찰 1명이 학교 11곳을 맡고 있는 비현실적인 상황이다. 사회 요구에 맞는 권한이 뒤따르지 않는다는 점도 한계다.
무관용 원칙에 입각해 경찰이 학폭 사건 발생 시 바로 학교 당국에 개입하고 일부 지역에선 가해자 부모에게 벌금을 부과하기도 하는 미국과 대조적이다. 우리도 나날이 늘어나는 제2의 수진이가 희망을 가지고 살 수 있도록 SPO 인력을 늘리고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 "학교에서 일어나는 심각한 사건들은 경찰서에서 해결하게 했으면 좋겠다"는 댓글은 경찰에 거는 기대라기보다 학교에 대한 불신에 가깝다. 이제 학폭 해법은 학교 밖에 있다.

[사회부 = 나현준 기자 rhj7779@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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