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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24시] 원희룡 제주지사와 고르디우스의 매듭

  • 신찬옥
  • 입력 : 2018.01.09 17:38:54   수정 :2018.01.09 19:5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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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제주도지사가 깊은 고민에 빠졌다. `국내 1호 영리병원`이 될 예정이었던 제주 녹지병원 허가 때문이다. 2015년 말 사업계획서 승인을 받은 녹지병원은 공사를 마치고 지난해 9월 허가 신청서를 접수했다. 3차에 걸쳐 열린 제주도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가 종합의견을 냈고 최종결정권자인 제주도지사 `허가`만 남겨두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공이 청와대와 보건복지부로 넘어갔다. 원 지사가 지난 1일 제주도인터넷신문기자협회와 신년대담을 하면서 "제주 녹지병원 허가 여부를 관리감독 부처인 보건복지부, 청와대와 상의하겠다"며 한 발을 뺐기 때문이다. 반대 목소리를 높이던 제주영리병원 저지 운동본부와 무상의료운동본부 등 시민단체는 9일 서울 광화문 정부청사 앞에서 `의료민영화를 중단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 공약을 이행하라`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제주헬스케어타운 내 입주민들이 "녹지한국투자개발회사가 콘도를 주택으로 속여 분양했다"며 관계자들을 검찰에 고발하고 나섰다. 제주도민은 도민대로 찬반이 갈려 "허가하라"는 외침과 "불허하라"는 주장으로 시끌시끌하다. 개원을 앞두고 채용까지 마친 이 병원 직원의 80%(134명 중 84명)는 제주도민이다.

시민단체는 "중국 자본 100%로 운영되는 외국 영리병원이라는 말과 달리 미래의료재단 등 국내 의료법인과 국내 의료인이 운영한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제주특별자치도법 조례 위반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제주도는 "미래의료재단은 양해각서(MOU)를 맺고 컨설팅을 해준 것뿐이고 시민단체가 주장하는 `우회출자`로 의심할 증거가 전혀 없다"고 반박한다. 복지부 관계자도 "1호 영리병원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사업계획서 승인 당시 심의를 더 꼼꼼하게 진행한 것으로 안다"며 절차상 불허 이유는 없을 것으로 봤다.

녹지병원은 중국 뤼디(綠地)그룹이 총 778억원을 투자했다.
서류나 절차상 문제가 없는데 개원을 불허하면 제주도가 감당하기 힘든 행정소송이나 손해배상에 휘말릴 수도 있다. 누구도 풀 수 없는 `고르디우스의 매듭`처럼 상황이 꼬이고 있는데 단칼에 끊어낼 배짱은커녕 칼자루를 쥐겠다는 사람도 없다. 원 지사는 차라리 누군가 대신 결정해주기를 바랄지 모른다. 그러나 올 지방선거는 6월 13일, 많아도 너무 많이 남았다.

[과학기술부 = 신찬옥 okcha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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