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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손현덕 칼럼

[손현덕 칼럼] 文대통령의 平昌夢

  • 손현덕
  • 입력 : 2017.10.31 17:16:05   수정 :2017.10.31 17:3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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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꼭 100일 남았다. 내년 2월 9일은 강원도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날. 1988년 그 뜨거운 여름을 보낸 지 30년 만에 열리는 빅 이벤트다. 이 대회를 치르는 문재인 대통령의 가슴엔 평창의 꿈이 부풀어 오르는 듯하다.

지난 주말 문 대통령은 창원에서 열린 제16차 한상대회에 참여했던 재외동포 대표단 16명을 청와대로 초청했다.
개막식 때 축하 영상만 보낸 게 아쉬워 한국을 떠나기 전에 다시 한번 뵙고자 한 것이라며 미안함을 표시했다. 한상 대표단은 청와대 본관에 들어가자마자 평창올림픽 동영상을 시청했다. 브리핑도 받았다. 대통령과의 면담에서도 핵심 의제는 평창이었다. 성공적인 평창올림픽을 만들겠다는 게 대통령의 다짐이었고, 이를 물심양면 도와주겠다는 것이 한상의 화답이었다. 한상대회를 주관하는 곳이 재외동포재단인데 신임 한우성 이사장은 대회 이틀 전에야 발령이 났다. 2일에서야 비로소 임명장을 받는다. 업무 파악이 제대로 안 된 한 이사장이 대회 기간 중 전달한 메시지는 평창이었다. 개회사에서도, 폐회사에서도, 각종 소규모 행사 때 인사말에서도. 한 번도 빠짐이 없었다. 한 이사장은 평창을 말할 때면 습관처럼 코끝에 낮게 걸친 안경을 벗었다.

문 대통령이 품고 있는 평창의 꿈. 생각만 해도 가슴 벅찬 광경일 것이다.

3만5000명 관중이 자리를 꽉 메운 대관령 메인 스타디움에 북한 선수단이 입장하는 꿈. 남북 공동응원단이 이들을 뜨겁게 환영하는 꿈. 개막식이 끝나면 남과 북이 서로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리는 꿈. 이 장면이 전파를 타고 지구촌 전 세계 시민들에게 전해지는 꿈. 북한이 핵 개발을 하고 미사일을 쏘더라도 평화의 싹을 틔우는 한반도가 된다는 꿈. 그리하여 남과 북으로 분단된 대한민국이 하나가 되는 초석을 다지는 꿈. 한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몸속 미세한 실핏줄까지 떨려올 광경일 것이다.

2020년 하계올림픽이 열리는 일본에서는 아베 신조 총리가, 2022년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중국에서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개막식 귀빈석에 문 대통령과 나란히 앉아 악수를 나누고, 입장하는 각국 선수들에게 박수를 치는 꿈. 2014년 직전 동계올림픽 개최지인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까지 자리를 같이해 한반도를 둘러싼 국가의 지도자들이 동북아시아의 평화 메시지를 내보내는 꿈. 113년 전 이날은 일본이 인천 앞바다에 있던 두 척의 러시아군함을 격침시키면서 러일전쟁을 촉발시킨 날. 아베와 푸틴이 과거사를 뒤로하고 미래를 여는 걸 지켜보는 꿈.

아시아 대륙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 평창은 평화로울 `평(平)`에 번창할 `창(昌)`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도시다. 북쪽으로 100㎞만 달리면 남북 대치의 상징인 휴전선과 만나는 곳, 평창은 올림픽정신에 딱 들어맞는 장소다.

평창은 고품격의 문화올림픽, 최첨단의 ICT올림픽, 친환경의 그린올림픽을 통해 발전된 대한민국의 역량을 세계에 한껏 뽐낼 수 있는 무대다. 문 대통령은 이런 평창올림픽을 만들기 위해 공을 많이 들였다. 첨단로봇이 성화를 봉송하고, 다양한 자율주행차를 선보이고, 세계 최초로 구축된 5G 이동통신 서비스를 개시하고, K팝 한류의 진면목을 펼칠 것이다.

40일 전 미국 뉴욕을 방문해 평창올림픽 홍보대사란 명함으로 평창의 꿈을 세계에 알렸다. 각국 정상들과의 면담 일정도 평창올림픽에 초점을 맞췄다. 세네갈을 택한 건 아프리카 국가로선 처음으로 1984년 사라예보 동계올림픽에 참여했기 때문이고, 영국은 엘리자베스 2세의 딸인 앤 공주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자격으로 평창에 오기 때문이었다.
동계 스포츠 강국 체코와 정상회담도 그런 차원이었다. 회담장에는 의도적으로 평창올림픽 마스코트 인형이 배치돼 있었다.

대통령 임기 5년 중 가장 큰 국제행사가 평창올림픽이다. 문 대통령에게 이처럼 좋은 기회는 다시 찾아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스포츠를 사랑하는 세계인이 모이고 각국 정상들이 우의와 화합을 나누는 자리. 여기서 한반도의 평화를 다지고 대한민국의 번영을 다짐하는 꿈. 그 꿈이 어찌 대통령만의 꿈이겠는가.

[손현덕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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