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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형 칼럼] 금리 인상과 부동산

  • 김세형 
  • 입력 : 2018.10.10 00:06:01   수정 :2018.10.10 17:4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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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는 낮출 때는 경제원리로 하지만 올릴 때는 정치 문제가 되는 것 같다. 이낙연 총리,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나서 한국은행 독립이고 뭐고 금리를 올리라고 압박하는 것을 보면 그렇다. 부동산 문제 때문이다. 수도권 아파트가격 안정에 이 정권의 안위가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8차례 정책을 내고도 헛발질을 했으니 그럴 만도 하다. 부동산 불안정의 결정적인 원인도 김수현-김현미 콤비가 민간임대사업자 제도를 잘못 도입해 120만가구가량 매물을 잠근 패착 때문이었으나 정책을 폐기하지도 물러나지도 않는다. 뉴욕, 런던, 베이징의 부동산은 18~20% 하락하는데 실물경제가 가장 나쁜 한국만 뜨겁다. 금리를 무엇으로 결정하는가. 한은의 역할은 1)물가안정 2)금융안정으로 돼 있다. 소비자물가 2% 상승이 금리 인상의 신호다. 그런데 현재 소비자물가는 유가, 식료품가격을 제외하면 1.0%밖에 안 된다.

금융안정은 무엇인가. 한미 간 금리 역전 폭이 올해 말 1%포인트 차이 나는데 이로 인한 외자유출 우려다. 과거 한국에서 3차례 외자탈출 행렬이 있었는데 1997년 환란, 2008년 국제금융위기, 그리고 2015~2016년 중국 경착륙 우려 시점이었다. 금리역전=외자이탈이 성립한 시기는 딱 한 번(2016년)이었다. 그러므로 한미 금리 역전에 따른 금리 인상은 절박하지 않다.

미국 연준은 금리 결정요소로 물가+고용을 본다. 한은도 물가안정의 각론 속에 고용, 설비투자 같은 실물경제 현장을 참조한다. 9월 고용이 실제 수만 명 감소로 발표되면 문재인 대통령부터 곤란할 것이다. 설비투자는 올 3월 이후 6개월 연속 마이너스 상황이다. 한마디로 한국 경제는 침몰 쪽으로 가고 있다.

이 같은 심각한 상황에서 부동산만 잡으려 한은을 협박에 가깝게 당·정·청이 몰아붙이는 것은 경제이론을 모르는 무식한 처사라는 지적을 받기 딱 좋다. 그럴까. 앨런 그린스펀은 금융정책의 신(神)으로 추앙받았으나 금리 인상을 늦춰 2008년 금융위기 대재앙을 부른 장본인으로 추락하고 말았다. 부동산과 금리의 조합을 잘못해 전 세계를 대공황 입구로 몰고 갔던 것이다. 미 연준 근무 경험이 있는 김진일 고려대 교수는 한은이 금리 인상을 결심할 때 1)가계부채 2)해외자금 이탈 두 가지가 체크포인트라고 말한다. 가계부채 문제. 여기에 뒤틀린 한국 금융의 키(key)가 숨어 있다.

한국 가계부채 규모는 1500조원을 넘어 국내총생산(GDP) 대비 95.2%이다. 일본 57%, 미국 78%, 중국 49% 등보다 엄청 높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5%가 넘으면 위험군이라고 지적한다. 금융위기 이후 다른 나라는 낮췄는데 한국은 58%이던 것이 엄청 올랐다. 그럼 1500조원의 가계부채 가운데 부동산 관련 부채가 얼마나 될까. 금융감독원에 확인하니 은행 791조원, 2금융권 546조원 등을 합쳐 무려 1400조원의 자금이 부동산 쪽에 지원됐다.

가계부채가 급증하고 부동산에 93%나 쏠릴 때까지 정부와 한은은 뭘 했는가. 금융통화위원회는 2016년 6월 금리를 인하했는데 반대로 올렸어야 했다. 현재도 부동산 대출이 계속 늘어나는 이유는 뭔가. 금리 인상 이전에 싼 자금을 빌려 투기를 가속화하자는 것 아닌가. 이런 질주는 멈춰야 한다. 이번에 0.25%포인트 금리를 올린다 해도 미국처럼 여러 차례는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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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투자하지 않는 기업들이 0.25%포인트에 좌우되지 않고, 부동산 투기시장에서 볼 때 0.25%포인트 인상은 1억원 빌리는 데 연간 25만원 이자가 늘 뿐이므로 별것 아니다.

핵심은 통화당국이 이제 방향 설정을 새로 했다는 결단을 알리는 효과다. 이는 심리적으로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한은의 역할을 재해석해 보자. 정부가 억누르는 전기료 등 공공요금을 제외한 `비관리 물가` 상승률은 2%를 넘어섰다. 금융대출은 부동산에 심하게 쏠려 불안정하다. 경제성장률은 잠재성장의 범위 내다.
이렇게 보면 한은의 금리 조정 3대 변수인 물가, 금융, 경제안정의 관점에서 금리 인상은 가능으로 부활한다. 방향이 시급한데 10월이니, 11월이니 끗발 다툼은 옹졸하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외부 의견을 의식해 필요한데도 금리 인상을 하지 않는 일은 없을 것"이라 했다. 발언 자체는 용기 있다.

[김세형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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